"일반 역사인식 아닌 교인들과 종교적 인식
DJ·盧 전 대통령 관련 칼럼 유족에 송구"
문 후보자는 이날 정부서울청사 창성동 별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저에게 쏟아지는 많은 의혹에 대해 해명하지 않는다면 더 큰 오해와 불신이 생길 것 같아 몇 말씀 드리려 한다”며 말문을 열었다. 문 후보자는 “일본 식민지배와 남북 분단은 하나님의 뜻”이라는 내용의 2011년 교회 강연에 대해 해명했다. 그는 “일반 역사인식이 아닌 교인들과 나눈 역사의 종교적 인식이었다”며 “우리 민족에게는 시련과 함께 늘 기회가 있었다는 취지에서 한 강연”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식민지배와 분단이라는 시련을 통해 우리 민족이 더 강해졌고 그 시련을 통해 우리는 해방을 맞았으며 공산주의를 극복했다”며 “통일도 이뤄질 것이라 믿기에 이 분단의 상황도 아프지만 견딜 수밖에 없다는 취지의 말”이라고 했다.
지난 4월 서울대 강의에서 “우리 힘으로 위안부 할머니들을 감쌀 수 있어 일본으로부터 사과를 받지 않아도 된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도 사과했다. 문 후보자는 “진실한 사과가 전제되지 않고 금전적 배상에 치우친 것 같은 당시의 협상에 대해 지적한 것”이라며 “그러나 본의와 다르게 상처받으신 분들께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민족성을 비하하는 발언도 해명했다. 문 후보자는 과거 교회 강연에서 “조선민족은 게으르다”고 발언한 데 대해 “제 이야기가 아니라 1894년 영국 왕립지리학회 회원인 비숍 여사의 기행문 ‘조선과 그 이웃나라들’에 나온 이야기”라고 설명했다. 이어 “당시 조선의 위정자들과 양반들의 행태를 지적한 것으로, 나라가 잘되기 위해서는 위정자들이 똑바로 해야 한다는 취지로 발언한 것”이라고 했다.
중앙일보 논설위원 시절 두 전직 대통령에 대해 쓴 칼럼도 언급했다. 문 후보자는 “모두 언론인 시절 언론인으로서 지적한 것”이라며 “유족들과 국민들께 불편한 감정을 갖게 해드렸다면 송구스럽다”고 유감을 표명했다. 문 후보자는 신문 칼럼을 통해 2009년 5월 노무현 대통령 서거 후 ‘국민장’의 적절성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고, 김대중 대통령 서거 직전에는 ‘비자금’과 ‘재산 해외 도피 의혹’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다.
한편 문 후보자가 중견 언론인 모임인 관훈클럽 신영연구기금 이사장으로 있을 당시 이사회에서 선정하는 고려대 석좌교수직에 자신이 직접 지원해 1년간 교수직을 역임한 것과, 서울대 초빙교수 급여를 자신이 부회장을 맡은 서울대 총동창회의 예산에서 받기로 한 것도 논란이 되고 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는 이에 대한 해명이나 언급은 없었다. 문 후보자 측은 “규정이나 절차를 어기지 않아 전혀 문제가 없는 사안”이라며 구체적인 내용은 청문회에서 밝히겠다는 뜻을 나타냈다.
고재연 기자 y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