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수 한화자산운용 AI시장본부 자원운용팀장
이주수 한화자산운용 AI시장본부 자원운용팀장
"1997년 신입사원 시절 대우(현 대우인터내셔널) 해외자원개발팀에 입사해 리비아 NC174광구 개발에 석유공학 엔지니어로 참가했었어요. 그때 리비아 광구 시추에 성공하면서 에너지 산업의 매력을 깨닫게 됐죠."

'한화 에너지인프라 MLP 특별자산펀드'는 미국 증권거래소에 상장된 에너지 관련 인프라 사업에 투자하는 펀드다.

구체적으로는 가스나 원유 등의 에너지 '파이프라인(수송관)' 사업에 투자한다. 최근 미국의 '셰일에너지 혁명'으로 각광받고 있는 분야다.

이 펀드는 지난 1월20일 설정 이후 약 5개월만에 수익률 17%를 기록했다. 설정액은 230억원을 기록 중이다.

◆ 국내 최초 공모 유전펀드, 탄소펀드 운용

한화운용에서 직접 펀드 운용을 맡고 있다. 펀드를 운용하는 이주수 한화자산운용 자원운용팀장은 국내에 몇 안되는 에너지·자원개발 투자 전문가다.

이 팀장은 서울대학교 자원공학과를 졸업하고 대우에서 해외자원개발을 담당하다 삼일회계법인, 한국투자신탁운용, 맥쿼리삼천리자산운용 등을 거쳐 지난해 7월 한화운용에 합류했다.

한국 최초의 공모 유전펀드인 베트남 유전펀드를 운용한 바 있으며, 한국 최초로 탄소 저감 관련 사업에 투자하는 탄소펀드 등도 담당했었다.

한화운용으로 자리를 옮긴 뒤 그는 자원운용팀을 새로 꾸리고 에너지·자원개발 상품 개발에 나섰다.

마스터합자조합(MLP) 펀드는 원유, 가스 관련 인프라에 민간투자를 장려하기 위해 미국 정부가 1981년 도입한 MLP에 투자하는 펀드를 말한다. 간단하게는 에너지 관련 인프라 회사라고 보면 된다.

이 회사들이 최근 주목받고 있는 것은 바로 미국의 셰일에너지 때문.

MLP에 포함된 상당수 회사들은 미국 내 가스와 원유를 수송하는 파이프라인과 저장시설 등을 운영하고 있다. 보통 에너지 가격과는 무관한 고정계약을 체결해 수익을 낸다. 파이프라인을 통해 운반되는 가스나 원유 수송량이 많아질수록 더 많은 돈을 벌어들일 수 있는 구조다.

그런데 최근 미국의 셰일 혁명으로 가스와 원유 수송량이 늘어나면서 MLP 회사들이 셰일 에너지 붐의 최대 수혜자로 떠올랐다. 셰일 에너지 생산량이 늘어나면서 덩달아 수송량도 늘어나게 되고 신규 시설에 대한 수요도 급증한 것이다.

미국의 원유 생산량은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돼, 셰일 에너지의 생산량 증가 및 수출 확대 등에 따라 MLP의 높은 성장세이 기대되고 있다.

이 팀장은 "최근 오바마 정부가 발전소 온실가스 30% 감축안을 발표한 것이나 내년부터 미국 멕시코만에서 액화천연가스(LNG) 수출이 시작되는 것 등이 모두 미국 가스시장에는 호재"라고 말했다.

◆ MLP 배당수익률 높아…주가 하락 리스크는 고려해야

미국에 상장된 MLP 종목들의 시가총액을 합치면 600조원에 달할 정도로 큰 시장이다. MLP 회사들은 미국 에너지 인프라 시장의 절대 강자다. 쉐브론, 셸 등 대형 에너지회사들도 MLP 회사를 계열사로 갖고 있다.

MLP 종목 120여개 중 미드스트림(수송·저장) 에너지인프라에 투자하는 MLP는 약 60개. 한화운용은 이 중에서 대형 우량주 중심으로 20개 종목을 펀드 포트폴리오로 편입하고 있다.

그는 "MLP 회사가 보유한 파이프라인 등이 지역적·산업적으로 분산돼 안정적인 종목 위주로 투자한다"고 밝혔다.

MLP는 배당주의 성격도 갖고 있다. MLP 회사들은 수익의 90% 이상을 배당하면 미국에서 법인세를 내지 않기 때문에 배당성향이 높다. 평균 연 5~6%대의 배당수익이 기대되고 있다.

올 들어 MLP 주가는 미국에서 셰일에너지 생산량이 늘어난 것과 함께 에너지 수요가 촉발되면서 상승세를 탔다. 미국 스탠다드앤푸어스(S&P)지수를 웃도는 성과를 기록했다.

이 팀장은 "MLP 회사들은 실적이 안정돼 있고 배당성향도 높아 다른 주식보다 변동성이 적고 증시 하락시에도 회복력이 빠른 특징이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증시에 상장된 주식인만큼, 미국 증시의 등락에는 영향을 받는다.

그는 "MLP 펀드도 시장 리스크는 있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적립식으로 투자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한경닷컴 김다운 기자 k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