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지수가 투신권의 펀드환매에 발목이 잡혀 2000선 중심의 등락을 이어가고 있다. 상승기에는 삼성전자가 지수를 이끌었다. 삼성전자의 영향력을 감안한 투자전략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다.

김영일 대신증권 연구원은 2일 "삼성전자의 영향력이 커졌기 때문에 코스피지수를 중심으로 한 주가수준 상대 비교가 어렵게 됐다"며 "삼성전자를 기준으로 한 주가수준 비교가 의미있어진 시점"이라고 말했다.

현재 삼성전자가 코스피지수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7.55%에 달한다. 삼성전자가 코스피지수보다 강하다보니 다른 종목들은 상대적으로 더 많이 하락하는 이례적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는 설명이다.

삼성전자의 강세를 이용한 전략으로는 두 가지를 제시했다. 첫번째는 삼성전자 주도 구간에서 삼성전자나 삼성전자보다 더 강한 주식을 보유하는 것이다. 코스피100(시가총액 100위) 종목 중 올해 삼성전자보다 강한 상승추세를 형성한 종목으로는 현대하이스코 LG이노텍 아모레G KCC SK C&C CJ 삼성물산 SK하이닉스 고려아연 기업은행 현대글로비스 LG전자 등을 꼽았다.

다만 이들 중 삼성전자보다 지나치게 많이 오른 종목에 대해서는 선별적인 대응이 필요하다는 조언이다.

두번째는 삼성전자가 하락세로 전환할 경우 삼성전자 대비 낙폭이 컸던 종목에 관심을 갖는 전략이다.

김 연구원은 "현대차의 코스피지수 대비 강도는 삼성전자 상대 강도가 하락하기 시작한 2013년 5월과 12월 이후 빠르게 상승했다"며 "이 시기 현대차는 삼성전자의 대안 주식으로 작용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코스피100 종목 중 삼성전자보다 낙폭이 컸던 종목으로는 엔씨소프트 동국제강 한전기술 대우인터내셔널 한화 SK이노베이션 대우조선해양 삼성정밀화학 현대상선 GS 등을 제시했다.

한국거래소 등에 따르면 삼성그룹 지배구조 이슈가 본격화된 지난달 8일 이후 전날까지 삼성그룹 17개 상장사의 시가총액은 20조9805억원 증가했다. 이는 같은 기간 한국 증시 전체의 시총(코스피·코스닥·코넥스)의 증가분인 37조1761억원의 56.4%를 차지한다. 그간 삼성그룹주가 한국 증시의 상승을 주도한 것이다.

한경닷컴 한민수 기자 hm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