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엠 스텝’ M 이민우, 16년 차 가수의 조련 방식
[최송희 기자] “옛날 생각나시죠? 앞으로도 우리 변하지 말아요.”

이민우의 조련방식은 영악하고, 능글맞으면서 사랑스럽다. 결혼 이야기로 팬들의 애간장을 녹이다가도, 16년째 사귀고 있는 팬클럽 ‘신화창조’에게 바치는 곡이라며 그들의 눈물샘을 자극하기도 한다.

조련왕의 농익은 한마디, 한마디. 16년째 팬들의 마음을 요리했던 ‘조련왕’에게 어찌 넘어가지 않을 수 있을까.

5월25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올림픽홀에서 열린 이민우 단독콘서트 ‘2014 M+TEN TOUR IN SEOUL M STEP’에서는 4,300여 명의 관객들과 이민우의 솔로 데뷔 10주년 파티가 벌어졌다.

‘엠 스텝(M STEP)’은 데뷔 10주년을 맞이한 이민우가 다시 시작한다는 마음으로 한 걸음 더 도약하겠다는 의미를 담은 제목. 한 층 강렬해진 ‘엠 스타일(M Style)’로 팬들과 만난 자리였다.

이번 서울 공연은 객석 어느 곳에서나 이민우와 가깝게 호흡하고, 즐길 수 있는 무대 구성으로 눈길을 끌었다.

데뷔 10주년 기념 앨범인 ‘엠 텐(M TEN)’의 수록곡 ‘노 리미트(No Limit)’로 포문을 연 이민우는 댄서들과 함께 등장해, 농밀하면서도 각 잡힌 칼군무를 선보였다.

이어 ‘아임 히어(I’m Here)‘ ’스윗 걸(sweet girl)‘ ’이프 유(if you)‘ 등의 무대를 통해 그는 댄서 없이 홀로 넓은 무대를 채우며, 팬들과 일일이 시선을 주고받는 등 여유로운 모습을 보였다.

“이번에 편곡에 많은 신경을 썼어요. 공연 후기를 보니 편곡 얘기들이 많더라고요. 제가 말하지 않아도 여러분이 알고 있는 게 신기해요. 메시지를 표현하고 싶어하는 부분을 다들 느끼는구나. 우리가 통하는구나 싶었어요.”

말하지 않아도 알고 있는 그들의 관계. 그 친근하면서도 신선한 분위기는 공연 내내, 훈훈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가수와 팬이라기엔 그 사이가 가늠할 수 없을 정도로 가까운 그들. ‘이민우’가 아닌 ‘엠 오빠’라 환호하는 팬들과, 그들에게 스스럼없이 장난을 걸며 대화를 이끌어가는 이민우. 그들의 사이는 무려 16년이라는 넘을 수 없는 단단한 세월과 애정이 존재했다.
[리뷰] ‘엠 스텝’ M 이민우, 16년 차 가수의 조련 방식
특히 이번 공연에서는 에릭이 스페셜 게스트로 참석해 함께 ‘택시’ 무대를 꾸몄다. 지난 2001년 신화의 첫 번째 콘서트에서 ‘나의 전부’를 불러 화제를 모았던 이민우와 에릭은 2003년 ‘펀치’ 무대 이후 오래간만에 함께 무대에 올랐다고.

이날 에릭은 “대기실에서 보니 오늘따라 민우가 기분이 좋은 것 같다”며 “사실 민우가 공연 연습 중 부상을 입어서 걱정을 많이 했었는데, 모니터해보니 정말 잘하더라. 다치면 더 잘하는 것 같다”고 농을 쳤다.

또한 이민우는 ‘택시’ 무대를 마친 뒤, 내려가려는 에릭을 붙잡고 ‘디스 러브(This love)’와 ‘러브 슈프림(Love supreme)’의 랩 파트를 시키기도 했다. 에릭은 “즉흥적인 것에 약하다”며 당황하는 가 싶더니, 이내 자연스럽게 자신의 파트를 소화해냈다.

요컨대 이런 것들이다. 이민우는 끊임없이 즉흥적인 무대를 꾸미면서도 두려워하거나, 불편해하지 않았다. 이것은 오랜 시간 자신과 함께해온 밴드, 댄서, 팬들에 대한 믿음이자 자신감이 드러나는 대목이었다.

관객 중 7년의 연애 끝에 결혼을 하는 팬이 있다며 “서른 살에 결혼해? 나는 서른여섯 살인데. 부럽다”라고 투정을 부리다가도 자신과 결혼하자는 팬들에게 “안 돼. 너희는 까칠하고 까다로워”라며 앙탈을 부린다.

“지금은 없지만 언젠가는 신화도 좋은 여자를 만나면 결혼 하겠죠. 언제까지 우리를 홀아비로 만들 건데? 이제 좀 놔줘도 되지 않냐?”

옥신각신, 티격태격. 팬과 가수라기보다 정말 오랜 기간 연애를 해온 듯한 이들의 사이. 마지막 앵콜곡에서까지 서로 헤어지기 아쉬워 긴긴 인사를 내놓는 이들의 노래가 내년에도, 그 이후에도 이어지기를 바래본다. (사진제공: 라이브웍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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