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내전에 따른 국제유가 급등으로 항공주와 정유주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국제유가의 상승세는 2~3개월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손재현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13일 "이번 이라크 내전은 수니파와 시아파의 갈등으로 확산돼 중동 주변국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통상 중동 이벤트 발생시 국제유가는 2~3개월 오르며 가격 저항을 받아왔다"고 말했다.

이라크의 수니파 무장세력인 ISIL(이라크·레반트 이슬람 국가)은 이라크 제2도시 모술에 이어 바그다드로 가는 길목에 있는 티그리트까지 장악하면서 중앙정부 관할 지역의 30%를 차지했다.

석유수출국기구(OPEC) 내에서 사우디아라비아에 이어 2위 원유 생산량을 기록하고 있는 이라크의 정정 불안에 전날 국제원유시장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은 2%, 브렌트유 선물은 2.8% 급등했다. WTI는 지난해 9월 이후 처음으로 배럴당 105달러를 돌파했다.

손 연구원은 "이라크 뿐 아니라 주변국까지 이슬람 종파간 갈등이 다시 확산된다면 유가 상승은 불가피할 것"이라며 "이라크 원유 수출 중단이라는 극단으로 치달으면 국제유가가 120달러까지 오를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고, 다음 가격저항선은 110달러 수준이 될 것"이라고 판단했다.

국제유가의 상승세는 유류비용 증가로 항공주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된다. 하이투자증권은 연간 유가 1% 하락시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의 유류비가 각각 220억원과 100억원 감소할 것이라고 추정하고 있다. 2013년 WTI 평균가격은 109달러 수준이었다.

국제유가가 상승하면 정유사들의 경우 재고차익의 증가로 이익이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또 가격상승 우려로 시장의 재고도 빠르게 소진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라크 내전 사태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주가는 이날 각각 1.58%와 0.62% 하락했다. 반면 정유주인 SK이노베이션(3.48%) S-Oil(1.62%) GS(0.35%) 등은 올랐다.

한경닷컴 한민수 기자 hm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