짜릿하게 오르다 아찔하게 추락…'대박 꿈' 정치테마株, 또 '쪽박'으로 끝났다
이번 6·4 지방선거에서도 ‘정치테마주’의 말로는 변함이 없었다. 실적과 무관하게 정치인의 단순 인맥으로 묶인 테마주는 급등락을 반복하다 선거 직전 거품이 꺼지는 게 다반사였다. 이번에도 서울·경기·부산 등 주요 접전지의 테마주는 6개월간의 롤러코스터를 마치고 주가가 크게 하락한 모양새다.

○지지율 따라 롤러코스터

서울시장 후보 간 지지율이 엎치락뒤치락했던 만큼 관련 테마주의 주가도 기복이 심했다. 이들 테마주는 선거를 앞두고 거품이 대부분 빠졌지만 그 시점은 후보의 지지율에 따라 갈렸다.

4월 초 지지율 역전 소식에 주가가 두 배 넘게 뛰었던 정몽준 새누리당 서울시장 후보 관련주인 코엔텍현대통신은 선거 직전인 3일 각각 2435원과 2505원을 기록, 6개월 전 주가 수준으로 되돌아갔다. 코스닥 폐기물처리업체 코엔텍은 정 후보가 대주주로 있는 현대중공업이 2대 주주다. 홈네트워크업체인 현대통신은 현대건설 사장을 지낸 이내흔 씨가 대표란 이유로 ‘정몽준 테마주’로 분류된다.

박원순 새정치민주연합 서울시장 후보 관련주로 묶이는 모헨즈는 박 후보의 지지율에 따라 주가가 6460원(3월4일)에서 4690원(3월31일)으로 출렁였다. 코스닥 레미콘업체인 모헨즈는 김기수 대표가 박 후보가 몸담았던 아름다운재단에서 운영이사로 일한 적이 있어 박원순 테마주로 분류된다.

○접전지역 주가 막판까지 요동

판세를 가늠하기 어려운 경기 부산 등 접전지 등에선 선거 전날 주가 동향도 관심이다. 선거에 대한 기대와 우려가 반영될 가능성이 있다는 점 때문이다. 남경필 새누리당 경기지사 후보의 테마주로 꼽히는 파라텍은 3일 5100원으로 전 거래일 대비 160원 올랐다. 손오공도 10원 오른 2250원에 마감했다. 완구·온라인게임 제작업체 손오공은 최신규 전 대표가 남 후보와 성남 국제게임페스티벌 조직위원회에서 활동했다는 이유로, 소방장비 제조업체 파라텍은 전필립 회장이 남 후보가 속한 엄홍길휴먼재단 상임부회장으로 활동하고 있다는 점에서 남경필 테마주 대열에 합류했다. 혼전을 보이고 있다는 점에서 막판까지 테마주가 활동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테마주, 투기적 이벤트

정책보다는 후보와 연관이 있는 종목이 급등락하는 게 문제다. 대통령 선거 때는 이런 정치인 테마주가 더욱 기승을 부린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2012년 대선을 앞두고 박근혜·문재인·안철수 등 유력 후보 관련 테마주로 묶인 147개 종목은 그해 9월 최고 62.2%까지 상승했던 수익률이 대선 전날 0.1%까지 폭락했다.

이종우 에이엠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이런 투기적 흐름을 고려할 때 선거로 인한 영향이 질적으로 퇴보했다고 생각한다”며 “미국의 경우 민주당이 승리하면 정보기술(IT)과 금융이, 공화당이 승리하면 정유, 국방 관련주가 강세를 보이는 등 선진국은 선거 결과가 업종 간 부침의 형태로 나타나는 게 일반적”이라고 지적했다.

허란 기자 wh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