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 스타 (26)] 10조 아닌 30조 생필품 배달 시장까지 … "부탁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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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효진 기자 ] "랍스타도 배달시켜 먹는 그녀가 부러워? 부러우면 부탁해!" "화장품, 꽃, 약까지 부탁해!"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 메쉬코리아가 운영하는 배달 애플리케이션(앱) '부탁해'가 내세우는 광고 문구는 통통 튄다. 10조 원 배달음식 시장을 겨냥한 배달앱 업체들과 차이가 난다.
'부탁해'는 배달 음식뿐 아니라 생필품까지 30조 원에 육박하는 전체 배달 시장을 노린다. 단순 배달앱이 아닌 IT(정보기술) 서비스 업체를 표방한다.
유정범 메쉬코리아 대표(사진·33)는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기 위해 2년 동안 IT(정보기술) 솔루션만 팠다"고 말했다. 그만의 독특한 솔루션은 상점주와 배달기사, 고객 모두에게 신선한 바람을 불어넣었다.
◆ 배달 최적거리 3.4Km 도출…'콜센터 무인화'
"상점이 가까이 있다고 해서 무조건 빨리 배달되는 건 아니에요. 지형이나 교통 상황, 날씨 등을 모두 고려해야 하죠. 반드시 한 번에 한 건 배달을 할 필요도 없어요. '부탁해'는 음식이 조리되는 동안 다른 배달을 수행할 수 있도록 멀티로 이동 경로를 제시할 수도 있습니다."
유 대표는 기존 배달 앱들이 의존하고 있는 '콜센터' 역할을 모두 기술로 풀어냈다. 그는 여러 차례 시뮬레이션을 한 끝에 최적의 배달 조건으로 '3.4Km' 수치를 도출해냈다.
고객이 주문을 완료함과 동시에 해당 거리 안에 있는 배달 기사가 자동 배치된다. 전용 앱을 통해 기사에게 주문 정보가 전송된다.
오프라인 상점에서는 매장 내 포스(POS) 단말기를 통해 고객 주문내역과 배달 기사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배달 기사는 음식이 완성되는 시각에 맞춰 상품을 전달 받고, 앱 내 위치정보(GPS)를 참고해 고객에게 배달한다.
이 과정에서는 배달 기사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했다. 만약 거리가 가깝더라도 가파른 언덕이 있다면 우회 경로를 알려주는 식이다. 고객은 주문 정보는 물론 배달 기사의 사진과 정보, 위치까지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 해당 기술은 특허 등록까지 마친 상태다.
◆ "개미를 위한 플랫폼"
유 대표는 서비스를 개발하면서 기존에 배달 서비스를 하지 않던 레스토랑을 중심으로 했다. 기존 POS기에 자체 개발한 소프트웨어를 깔기만 하면 된다. CJ푸드빌, 아워홈 등 프랜차이즈 업체들이 반색하고 나섰다.
'부탁해'의 첫 시작은 음식 배달이었지만 화장품, 꽃 등으로 카테고리도 확장했다. 현재는 생수 한 병, 의약외품까지 배달이 가능하다. 메쉬코리아가 180명이 넘는 배달 기사들을 간접 고용하고 있다. 유 대표가 배달 기사들의 처우 문제에 관심을 뒀기에 가능한 일이기도 하다.
"퀵 서비스를 보면 한 시간에 한 건 정도를 처리하고 버는 돈이 5000원 남짓입니다. 배달 기사들은 대부분 비정규직이기 때문에 건당 처리비용을 받아요. 그렇다면 배달 거리를 줄일수록 수익이 늘어난다는 계산이 나오죠. 이용자들의 부담이 줄어는 것은 말할 것도 없고요"
배달 기사들은 '부탁해'를 통해 한 시간에 최대 8건 업무를 수행할 수 있다. 고객들이 남긴 서비스 별점에 따라 인센티브를 받기도 한다.
◆ '착한' 유통 생태계 만든다
유 대표는 2005년 미국 컬럼비아대를 졸업하고, 딜로이트 컨설팅 뉴욕지사에서 일했다. 2011년 컬럼비아 경영대학원 MBA 과정을 밟은 뒤 사업에 뛰어들었다. 과학고, 민사고 출신의 연구개발(R&D) 인력들과 함께였다.
"투자자들을 만나면 (수재들이) 왜 여기 모여있냐는 질문을 받곤합니다. 아마도 저희가 추구하는 가치가 다르기 때문일 겁니다. 저는 사업가이셨던 아버지의 투병을 계기로 세상을 다르게 보게 됐어요. 특히 배달 기사들은 하루 하루 전쟁을 치르고 있어요. 상황을 바꾸지 않으면 안되겠다는 생각이 큽니다"
유 대표는 1999년 설립된 미국의 '집카(Zipcar)'를 대표적인 예로 꼽기도 했다. 집카는 시간 단위로 자동차를 공유하는 서비스를 도입, 기존 렌터가 업체가 보지 못한 틈새를 파고들었다. 집카는 지난해 렌터카 회사인 에이비스(Avis)에 5억 달러에 인수됐다.
