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라지는 재테크] "돈 굴릴곳 마땅찮아"…예금도 '3개월 끊어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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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추적 - 정기예금은 1년 이상?…통념 바뀐다
신한銀 민트예금에만 4개월새 7조 '뭉칫돈'
장단기 금리차 좁혀져…금리인상에도 대응
신한銀 민트예금에만 4개월새 7조 '뭉칫돈'
장단기 금리차 좁혀져…금리인상에도 대응
은행 정기예금 가운데 올 들어 가장 많은 돈이 몰린 상품은 신한은행의 ‘민트예금’이다. 지난 5월12일 기준 이 상품의 잔액은 57조3676억원으로 작년 말(50조5149억원)보다 6조8527억원(13.6%) 늘었다. 올 들어 지난 4월까지 늘어난 은행 전체 정기예금(11조1009억원) 중 61%에 해당하는 실적이다.
이 상품에 돈이 몰리고 있는 것은 정기예금을 짧게 굴리려는 사람들의 수요에 딱 맞는 상품 특징 덕분이라고 전문가들은 설명했다. 민트예금의 최소 가입기간은 30일이다. 30일 이상 가입 땐 하루 단위로 최대 60개월까지 만기를 설정할 수 있다. 만기를 40일(연 1.5%)로 설정해도 수시입출금 등 요구불예금(연0.1% 안팎)보다 높은 금리를 받을 수 있다. 정기예금이지만 300만원 이상 입금한 뒤 자유롭게 추가 입금할 수도 있다.
정기예금중 1년 미만이 25%
신한은행 관계자는 “민트예금의 경우 만기를 30일 이상에서 자유자재로 설정할 수 있다는 것이 큰 매력”이라며 “3개월 단위로 돈을 맡기는 사람이 많다”고 말했다. 그는 “3개월 만기가 되면 돈을 다시 3개월 단위로 재예치하는 경향이 두드러진다”며 “정기예금 만기가 1년 이상이라는 통념은 버려야 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런 경향은 한국은행 통계에서도 잘 나타난다. 만기 1년 미만인 정기예금 비중은 작년 3월 23.3%에서 올해 3월엔 25.4%로 2.1%포인트 높아졌다. 1년 이상 정기예금의 비중은 같은 폭으로 줄었다. 3월 말 기준 정기예금 잔액이 약 556조원인 점을 감안하면 12조원가량이 만기 1년 이상 정기예금에서 1년 미만짜리로 옮겼다고 볼 수 있다.
만기가 1년 미만으로 짧은 정기예금이 인기를 얻는 것은 우선 같은 정기예금이라도 만기가 긴 상품에 비해 금리 하락 속도가 더디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작년 10월 6개월 미만 정기예금 금리는 연 2.44%로 1년 만기 정기예금 금리(2.76%)보다 0.32%포인트 낮았다.
지난 3월에는 이 차이가 0.28%포인트로 좁혀졌다. 1년 만기 정기예금 금리는 연 2.72%로 0.04%포인트 떨어진 반면 6개월 미만 정기예금 금리는 변동이 없었기 때문이다. 은행 관계자는 “은행 순이자마진(NIM)이 하락하면서 만기 1년 이상 가입할 때 제공하는 우대금리를 먼저 깎다보니 장단기 금리 차가 좁혀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앞으로 시중금리가 오를 가능성이 높다는 점도 정기예금의 단기화를 부추기고 있다. 이영아 기업은행 프라이빗뱅킹(PB)과장은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에 따른 금리 인상이 점쳐지면서 이에 대비하기 위해 1년 미만으로 돈을 짧게 굴리자는 성향이 강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마땅한 투자 대상 없어
정기예금이 다시 인기를 얻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저금리 구조가 장기화되면서 수익을 낼 수 있는 대상이 마땅치 않아졌기 때문이다.
박승안 우리은행 투체어스강남센터장은 “과거엔 수익률이 높은 상품에 투자하는 것을 생각했다면 지금은 자금을 안전하게 지키고 있다가 기회가 왔을 때 제대로 투자해야 한다는 생각이 많아졌다”며 “최소 1년 안에는 시장에 큰 변화가 없을 것으로 예상하는 사람들이 많아 정기예금에 다시 돈이 몰리고 있다”고 전했다.
다른 투자상품들이 기대만큼 성적을 내지 못하고 있는 것도 이유다.
