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후 3년간 대리점 관리…문구디자인 생활용품 적용
디자이너가 모든 과정 책임…스마트기술 결합상품 선도
이 같은 상황에서 모닝글로리는 400억원대 매출을 유지하며 업계 선두권을 지키고 있다. 허상일 모닝글로리 사장은 “중·고등학생용 필기노트(무선제본노트)의 연간 판매량이 최근 3~4년 사이에 절반으로 줄었다”며 “문구시장이 침체에 빠진 상황에서 지난해 매출 450억원을 달성할 수 있었던 것은 철저한 재고관리를 바탕으로 문구와 생활용품 사업에 치중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재고관리”
1981년 설립된 모닝글로리는 3000종에 달하는 문구·생활용품을 제조·유통하는 기업이다. 허 사장은 2005년 12월 취임한 뒤 임기 첫 3년간 부실 대리점 정리에 치중했다. 그는 “위탁판매를 하던 대리점을 17곳에서 10곳으로 줄이고 본사에서 운영하는 영업소로 일부 대체했다”며 “영업과 유통관리가 원활해지면서 현금 흐름이 좋아졌다”고 설명했다.
허 사장은 “아이템(종목)이 많은 사업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재고관리”라고 강조했다. 문구 상품은 매년 2~3월 입학 시즌이 대목이다. 그는 “시즌성 상품을 많이 생산하기 때문에 트렌드 등 시장조사를 정확하게 해야 한다”며 “10년 이상 판매 동향 등 빅데이터를 놓고 예측성을 높여 왔다”고 덧붙였다.
◆‘디자이너 1인 전담 시스템’
허 사장은 “일반 문구용품을 생산 판매하며 쌓은 디자인과 유통 경쟁력을 생활용품에 많이 활용했다”고 설명했다. 1996년 자체 디자인연구소를 설립한 모닝글로리는 30여명의 디자이너가 각자 맡은 아이템의 시장조사부터 제품기획, 완제품 출시, 사후 시장조사 등 전 과정을 책임지는 ‘1인 전담 시스템’을 운영해 왔다.
그는 “디자이너가 생산과정 전반을 챙기니까 기획 의도가 왜곡될 가능성이 줄어든다”며 “사후관리까지 관여하다 보니 품질에 대한 개념도 생기고 제품 개발에까지 도움이 되는 선순환 구조가 형성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모닝글로리는 정규직 직원 150명의 21%인 디자이너에 대해서는 성과제를 도입했다. 허 사장은 “매년 7월에는 경기 평택에 있는 물류센터에서 악성 재고를 처리한다”며 “디자이너들도 폐기 과정에 참여한다”고 설명했다. 디자이너들 자신이 만든 아이템이 불타는 것을 보게 하는 ‘충격요법’이다.
◆“잘 팔리는 좋은 물건 만들 것”
모닝글로리는 지난달 말 ‘테이크아웃노트’를 내놓았다. 벤처업체 톤스와 제휴해 개발한 테이크아웃노트는 노트 속지에 표시된 ‘마커’에 전용 애플리케이션(앱) 카메라를 대면 노트 영역을 자동으로 감지해 그대로 스캔하는 제품이다. 허 사장은 “자체적으로 정보기술을 개발하기보다는 벤처기업과 제휴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학교에서 초등학생 준비물을 일괄 구매하면서 학교 앞 문구점이 도태되고 있다”며 “공개입찰에서 품질보다는 낮은 가격만 따지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말했다.
추가영 기자 gych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