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브라질 월드컵 초반 분위기를 후끈하게 끌어올린 '무적함대 격파'의 신호탄이던 네덜란드 공격수 로빈 판페르시(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동점골은 기록을 측정한 이래 가장 먼 거리에서 나온 헤딩골로 기록됐다.

미국 스포츠 전문 매체인 ESPN은 14일(한국시간) 브라질 사우바도르의 아레나 폰테 노바에서 열린 네덜란드와 스페인의 경기를 분석하며 이렇게 소개했다.

이날 판페르시는 0-1로 뒤진 전반 44분 달레이 블린트(아약스)가 하프라인 근처에서 길게 빼준 공을 향해 페널티지역 초입에서 몸을 날려 그림 같은 헤딩골로 스페인 골망을 뒤흔들었다.

ESPN에 따르면 판페르시의 이 골은 스페인 골대로부터 17.5야드(약 16m) 떨어진 곳에서 나왔다.

ESPN은 "이는 월드컵에서 거리를 기록하기 시작한 1970년 대회 이래 가장 먼 곳에서 나온 헤딩골"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판페르시는 네덜란드 역사상 처음으로 세 번의 월드컵에서 각각 골을 기록한 선수로도 이름을 올렸다.

판페르시의 이 골은 5-1 대역전극의 신호탄이기도 했다.

판페르시가 전반 44분과 후반 27분 각각 골을 터뜨렸고, 아리언 로번(바이에른 뮌헨)이 후반 8분과 후반 35분 득점했다.

스테판 더프레이(페예노르트)의 후반 19분 추가골까지 더해 네덜란드는 지난 대회 우승국인 스페인을 상대로 축포처럼 골 폭죽을 터뜨렸다.

ESPN에 따르면 월드컵에서 한 팀의 두 선수가 나란히 2개 이상의 골을 기록한 것도 오랜만에 나온 기록이다.

1998년 프랑스 월드컵에서 브라질의 세자르 삼파이오와 호나우두가 칠레와의 16강전에서 나란히 두 골씩 기록한 이후 16년 만에 판페르시와 로번이 '멀티 골 콤비'로 이름을 올렸다.

네덜란드의 맹공에 당황한 스페인은 이날 후반에만 14개의 턴오버를 쏟아내며 4골을 허용했다.

ESPN은 자체 분석하는 '파워 지표(SPI·Soccer Power Index)'의 예측 결과 이날 경기 전까지 78.6%에 달하던 스페인의 16강 진출 확률이 34.3%로 곤두박질했다고 전했다.

반면 네덜란드의 16강 진출 확률은 경기 전 44.2%에서 경기 후 90.6%로 치솟았다.

(서울연합뉴스) 고동욱 기자 sncwoo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