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값싼 셰일가스·셰일오일이 등장하면서 미국에서 에너지 혁명이 일어나고 있어요. 이 흐름에 편승한다면 에너지 운반선을 만드는 한국 조선업계도 장기 호황을 맞을 겁니다.”

미국 자산운용사인 스왕크캐피탈의 제리 스왕크 창업자 겸 사장은 최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인터뷰를 갖고 이 같이 말했다. 스왕크캐피탈은 에너지 운송시설을 구축하는 MLP(마스터합자회사) 관련 기업에 집중 투자하는 운용사다. 그를 포함한 4~5명의 펀드 매니저가 약 400억 달러의 글로벌 자금을 굴린다.

스왕크 사장은 “미국 산업이 제조업 중심으로 회귀하는 데 값싼 에너지가 핵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며 “골드 러시로 표현되는 19세기 서부 대개발 때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이번 에너지 르네상스가 오래 지속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40여년간 전문 투자자로 일해 온 스왕크 사장은 “미국에서 해외로 에너지를 수출하는 데 연관돼 있는 산업도 수혜를 입게 될 것”이라고 했다. 그가 예상하는 대표적인 수혜 업종은 조선업이다. 많은 양의 LNG(액화천연가스)나 LPG(액화석유가스) 등을 실어 나르기 위해선 더 많은 배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는 “한국의 조선업체들은 초대형 가스 운반선을 만드는 데 탁월한 기술을 갖고 있는 만큼 수 년간 엄청난 호황을 맞을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스왕크 사장은 요즘 국내에서도 인기를 끌고 있는 MLP펀드가 안정성과 수익성을 동시에 갖춘 독특한 상품이라고 강조했다. MLP펀드는 뉴욕 증시에 상장된 120여 개 MLP 회사 중 일부에 투자해 배당 수익(연 5~6%)과 주가 상승에 따른 차익을 추구하는 형태다. 그는 “2004년 이후 10년간 MLP펀드의 연평균 수익률이 19.27%로 모든 섹터 펀드를 통틀어 최고”라며 “주가 변동성도 매우 낮다”고 소개했다.

그는 “한때 1년에 80%의 고수익을 내기도 했지만 연평균 10% 정도씩 꾸준히 수익을 내주는 게 더욱 중요한 목표”라며 “에너지 혁명의 수혜를 볼 수 있는 금융상품을 한국 등 아시아에 더 많이 선보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조재길 기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