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기 경제팀 이끌 두 얼굴 > 최경환 전 새누리당 원내대표(왼쪽)와 청와대 경제수석에 발탁된 안종범 새누리당 정책위 부의장이 지난 7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대화하며 웃고 있다. 한경DB
< 2기 경제팀 이끌 두 얼굴 > 최경환 전 새누리당 원내대표(왼쪽)와 청와대 경제수석에 발탁된 안종범 새누리당 정책위 부의장이 지난 7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대화하며 웃고 있다. 한경DB
박근혜 대통령이 ‘2기 경제팀’을 이끌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청와대 경제수석에 모두 정치인을 선택했다. 경제팀 조율사 역할을 하는 청와대 경제수석에 안종범 새누리당 의원을 12일 임명한 데 이어 최경환 새누리당 의원을 새 부총리로 내정할 예정이다. 경제팀 ‘투톱’을 모두 정치인으로 채우는 데 대해 정부는 물론 시장에서도 이 같은 ‘실험’이 성공할지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10년 이상 호흡 맞춘 콤비

최 의원과 신임 안 경제수석은 10년 이상 호흡을 맞춰온 사이다. 두 사람은 2002년 대선 당시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 특보로 처음 만난 이후 최 의원은 정치인으로, 안 수석은 대학(성균관대) 교수로 활동 공간은 달랐지만, 정치적 견해와 정책 판단을 공유해왔다. 2007년 대선 경선에 이어 2012년 대선 때도 박근혜 후보 캠프에서 ‘정책브레인’으로 일했다.

새누리당 친박계 인사는 “팀워크 측면에서는 역대 경제팀 가운데 최상일 것”이라고 했다. 다른 경제통 의원은 “둘은 박 대통령의 국정철학에 누구보다 정통한 데다 강점도 달라 서로 부족한 부분을 채울 수 있을 파트너”라고 말했다. 지난 대선 때 최 의원은 박근혜 후보 비서실장을 맡아 조직을 총괄하는 역할을 했다면, 안 수석은 공약을 만들어내는 핵심 참모였다. 안 의원의 경제수석 발탁도 최 의원의 강력한 천거에 따른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2기 경제팀 내 역학관계가 1기팀과는 확연하게 달라질 것이란 얘기가 나온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최 의원은 박 대통령의 최측근 실세인데다 국정철학을 공유하면서 추진력과 정무적 판단력, 당과의 소통능력 등을 골고루 갖추고 있다는 점에서 힘있는 부총리가 될 것”이라며 “최 의원이 부총리로서 정책을 휘어잡아 치고 나가면 뒤에서 안 수석이 받쳐주는 식으로 갈 것”이라고 말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앞으로 정책의 무게중심을 청와대 참모진보다는 부총리 등 내각에 확실히 두겠다는 의지도 반영된 것”이라고 했다.
[청와대 참모진 개편] 경제팀 '정치인 투톱'…최경환 치고 나가면 안종범이 밀어준다
○정부의 정책 주도력 높아질 듯

부총리를 중심으로 한 경제팀의 정책 장악력도 높아질 것으로 관측된다. 당·정·청 관계에서도 정부가 오히려 주도권을 쥘 수 있다는 얘기다. 정부 관계자는 “무엇보다 경제팀의 정무감각이 없다는 말은 더이상 나오지 않을 것 같다”며 “정책의 주도권을 쥐고 있는 국회와의 협조를 원만하게 이끌어내 정책의 집행 측면에서 힘이 강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1기 경제팀이 부족하다고 평가됐던 ‘시장과의 소통’도 개선될 것이란 전망도 있다. 여권 관계자는 “정치인 출신이다 보니 정책을 펴는 과정에서 국민의 눈높이가 어떤지를 먼저 판단하려 할 것”이라며 “지난해 세제개편 과정에서처럼 여론과 어긋난 정책을 내놔 논란을 빚은 일들이 줄어들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일각에선 정책 수립 과정에서 정무적 감각을 과도하게 개입시키게 되면 정책 방향이 지나치게 포퓰리즘(대중인기 영합주의)으로 흐를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정책 방향도 클릭조정 불가피

정책 방향도 1기 경제팀과는 상당히 달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무엇보다 그동안 정부와 여당 간에 이견이 컸던 정책의 경우 당쪽이 주장했던 방향으로 조정될 가능성이 높다. 부동산 정책과 세법 개정안, 기초연금법 등이 대표적이다.

여권 관계자는 “안 수석이 여당 정책위를 주도해 정부와 대립각을 세워온 만큼 경제팀 멤버가 됐다고 해서 방향을 바꾸지는 않을 것 같다”고 했다. 예컨대 부동산 대책의 경우 2기 경제팀은 여당 주장대로 세부담 추가 완화 대책 중심으로 방향을 틀 가능성이 높다. 이는 재정 부담을 내세워 신중한 입장인 1기 경제팀과 다른 것이다.

정종태 기자 jtch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