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커창, 원자바오 닮아가나
중국이 성장률을 끌어올리기 위해 미니 경기부양책을 잇달아 내놓고 있다. 리커창 총리(사진)의 경제정책이 대규모 경기부양책에 의존했던 원자바오 전 총리의 그것과 비슷해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무원은 12일 리커창 총리 주재로 상무회의를 열어 창장경제벨트 지역에서 철도 도로 항만 등 건설프로젝트를 적극 추진하기로 했다. 또 이들 지역의 수처리설비업체와 소규모 전력업체의 부가가치세를 낮춰 연간 240억위안을 절감하도록 했다.

창장경제벨트는 동부연안의 상하이에서 중부 후베이성, 서부의 쓰촨·윈난성까지 창장유역에 있는 11개 성과 직할시를 경제적으로 통합하는 계획으로, 중국 정부가 지난 4월 기본 계획을 발표했다. 국무원은 이 경제벨트가 중국 국토의 5분의 1, 인구 6억명을 포괄하는 지역이어서 이들 지역의 재정 투자 확대가 성장률을 끌어올리는 데도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신화통신은 최근 “부양책이 경제개혁을 늦추는 것은 아니다”는 내용의 장문의 기사를 냈다.

전문가들은 신화통신이 경기부양에 대한 명분을 제시했다며 정부 부양책이 앞으로도 빈번하게 나올 것이라고 예측했다. 장쥔 푸단대 중국경제연구센터 주임은 “경제가 둔화 추세에서 벗어나지 못하면 정부가 더 큰 규모의 부양책을 내놓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며 “리 총리와 원 전 총리 간 정책 기조의 경계가 모호해졌다”고 비판했다.

베이징=김태완 특파원 tw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