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4 지방선거 정식 후보 등록 첫날인 15일 주요 여야 출마자들이 일제히 등록을 마치고 본격적인 선거전에 뛰어들었다. 최대 관심 지역인 서울을 놓고 치열한 승부를 펼칠 정몽준 새누리당 후보와 박원순 현 시장(새정치민주연합)도 후보 등록과 함께 공식 행보를 시작했다.

박 시장은 이날 시청사 지하에 있는 시민청에서 출마 기자회견을 열고 “새로운 서울은 사람과 생명,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고 기본과 원칙을 지키는 서울이어야 한다”고 말했다. 박 시장은 “지금까지는 전시·토건 행정이 지배했고, 방향이 맞지 않았다”며 “개발은 필요하지만 지속 가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세월호 참사’ 이후 국민적 애도 분위기를 고려해 ‘작고 조용한 선거’를 선언한 박 시장은 “표를 달라고 할 염치조차 없는 상황이라 캠프를 시민 중심으로 작게 꾸리고 요란한 유세차나 대중 동원형의 유세는 하지 않기로 했다”며 “상대방이 네거티브 선거를 해도 저는 네거티브 선거 운동을 하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정 후보는 첫날부터 박 시장의 국가관과 이념 성향에 대해 공격적인 발언을 쏟아내는 등 ‘승부수’를 던졌다. 정 후보는 기자들을 만나 “(박 시장이) 국가보안법 폐지와 같은 주장을 계속 하는데 조금 많이 걱정된다”고 지적했다. 또 1980년대 박 시장이 주도해 설립한 ‘역사문제연구소’를 “좌편향 교과서의 본류”라고 주장했으며 박 시장을 “북한 인권 유린에는 침묵하지만 우리나라는 폄하하는 사람”이라고 몰아세우기도 했다.

정 후보는 “이 분은 오세훈 전 시장이 경전철 7개 노선을 건설한다고 하니 이를 ‘전시성 토건사업’으로 폄하하다 이제 와서 ‘건설은 안 하지만 건축은 하겠다’고 한다”며 “박 시장이 온 뒤 (경전철 완공이) 2년 반 늦어졌다. 시범사업을 엉망으로 만들더니 몇 달 전엔 오 전 시장이 발표한 7개에 3개를 더하겠다고 했다”고 말했다.

이호기 기자 h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