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깨 부상에서 회복한 후 3연승을 거둔 왼손 투수 류현진(27·로스앤젤레스 다저스)이 '투수들의 무덤'에서도 호투를 이어가며 시즌 7승째를 거둘 자격을 갖췄다.

류현진은 7일(한국시간) 미국 콜로라도주 덴버의 쿠어스필드에서 열린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 콜로라도 로키스와 원정 3연전 첫 경기에 시즌 11번째 선발 등판, 6이닝을 2실점으로 막았다.

홈런 하나를 포함한 안타 8개와 볼넷 두 개를 내줬고 삼진 두 개를 잡으며 콜로라도 타선에 맞섰다.

류현진은 다저스가 6-2로 앞선 7회초 수비 때 브랜던 리그와 교체됐다.

다저스가 끝까지 리드를 지키면 류현진은 올 시즌 7승(2패)째를 올린다.

또 류현진이 승수를 추가하면 원정경기에서는 5승 무패를 기록하게 된다.

류현진의 시즌 평균자책점은 3.09에서 3.08로 약간 떨어졌다.

이날 류현진의 투구수는 100개였고, 이 가운데 스트라이크는 62개였다.

류현진은 이날 메이저리그 데뷔전을 치르는 신인 우완투수 에디 버틀러와 선발 대결을 벌였다.

발을 디딘 곳이 메이저리그의 대표적인 타자 친화적인 구장임을 고려한 듯 류현진은 구속보다는 제구를 낮게 가져가는 데 주력했다.

이날 류현진의 최고 구속은 93마일(시속 150㎞)이 찍혔다.

다저스가 1회초 톱 타자 디 고든의 3루타에 이은 핸리 라미레스의 유격수 앞 땅볼로 선취점을 내 류현진은 리드를 안고 마운드에 올랐다.

선두타자 찰리 블랙먼에게 유격수 쪽 내야안타를 허용한 류현진은 D.J. 르마이유를 2루수 앞 땅볼로 유도해 병살 처리하며 진루를 막았다.

이어 트로이 툴로위츠키에게 좌전안타를 맞았지만 저스틴 모노를 중견수 뜬공으로 잡아 공 12개로 1회를 마쳤다.

최근 두 경기 연속 1득점에 그치며 패배를 자초한 다저스 타선은 2회 2사 후 드루 부테라의 2루타로 추가 득점하며 류현진에게 힘을 불어넣었다.

류현진은 2회말 공 30개를 던지며 다소 고전했다.

2사 후 마이클 맥켄리에게 이날 처음 볼넷을 내주고 찰리 컬버슨에게 좌전안타를 맞아 주자 1,2루 상황을 맞았다.

하지만 투수 버틀러를 유격수 땅볼로 요리하고 실점없이 이닝을 끝냈다.

3회에도 2사 후 툴로위츠키의 빗맞은 타구가 중견수 앞에 떨어지는 안타가 돼 주자를 내보냈지만 모노를 1루수 땅볼로 잡아냈다.

4회에도 류현진의 위기관리 능력이 빛났다.

첫 타자 드루 스텁스에게 우측 펜스를 원바운드로 맞히는 2루타, 코리 디커슨에게 스트레이트 볼넷을 허용해 무사 1,2루에 처했다.

하지만 맥켄리와 컬버슨를 외야 뜬 공, 버틀러를 2루 땅볼로 각각 돌려세우고 무실점 행진을 이어갔다.

류현진은 타석에서도 활약했다.

2회 첫 타석에서 투수 앞 땅볼로 물러난 류현진은 다저스가 2-0으로 불안하게 앞서가던 5회 선두타자로 나와 우익수 키를 넘기는 2루타로 직접 기회를 열었다.

류현진의 올 시즌 세 번째 안타이며, 2루타는 시즌 처음이자 메이저리그 통산 4개째다.

슬라이딩까지 하며 2루에 안착한 류현진은 고든이 좌중간을 가르는 3루타를 쳐 편안히 득점에 성공했다.

시즌 자신의 세 번째 득점이다.

이후 고든도 라미레스의 좌전안타 때 홈을 밟아 다저스는 4-0으로 달아났다.

류현진은 5회 첫 타자 블랙먼에게 1볼-2스트라이크에서 슬라이더를 던져 이날 첫 탈삼진을 기록했다.

이어 후속 타자들도 범타로 잡아 처음 삼자범퇴 처리하고는 승리투수 요건을 갖춘 채 가볍게 더그아웃으로 발길을 옮겼다.

류현진은 6회초 공격에서도 추가득점의 징검다리를 놓으며 승리를 향해 나아갔다.

선두타자 저스틴 터너가 안타를 치고 부테라가 볼넷을 골라 무사 1,2루가 되자 다시 방망이를 든 류현진은 투수 앞으로 번트를 내 주자 둘을 안전하게 진루시켰다.

그러자 고든이 우익수 쪽 적시타로 주자 두 명을 모두 홈으로 불러들였다.

류현진의 무실점 행진은 6회 중단됐다.

1사 후 스텁스가 초구에 던진 슬라이더를 받아쳐 왼쪽 펜스를 넘겨버렸다.

이어 류현진은 디커슨을 삼진을 솎아냈지만 다시 맥켄리에게 2루타, 컬버슨에게 3루타를 잇달아 얻어맞고 추가 실점했다.

다행히 대타 브랜던 반스는 중견수 뜬 공으로 잡아 더는 점수를 빼앗기지 않았다.

(덴버·서울연합뉴스) 배진남 기자 장현구 특파원 hosu1@yna.co.krcany9900@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