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사태' 김철 前사장의 반성문 "후회되고 부끄러워…남은 심리 일정 포기"
김철 전 동양네트웍스 사장(사진)이 최근 법원에 ‘반성문’을 제출했다. 그는 당초 동의하지 않은 검찰의 진술조서 내용을 모두 인정하고 8명의 증인 신청도 철회했다.

김 전 사장은 반성문을 통해 “후회가 되고 제 자신이 부끄러워 변호인과 남은 심리 일정을 포기할 것을 협의했다”고 털어놨다. 그는 “제가 목소리를 높여 잘잘못을 따지며 싸워야 하는 상황이 아니라 죄인의 자세로 숨죽이고 자숙하는 것이 우선이라는 사실을 지금에야 깨달았다”며 “너무 죄송하고 부끄럽다”고 말했다. 또 “저는 평생 재테크는 고사하고 아직 전셋집도 한 번 얻어보지 못한 평범한 월급쟁이”라며 “유일한 아들인 제가 구속되면서 생활비, 의료비조차 (부모님에게) 드리지 못하는 상황이 됐다”고 토로했다.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 등 혐의로 구속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는 김 전 사장은 유동성 위기에 빠진 동양그룹 계열사 매각에 적극 개입한 인물로 알려졌다. 법정에 나온 증인들은 그가 마지막 자금 동원줄로 여겨졌던 동양매직 매각 협상을 실패로 이끌면서 동양그룹의 위기를 가속화했다고 진술했다.

김 전 사장은 동양그룹 전·현직 임원들의 비리에 대해서도 털어놨다. 그는 “(동양의 소모성 자재 구매대행 업체인) (주)미러스를 설립할 당시 전·현직 임원들에 의해 장악된 그룹 구매를 통합하고 구매 비리를 척결하는 역할을 했다”며 “수십년간 관행화된 구매 시스템을 개선하는 과정에서 기존 세력들과 엄청난 분쟁에 휘말렸다”고 주장했다.

김 전 사장은 현재현 회장과 공모해 계열사 기업어음(CP)을 다른 계열사가 사들이도록 하는 방식으로 1300억원 규모의 배임을 저지른 혐의 등으로 지난 1월28일 구속 기소됐다.

배석준 기자 euliu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