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산역에서 > 서병수 새누리당 부산시장 후보가 1일 부산역 광장에서 유세차에 올라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연합뉴스
< 부산역에서 > 서병수 새누리당 부산시장 후보가 1일 부산역 광장에서 유세차에 올라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연합뉴스
“그동안 부산은 여권이 너무 오래 집권해 새로운 아이디어와 참신한 정책이 별로 없었다. 부산 발전을 위해 새로운 사람을 써야 한다.”(회사원 서용철 씨)

“서병수 후보는 박근혜 정부 측과 가깝다고 해 그동안 닦은 인프라를 활용해 국제관광도시를 만들 수 있을 것이고, 가덕 신공항 건설 예산도 쉽게 딸 수 있을 것이다.”(60대 사업가 김모씨)

6·4 지방선거를 사흘 앞둔 1일 현재까지 부산 유권자의 표심(票心)은 둘로 쪼개져 있다. 전통적 여당 텃밭인 부산에서 여야 후보 간 초박빙 승부가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세월호’ 침몰 참사와 야권 후보 단일화 이후 오거돈 후보(무소속)가 여론조사에서 근소하게 앞서는 가운데 부동층 공략이 판세를 좌우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 해운대에서 > 오거돈 무소속 부산시장 후보가 1일 부산모터쇼가 열리고 있는 해운대 벡스코 앞에서 유세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 해운대에서 > 오거돈 무소속 부산시장 후보가 1일 부산모터쇼가 열리고 있는 해운대 벡스코 앞에서 유세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안갯속 판세

여론조사 공표 시한(지난달 28일까지 조사) 내 조사한 각 언론사 후보 지지율에 따르면 오차범위 내에서 오 후보가 서병수 한나라당 후보를 약간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제신문이 리서치앤리서치에 의뢰해 지난달 26~27일 벌인 여론조사에서 오 후보는 43.0%로 서 후보(40.1%)를 2.9%포인트 앞섰다. 지난달 26~28일 MBC·SBS 여론조사에서도 3%포인트 차이로 오 후보 지지율이 높았다.

서 후보 캠프에는 비상이 걸렸다. 새누리당은 이날 김무성, 유기준, 김정훈, 유재중 의원 등 부산 국회의원과 서 후보를 포함한 부산 지방선거 출마자 전원이 부산역 광장에 집결, ‘위기의 대한민국 부산이 지킵니다’라는 대시민 유세를 펼쳤다. 새정치민주연합도 오 후보 측면 지원에 적극 나서고 있다. 안철수 공동대표는 지난달 31일 부산을 방문해 “새로운 건강한 견제세력을 지지해 달라”고 호소했다.

부산 동구 부산역 광장에서 서 후보의 유세에 귀 기울이던 김철민 씨(44·회사원)는 “세월호 참사로 젊은 이들이 투표를 많이 할 것이니까 선거에 영향은 있을 것”이라며 “그래도 현 시장에 이어 정책을 지속적으로 펼 수 있는 쪽으로 가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반면 그동안 여당을 지지해왔다는 권영철 씨(58·사업)는 “그동안 여당을 지지했는데 세월호 참사와 후속 조치를 보면서 생각이 달라졌다”며 “새누리당 일색이던 부산의 분위기를 바꿔 새로운 정책과 추진력을 펼칠 수 있는 사람을 뽑겠다”고 말했다.

○부동층이 승부를 가른다

막판까지 초접전 양상이 펼쳐지면서 부동층이 두꺼워졌다. 벡스코를 찾은 20대 김철준 씨(대학생)는 “두 후보의 정책을 보니 비슷해 누구에게 투표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부산역에서 만난 40대 남성은 “예전에는 지지 후보를 일찍 정했는데 여론조사 결과가 비슷해 지켜보고 있다”며 “이번처럼 고민을 많이 하는 선거는 없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양 캠프는 20% 정도로 추정되는 부동층 흡수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부산지역 전체 선거인(293만2179명) 가운데 가장 많은 유권자가 몰려 있는 해운대구(34만2080명)에 유세를 집중하는 것은 이 같은 이유에서다. 해운대 우동 센텀시티의 주상복합에 사는 김모씨(55)는 “오 후보가 해양수산 행정 관련 장관과 해양대 총장을 지낸 사람이라 해양도시 부산을 발전시키는 데 적격이라는 생각이 들어 마음을 굳혔다”고 말했다. 60대 한 사업가는 “여당인 서 후보가 예산도 확보할 수 있고, 새누리당이니까 지지한다”며 “아무래도 부산은 새누리당 후보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부산=김태현/손성태 기자 mrhan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