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세 조던 스피스 '白人 우즈'로 뜬다
약관 스무 살인 조던 스피스(미국)가 ‘우즈의 후계자’로 뜨고 있다. 스피스는 지난주 대기업 AT&T와 후원 계약을 맺으며 상금 외에 기업체 후원 계약금으로만 연간 총 1000만달러를 받는 ‘초특급 선수’ 대열에 합류했다. 미국 골프다이제스트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스피스는 지난해 후원 계약금으로 총 450만달러 정도를 받았다. 벅셔해서웨이, 네트제츠, 롤렉스, 퍼펙트센스디지털, 바이오스틸스포츠, 타이틀리스트, 언더아머 등과의 후원 계약금을 합친 금액이다.

스피스는 AT&T와 연 500만달러 이상을 받는다는 조건에 다년간 계약을 맺은 것으로 알려졌다. 기존 후원 계약금 450만달러를 더하면 연간 계약금이 1000만달러를 넘어서게 됐다. AT&T는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미국)의 오랜 스폰서이기도 했으나 우즈의 성추문 스캔들이 터진 직후 후원 관계를 종료했다. 마크 라이트 AT&T 부회장은 스피스와 계약 직후 댈러스모닝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스피스는 엄청난 잠재력을 갖춘 어마어마한 선수”라며 “우리 브랜드의 훌륭한 대사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현재 1000만달러 이상의 후원 계약금을 받고 있는 현역 프로골퍼는 우즈(7100만달러), 필 미켈슨(4500만달러), 로리 매킬로이(1800만달러), 어니 엘스(1250만달러) 등 4명에 불과하다. 세르히오 가르시아(스페인)의 후원 계약금은 850만달러, 현 세계랭킹 1위 애덤 스콧(호주)은 760만달러에 그쳤다.

스피스는 우즈와 미켈슨이 노쇠해지고 있는 데다 ‘차세대 주자’로 주목받던 매킬로이마저 주춤하는 상황에서 새로운 ‘황태자’로 급부상하고 있다. 밥 윌리엄스 번스엔터테인먼트&스포츠마케팅 최고경영자(CEO)는 “후원 계약 시장에서는 능력만큼이나 타이밍도 중요하다”며 “우즈와 미켈슨이 체력의 한계를 드러내면서 스피스처럼 젊고 유능한 선수에게 대박의 기회가 주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스피스의 마케팅 잠재력은 무궁무진한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1993년 7월27일생인 스피스는 지난해 미국 PGA투어 존디어클래식에서 만 19세11개월18일의 나이로 우승해 투어 사상 82년 만에 10대 챔피언에 올랐다. 그는 지난해 우승 1회와 준우승 3회, 아홉 차례 ‘톱10’ 진입에 성공하며 페덱스컵랭킹(PGA투어에서 대회별 성적에 포인트를 부여해 매기는 순위) 8위에 오르며 신인상까지 거머쥐었다.

그는 올해 현대토너먼트오브챔피언십 준우승에 이어 마스터스(준우승)와 ‘제5의 메이저대회’인 플레이어스챔피언십(4위) 마지막날 챔피언조에서 플레이하는 등 지난해 실력이 우연이 아니었음을 입증했다. 스피스는 현재 페덱스컵랭킹 6위다. 세계랭킹 9위에 올라 있는 스피스는 머지않아 ‘골프 황제’로 등극해 우즈처럼 롱런할 것이란 기대를 한몸에 받고 있다.

우즈도 스피스에 대해 “지난해 말 프레지던츠컵 이후 스피스를 보지 못했으나 그가 대선수가 될 것으로 생각한다”며 “그는 엄청난 파워와 자신감을 갖고 있어 훌륭한 플레이를 할 것”이라고 극찬했다.

한은구 기자 to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