"새로운 시장을 개척한다는 것은 무척 힘든 일입니다. 그러나 로컬 업체들이 먹고 살 수 있는 터전을 만들고, 비용 구조를 개선하고, 고객에게 편리한 혜택을 준다는 것은 분명 뜻 깊은 일이죠. 앞으로 모든 상점주와 배달 기사, 고객 모두 '윈 윈' 할 수 있는 '만남의 광장' 역할을 하겠습니다"
한경닷컴 김효진 기자 jinhk@hankyung.com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 메쉬코리아가 운영하는 배달 애플리케이션(앱) '부탁해'가 내세우는 광고 문구는 통통 튄다. 10조 원 배달음식 시장을 겨냥한 배달앱 업체들과 차이가 난다.
'부탁해'는 배달 음식뿐 아니라 생필품까지 30조 원에 육박하는 전체 배달 시장을 노린다. 단순 배달앱이 아닌 IT(정보기술) 서비스 업체를 표방한다.
유정범 메쉬코리아 대표(사진·33)는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기 위해 2년 동안 IT(정보기술) 솔루션만 팠다"고 말했다. 그만의 독특한 솔루션은 상점주와 배달기사, 고객 모두에게 신선한 바람을 불어넣었다.
◆ 배달 최적거리 3.4Km 도출…'콜센터 무인화'
"상점이 가까이 있다고 해서 무조건 빨리 배달되는 건 아니에요. 지형이나 교통 상황, 날씨 등을 모두 고려해야 하죠. 반드시 한 번에 한 건 배달을 할 필요도 없어요. '부탁해'는 음식이 조리되는 동안 다른 배달을 수행할 수 있도록 멀티로 이동 경로를 제시할 수도 있습니다."
유 대표는 기존 배달 앱들이 의존하고 있는 '콜센터' 역할을 모두 기술로 풀어냈다. 그는 여러 차례 시뮬레이션을 한 끝에 최적의 배달 조건으로 '3.4Km' 수치를 도출해냈다.
고객이 주문을 완료함과 동시에 해당 거리 안에 있는 배달 기사가 자동 배치된다. 전용 앱을 통해 기사에게 주문 정보가 전송된다.
오프라인 상점에서는 매장 내 포스(POS) 단말기를 통해 고객 주문내역과 배달 기사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배달 기사는 음식이 완성되는 시각에 맞춰 상품을 전달 받고, 앱 내 위치정보(GPS)를 참고해 고객에게 배달한다.
이 과정에서는 배달 기사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했다. 만약 거리가 가깝더라도 가파른 언덕이 있다면 우회 경로를 알려주는 식이다. 고객은 주문 정보는 물론 배달 기사의 사진과 정보, 위치까지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 해당 기술은 특허 등록까지 마친 상태다.
◆ "개미를 위한 플랫폼"
유 대표는 서비스를 개발하면서 기존에 배달 서비스를 하지 않던 레스토랑을 중심으로 했다. 기존 POS기에 자체 개발한 소프트웨어를 깔기만 하면 된다. CJ푸드빌, 아워홈 등 프랜차이즈 업체들이 반색하고 나섰다.
'부탁해'의 첫 시작은 음식 배달이었지만 화장품, 꽃 등으로 카테고리도 확장했다. 현재는 생수 한 병, 의약외품까지 배달이 가능하다. 메쉬코리아가 180명이 넘는 배달 기사들을 간접 고용하고 있다. 유 대표가 배달 기사들의 처우 문제에 관심을 뒀기에 가능한 일이기도 하다.
"퀵 서비스를 보면 한 시간에 한 건 정도를 처리하고 버는 돈이 5000원 남짓입니다. 배달 기사들은 대부분 비정규직이기 때문에 건당 처리비용을 받아요. 그렇다면 배달 거리를 줄일수록 수익이 늘어난다는 계산이 나오죠. 이용자들의 부담이 줄어는 것은 말할 것도 없고요"
배달 기사들은 '부탁해'를 통해 한 시간에 최대 8건 업무를 수행할 수 있다. 고객들이 남긴 서비스 별점에 따라 인센티브를 받기도 한다.
◆ '착한' 유통 생태계 만든다
유 대표는 2005년 미국 컬럼비아대를 졸업하고, 딜로이트 컨설팅 뉴욕지사에서 일했다. 2011년 컬럼비아 경영대학원 MBA 과정을 밟은 뒤 사업에 뛰어들었다. 과학고, 민사고 출신의 연구개발(R&D) 인력들과 함께였다.
"투자자들을 만나면 (수재들이) 왜 여기 모여있냐는 질문을 받곤합니다. 아마도 저희가 추구하는 가치가 다르기 때문일 겁니다. 저는 사업가이셨던 아버지의 투병을 계기로 세상을 다르게 보게 됐어요. 특히 배달 기사들은 하루 하루 전쟁을 치르고 있어요. 상황을 바꾸지 않으면 안되겠다는 생각이 큽니다"
유 대표는 1999년 설립된 미국의 '집카(Zipcar)'를 대표적인 예로 꼽기도 했다. 집카는 시간 단위로 자동차를 공유하는 서비스를 도입, 기존 렌터가 업체가 보지 못한 틈새를 파고들었다. 집카는 지난해 렌터카 회사인 에이비스(Avis)에 5억 달러에 인수됐다.
"새로운 시장을 개척한다는 것은 무척 힘든 일입니다. 그러나 로컬 업체들이 먹고 살 수 있는 터전을 만들고, 비용 구조를 개선하고, 고객에게 편리한 혜택을 준다는 것은 분명 뜻 깊은 일이죠. 앞으로 모든 상점주와 배달 기사, 고객 모두 '윈 윈' 할 수 있는 '만남의 광장' 역할을 하겠습니다"
한경닷컴 김효진 기자 jin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