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사태로 러시아 유럽 가스관 부설 사업 중단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우크라이나 사태로 러시아의 유럽 가스관 부설 사업이 난관에 부닥쳤다.
불가리아의 플레만 오레샤르스키 총리는 불가리아를 방문한 미국 상원의원들과 만나고 나서 러시아의 가스관 사업인 ’사우스 스트림‘(South Stream) 공사의 중단을 명령했다고 현지언론이 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 프로젝트는 러시아 국영 기업인 가스프롬이 흑해 해저에 가스관을 놓고, 러시아에서 뽑은 천연가스를 불가리아와 세르비아-크로아티아-헝가리-슬로베니아-오스트리아 등에 공급하는 사업이다. 사우스 스트림 사업은 올해 초 불가리아와 세르비아에서 각각 착공해 이미 공사가 진행 중이다.
오레샤르스키 총리는 이 사업이 EU 권고와 제반 규정을 충족하고, 계약 조건을 명확히 한 다음에야 공사를 재개하겠다고 불가리아를 방문한 존 메케인 등 미국상원 의원 3명에게 설명했다고 전했다. 가스 공급원을 다변화하려는 불가리아의 정책과 함께 정치 경제적 상황, 국방 문제 등을 충분히 설명했다고 덧붙였다.
중국을 방문 중인 불가리아의 드라고미르 스토이네프 경제 에너지 장관은 이 소식을 듣고 “가스관 사업은 이미 돌이킬 수 없는 상황”이라며 “이번 논란은 순전히 법 규정에 국한한 것이며, 이를 풀고자 EU 전문가들이 이번 주말 소피아에 올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EU 집행위원회는 사우스 스트림 사업자 선정을 위한 입찰 과정에 문제가 있었다며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미국도 EU 등의 제재 대상에 오른 러시아 기업 ‘스트로이트란스가스’가주도하는 컨소시엄에 공사를 맡긴 불가리아 정부를 줄곧 비난하며 공사 중단 압력을 가했다.
러시아는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블라디미르 치조프 EU 주재 러시아 대사는 이날 EU의 조치가 러시아에 대해 경제 제재로 점차 옮아가는 의미라고 비난했다고 이타르타스 통신이 보도했다. 그는 “스트로이트란스가스는 미국의 대러 제재 명단에는 포함됐지만 EU의 제재 명단에는 포함되지 않았다”며 “이번 상황은 EU가 미국에 종속되지 않는 독자적 결정을 취할 수 있는지 판가름하는 시험대”라고 꼬집었다.
치조프는 이어 EU 집행위의 사우스 스트림 사업 저지 시도가 우크라이나 사태와 관련한 것으로 에너지 문제를 정치와 연관시킨 전형적 사례라고 지적했다. 그는 “귄터 외팅어 EU 에너지 담당 집행위원이 최근 독일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사우스 스트림 사업과 우크라이나 상황을 연계시킨 바 있다”면서 “EU의 조치는 에너지 문제의 명백한 정치화”라고 비판했다.
한편 알렉산드르 부치치 세르비아 총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자국 구간 사우스 스트림 공사는 계획대로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리아노보스티 통신 등에 따르면 부치치 총리는 불가리아의 사우스 스트림 공사 중단으로 세르비아 구간 공사도 연기됐다는 자국 조라나 미하일로비치 부총리의 발언을 반박하며 이같이 설명했다.
2018년 완공을 목표로 한 사우스 스트림 가스관 공사는 2007년에 제안돼 그간 경유 구간과 시공업체 선정 등을 거쳐 올해 초 시작됐다. 이 사업은 EU가 러시아에 의존하는 가스 공급처를 터키와 아제르바이잔 등으로 다변화하려는 ‘나부코’ 가스관 건설 사업을 추진한 데 대한 러시아의 대응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강영연 기자 yykang@hankyung.com
불가리아의 플레만 오레샤르스키 총리는 불가리아를 방문한 미국 상원의원들과 만나고 나서 러시아의 가스관 사업인 ’사우스 스트림‘(South Stream) 공사의 중단을 명령했다고 현지언론이 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 프로젝트는 러시아 국영 기업인 가스프롬이 흑해 해저에 가스관을 놓고, 러시아에서 뽑은 천연가스를 불가리아와 세르비아-크로아티아-헝가리-슬로베니아-오스트리아 등에 공급하는 사업이다. 사우스 스트림 사업은 올해 초 불가리아와 세르비아에서 각각 착공해 이미 공사가 진행 중이다.
오레샤르스키 총리는 이 사업이 EU 권고와 제반 규정을 충족하고, 계약 조건을 명확히 한 다음에야 공사를 재개하겠다고 불가리아를 방문한 존 메케인 등 미국상원 의원 3명에게 설명했다고 전했다. 가스 공급원을 다변화하려는 불가리아의 정책과 함께 정치 경제적 상황, 국방 문제 등을 충분히 설명했다고 덧붙였다.
중국을 방문 중인 불가리아의 드라고미르 스토이네프 경제 에너지 장관은 이 소식을 듣고 “가스관 사업은 이미 돌이킬 수 없는 상황”이라며 “이번 논란은 순전히 법 규정에 국한한 것이며, 이를 풀고자 EU 전문가들이 이번 주말 소피아에 올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EU 집행위원회는 사우스 스트림 사업자 선정을 위한 입찰 과정에 문제가 있었다며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미국도 EU 등의 제재 대상에 오른 러시아 기업 ‘스트로이트란스가스’가주도하는 컨소시엄에 공사를 맡긴 불가리아 정부를 줄곧 비난하며 공사 중단 압력을 가했다.
러시아는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블라디미르 치조프 EU 주재 러시아 대사는 이날 EU의 조치가 러시아에 대해 경제 제재로 점차 옮아가는 의미라고 비난했다고 이타르타스 통신이 보도했다. 그는 “스트로이트란스가스는 미국의 대러 제재 명단에는 포함됐지만 EU의 제재 명단에는 포함되지 않았다”며 “이번 상황은 EU가 미국에 종속되지 않는 독자적 결정을 취할 수 있는지 판가름하는 시험대”라고 꼬집었다.
치조프는 이어 EU 집행위의 사우스 스트림 사업 저지 시도가 우크라이나 사태와 관련한 것으로 에너지 문제를 정치와 연관시킨 전형적 사례라고 지적했다. 그는 “귄터 외팅어 EU 에너지 담당 집행위원이 최근 독일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사우스 스트림 사업과 우크라이나 상황을 연계시킨 바 있다”면서 “EU의 조치는 에너지 문제의 명백한 정치화”라고 비판했다.
한편 알렉산드르 부치치 세르비아 총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자국 구간 사우스 스트림 공사는 계획대로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리아노보스티 통신 등에 따르면 부치치 총리는 불가리아의 사우스 스트림 공사 중단으로 세르비아 구간 공사도 연기됐다는 자국 조라나 미하일로비치 부총리의 발언을 반박하며 이같이 설명했다.
2018년 완공을 목표로 한 사우스 스트림 가스관 공사는 2007년에 제안돼 그간 경유 구간과 시공업체 선정 등을 거쳐 올해 초 시작됐다. 이 사업은 EU가 러시아에 의존하는 가스 공급처를 터키와 아제르바이잔 등으로 다변화하려는 ‘나부코’ 가스관 건설 사업을 추진한 데 대한 러시아의 대응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강영연 기자 yy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