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작 방식은 스쿠터, 주행 성능은 스포츠 모터사이클.’

혼다의 빅스쿠터 ‘인테그라’(사진)를 초보 라이더인 기자가 한 문장으로 표현해본 것이다. 배기량 670㏄짜리 엔진의 고동감과 멋진 배기음, 스쿠터 특유의 편안한 조작감, 넉넉한 출력을 바탕으로 한 만족스러운 주행 성능 등 다양한 모터사이클의 장점만을 뽑아 한데 모아 놓은 것 같았다. 겉보기에도 전면부 커버를 제외하면 스포츠 모터사이클과 비슷했다.

최근 인테그라를 타고 서울과 경기 양평 중미산을 왕복해 달려봤다. 5월은 모터사이클을 타고 달리는 데 더없이 좋은 시기다. 실제로 왕복 구간에서 라이딩에 나선 많은 이들을 봤다. 인테그라는 스쿠터지만 다양한 모터사이클 사이에서도 주눅들지 않았다. 멋진 외관도 한몫 했으며, 시원한 가속력도 만족스러웠다. 이전에 시승했던 포르자와 MSX125, 슈퍼커브보다 고속 주행에서의 안정성도 높았다. 특히 다리를 건널 때, 바람이 많이 불 때 흔들림이 덜해서 심리적으로 안정됐다. 그래도 초보인 이상 갑자기 불어오는 바람에 놀라지 않을 재간은 없었다.

인테그라의 2기통 수랭식(물로 열기를 식히는 방식) 엔진은 최고출력 51.8마력의 성능을 갖췄다. 중량이 195㎏인 차체를 쉽게 시속 100㎞까지 올려 놓았다. 6단 듀얼클러치 변속기(DCT)와 맞물려 재빠른 변속감도 선사했다. DCT는 CVT(무단변속기)와 달리 가속은 물론 감속 구간에서도 엔진의 회전수를 적절하게 조절해갔다.

일반 주행모드와 스포츠모드가 있어 도로 상황, 운전자의 취향에 따라 설정할 수 있었다. 왼쪽 손잡이에는 패들시프트가 달려 있어 수동 조작도 가능하다. 무리한 주행을 하지 않아 ABS를 사용할 일은 없었지만 안정적인 제동에 대한 신뢰도를 높였다. 37.5㎞/L에 달하는 높은 연비가 주는 알뜰함은 덤이다.

최진석 기자 isk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