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장 CCTV 확보…신도 자택 등 잠복 수사
검찰은 금수원 수색에서 유 전 회장이 머문 것으로 알려진 ‘유병언 별장’의 CCTV를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금수원에서 수집한 증거를 토대로 구원파 주요 신도들의 자택 등에 대한 탐문과 잠복수사에 나설 방침이다. 검찰은 유씨 부자 검거를 위해 특수부와 강력부 인력을 총동원하기로 했다.
인천지검 특별수사팀(팀장 김회종 2 차장검사) 소속 검사와 수사관 등 70여명은 이날 오전 11시55분께 승용차 1대, 승합차 4대, 25인승 미니버스 1대, 호송차량 1대 등에 나눠타고 금수원에 진입했다. 유 전 회장에 대한 법원의 구인영장·장남 대균씨에 대한 체포영장·금수원 압수수색 영장을 동시에 집행하기 위한 조치였다. 오후 8시5분께 8박스 분량의 압수물을 확보하고 압수수색을 종료했다.
검찰 관계자는 “유 전 회장이 금수원에서 빠져나간 것으로 보이지만 얼마 전까지 거주한 것으로 보이는 만큼 도피 여부를 명백히 확인할 필요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금수원 전체 면적이 46만6000㎡에 달하는 만큼 이날 압수수색에는 상당한 시간이 걸렸다. 금수원 외곽에는 도주자 감시를 위해 경찰 병력 500여명이 배치됐으며 인근에도 경찰 700여명이 만약을 대비해 경계를 섰다.
검찰이 투입되기 직전까지만 해도 금수원 주변에는 긴장감이 감돌았다. 경찰은 이날 처음으로 기동대 10개 중대 1000여명을 인근의 안성맞춤랜드에 대기시키면서 공권력 투입이 임박했음을 시사했다. 구원파 신도 수백명은 정문 밖에서 “분신도 불사한다”며 연좌농성을 벌였다. 하지만 검찰과 금수원 측의 사전 조율이 이뤄지면서 이날 압수수색은 충돌없이 이뤄졌다.
구원파 측 이태종 임시대변인은 기자회견을 열고 “오늘 검찰로부터 유 전 회장과 구원파가 오대양 사건과 관련이 없다는 내용을 통보받았다”며 “23년 동안 쓴 억울한 누명을 벗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금수원 정문을 지키는 수백명의 신도를 향해 “검찰이 들어가서 합법적으로 금수원을 수색할 수 있도록 검찰 차량이 도착하면 ‘모세의 기적’처럼 길을 비켜주자”고 외쳤다. 이후 금수원 정문을 지키던 신도 대부분은 금수원 내 강당으로 자리를 옮겼고, 남은 인원들은 검찰 차량이 지나갈 수 있도록 양 갈래로 흩어져 길을 열어줬다. 이 과정에서 일부 신도가 강하게 항의하기도 했으나 지도부의 설득으로 상황은 순조롭게 마무리됐다.
검찰은 이날 “전국에서 제보가 계속 들어오고 있고 이를 검·경이 하나하나 확인해 가고 있다”고 수색 작업에 자신감을 드러냈다. 그러나 이미 유 전 회장이 금수원 밖으로 빠져나가 행방이 묘연해지면서 수사가 장기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검찰은 유 전 회장이 서울 등 인근 지역 구원파 신도의 집에 은신했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전국을 대상으로 수색을 확대하고 있다.
인천=정소람/안성=김태호/오형주 기자 ra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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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독교복음침례회 및 유병언 전 회장 관련 정정 및 반론보도문
본지는 지난 4월 25일 A25면 <27년만에…檢의 칼끝 ‘구원파 유병언’ 조준> 제하 등의 기사에서 유병언 전 회장이 기독교복음침례회를 세웠고 청해진 해운의 실소유주인 유 전 회장 일가족이 국내외에 보유한 주식과 부동산 등 자산가치가 2천400억 원 정도에 달하며, 한국제약 김혜경 대표가 유병언 전 회장의 비서출신이라는 등의 내용을 보도한 바 있습니다.
그러나 사실 확인 결과, 기독교복음침례회 설립 당시 유 전 회장은 발기인으로 참여하지 않았고, 한국제약 김혜경 대표가 유병언 전 회장의 비서출신이 아닌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또 유 전 회장 유족 및 기독교복음침례회는 유 전 회장 일가의 재산이 2400억원대라는 보도는 추정일 뿐이며 유 전 회장은 청해진해운의 주식을 전혀 보유하지 않았다고 밝혀왔습니다.
이 보도는 언론중재위원회의 조정에 따른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