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도동계 출신 친박 주류-비주류 한판승부
재선 김영우 全大출마 선언…이인제는 10일
김 의원은 8일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역사가 요구하는 소명을 다하고자 새누리당 대표 출마를 선언한다”며 “기득권을 철저하게 버리는 정당이 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이어 “당권에서 권력 권(權)자를 빼고 공천권을 국민에게 돌려주겠다”며 ‘오픈 프라이머리(완전개방형 국민경선)제’를 도입하겠다는 공약을 내놨다.
김 의원은 친박(친박근혜계) 지도부의 당·청 간 불통 문제를 지적하면서 당 운영의 차별화를 수차례 강조했다. 그는 “대통령에게 국민의 목소리를 올바르게 전달하는 밝은 눈과 큰 귀가 되겠다”며 “국정 운영 책임을 공유하고 국정 동반자로서 할 말은 하는 집권 여당을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정당정치의 복원을 위해 여야 대표가 정기적으로 만나 대화할 수 있는 가칭 ‘공존정치 회의체’도 신설하겠다고 했다.
재선인 김영우 의원도 이날 전당대회 출마를 선언했으며, 친박 주류의 지원을 받는 서청원 의원과 이인제 의원(6선)도 10일 출마를 공식 선언할 예정이다. 10일 서 의원 주최로 열리는 ‘새누리당 변화와 혁신의 길’ 세미나는 전대 출마를 위한 출정식 성격이 짙다. 이미 당권 도전을 선언한 6선의 이인제 의원도 같은 날 ‘새누리당 대혁신 비전 선포식’을 주제로 세미나를 열고 출마 포부를 밝힐 예정이다.
대구·경북(TK)의 김태환 의원, 부산·경남(PK)의 김태호 의원, 여성 몫의 김을동·김희정 의원, 초선 김상민 의원과 홍문종 전 사무총장 등도 전대 출마가 거론되고 있다.
당권 레이스는 서 의원과 김 의원이 2파전 양상을 띨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두 사람은 김영삼 전 대통령(YS)의 상도동계 출신이라는 점에서 정치적 뿌리가 같다. 김영삼 정부에서 요직을 두루 거친 뒤 2007년 대선을 앞두고 당시 이명박 후보를 지지한 YS와 달리 두 사람 모두 박근혜 후보를 지지하면서 정치적 명운을 같이했다.
박 대통령 당선에 ‘일등 공신’으로 꼽히지만 서 의원은 ‘친박 좌장’으로, 김 의원은 복박(復朴·돌아온 친박)으로 각각 분류되면서 경쟁관계로 변했다. 김 의원은 이명박(MB) 정부 시절 박 대통령의 뜻과 달리 한나라당 원내대표 경선에 나선 데 이어 세종시 이전 재검토를 주장하면서 ‘박심’에서 멀어졌다.
친박계 주류는 “박근혜 정부 2년차를 맞이해 국정을 힘있게 끌고 가려면 대권 후보가 아닌 오랜 정치 경륜이 있는 원로가 중심을 잡아야 한다”며 서 의원을 지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를 의식한 듯 김 의원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친박, 비박으로 분류해 가지치기를 하는 것을 이해할 수 없다”며 “한 번도 나를 비박이라고 생각해본 적이 없다”고 했다.
이번 전당대회는 전체 20만명 안팎의 유권자를 대상으로 1인 2표를 행사하는 방식에 따라 최다 득표자를 대표 최고위원으로, 나머지 4명을 최고위원으로 선출한다. 70%를 반영하는 현장 투표에는 책임당원이 15만명가량으로 가장 많이 참여한다. 추첨에 의한 일반 당원 3만명, 전당대회 대의원 1만명, 인터넷을 통한 40세 이하 청년선거인단 모집 1만명 등도 투표한다. 나머지 30%는 일반 여론조사를 실시해 이를 합산한다.
손성태/은정진 기자 mrhan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