이희수 신한은행 PWM서울파이낸스센터 팀장은 “주식시장을 봐도 개인들의 투자 실적은 부진하다”며 “코스피지수가 2000을 넘었다고는 하지만 체감 경기는 여전히 좋지 않다”고 말했다. 갈 데 없는 돈이 원금 손실 가능성이 없는 정기예금으로 발길을 돌리고 있다는 얘기다.
김일규/박신영 기자 black0419@hankyung.com
이 상품에 돈이 몰리고 있는 것은 정기예금을 짧게 굴리려는 사람들의 수요에 딱 맞는 상품 특징 덕분이라고 전문가들은 설명했다. 민트예금의 최소 가입기간은 30일이다. 30일 이상 가입 땐 하루 단위로 최대 60개월까지 만기를 설정할 수 있다. 만기를 40일(연 1.5%)로 설정해도 수시입출금 등 요구불예금(연0.1% 안팎)보다 높은 금리를 받을 수 있다. 정기예금이지만 300만원 이상 입금한 뒤 자유롭게 추가 입금할 수도 있다.
정기예금중 1년 미만이 25%
신한은행 관계자는 “민트예금의 경우 만기를 30일 이상에서 자유자재로 설정할 수 있다는 것이 큰 매력”이라며 “3개월 단위로 돈을 맡기는 사람이 많다”고 말했다. 그는 “3개월 만기가 되면 돈을 다시 3개월 단위로 재예치하는 경향이 두드러진다”며 “정기예금 만기가 1년 이상이라는 통념은 버려야 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런 경향은 한국은행 통계에서도 잘 나타난다. 만기 1년 미만인 정기예금 비중은 작년 3월 23.3%에서 올해 3월엔 25.4%로 2.1%포인트 높아졌다. 1년 이상 정기예금의 비중은 같은 폭으로 줄었다. 3월 말 기준 정기예금 잔액이 약 556조원인 점을 감안하면 12조원가량이 만기 1년 이상 정기예금에서 1년 미만짜리로 옮겼다고 볼 수 있다.
만기가 1년 미만으로 짧은 정기예금이 인기를 얻는 것은 우선 같은 정기예금이라도 만기가 긴 상품에 비해 금리 하락 속도가 더디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작년 10월 6개월 미만 정기예금 금리는 연 2.44%로 1년 만기 정기예금 금리(2.76%)보다 0.32%포인트 낮았다.
지난 3월에는 이 차이가 0.28%포인트로 좁혀졌다. 1년 만기 정기예금 금리는 연 2.72%로 0.04%포인트 떨어진 반면 6개월 미만 정기예금 금리는 변동이 없었기 때문이다. 은행 관계자는 “은행 순이자마진(NIM)이 하락하면서 만기 1년 이상 가입할 때 제공하는 우대금리를 먼저 깎다보니 장단기 금리 차가 좁혀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앞으로 시중금리가 오를 가능성이 높다는 점도 정기예금의 단기화를 부추기고 있다. 이영아 기업은행 프라이빗뱅킹(PB)과장은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에 따른 금리 인상이 점쳐지면서 이에 대비하기 위해 1년 미만으로 돈을 짧게 굴리자는 성향이 강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마땅한 투자 대상 없어
정기예금이 다시 인기를 얻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저금리 구조가 장기화되면서 수익을 낼 수 있는 대상이 마땅치 않아졌기 때문이다.
박승안 우리은행 투체어스강남센터장은 “과거엔 수익률이 높은 상품에 투자하는 것을 생각했다면 지금은 자금을 안전하게 지키고 있다가 기회가 왔을 때 제대로 투자해야 한다는 생각이 많아졌다”며 “최소 1년 안에는 시장에 큰 변화가 없을 것으로 예상하는 사람들이 많아 정기예금에 다시 돈이 몰리고 있다”고 전했다.
다른 투자상품들이 기대만큼 성적을 내지 못하고 있는 것도 이유다.
이희수 신한은행 PWM서울파이낸스센터 팀장은 “주식시장을 봐도 개인들의 투자 실적은 부진하다”며 “코스피지수가 2000을 넘었다고는 하지만 체감 경기는 여전히 좋지 않다”고 말했다. 갈 데 없는 돈이 원금 손실 가능성이 없는 정기예금으로 발길을 돌리고 있다는 얘기다.
김일규/박신영 기자 black041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