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월드컵을 한 달가량 앞두고 유통업체들이 월드컵 마케팅에 본격 나섰다. 홈플러스 매장에서는 직원들이 15일부터 붉은악마 티셔츠를 입고 근무하고 있다. 신경훈 기자 nicerpeter@hankyung.com
브라질월드컵을 한 달가량 앞두고 유통업체들이 월드컵 마케팅에 본격 나섰다. 홈플러스 매장에서는 직원들이 15일부터 붉은악마 티셔츠를 입고 근무하고 있다. 신경훈 기자 nicerpeter@hankyung.com
현대백화점은 15일 대구점 7층 가전제품 매장에 삼성전자 ‘커브드 UHD TV’ 10여대를 일렬로 배치했다. 브라질월드컵(6월13일~7월14일) 개막을 한 달 앞둔 시점에서 TV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보고 화질을 체험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현대백화점은 지난 2~6일 목동점에서 비슷한 행사를 열어 지난해 같은 기간의 세 배에 이르는 매출을 올렸다.

브라질월드컵이 다가오면서 유통업계에 ‘월드컵 특수’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50인치 이상 대형 제품 위주로 TV 판매가 급증하고 있고 ‘붉은 악마’ 응원 티셔츠와 축구화 등 스포츠용품 매출도 늘었다. 롯데백화점의 지난 1~14일 TV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9.0% 늘었다. 백화점 측은 월드컵 경기를 보다 생생하고 깨끗한 화면으로 시청하려는 소비자들이 TV를 구입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 LG전자 등 TV 제조사들은 월드컵에 맞춰 기존 모델보다 가격이 저렴한 신제품을 출시, 수요를 자극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출고가격이 189만원인 40인치 UHD(초고화질) TV를 1일 내놓았다. UHD TV로는 처음으로 출고가격을 200만원 미만으로 책정했다.

TV 중에서도 50인치 이상 대형 TV와 UHD TV 수요가 많아지고 있다. 롯데하이마트에서는 지난달 15일부터 이달 14일까지 한 달간 50인치 이상 TV 매출이 전년 동기보다 25.0% 늘었다. 같은 기간 TV 전체 매출에서 50인치 이상 제품이 차지하는 비중은 35%에서 45%로 높아졌다.

UHD TV 비중도 지난달 20%대에서 이달 들어 40%대로 상승했다. 부창민 롯데하이마트 대치점장은 “식당이나 주점 등을 운영하는 자영업자들이 월드컵 기간 업소에서 중계방송을 틀어놓을 목적으로 대형 UHD TV를 서너 대씩 사 간다”고 말했다.
붉은 악마 티셔츠도 특수를 누리고 있다. 홈플러스에서 1일부터 14일까지 붉은 악마 공식 티셔츠 매출은 지난달 같은 기간보다 104% 증가했다. 홈플러스는 지난달 3일부터 이 티셔츠를 독점 판매하고 있다.

식음료업계에서는 공식 후원사를 중심으로 월드컵 마케팅이 본격화하고 있다. 코카콜라는 ‘원정 응원단’을 모집 중이다. 콜라 캔이나 페트병에 찍혀 있는 코드를 인터넷 홈페이지(www.cocacolaworldcup.co.kr)에 입력한 사람 중 100명을 추첨해 한국 대표팀의 조별예선 2차전인 알제리전 관람 기회를 제공하는 이벤트다.

맥도날드는 오는 31일 ‘어린이 축구 페스티벌’을 연다. 참가 어린이 중 한 명을 뽑아 국가대표 선수와 손을 잡고 경기장에 입장하는 ‘플레이어 에스코트’로 브라질에 보내줄 계획이다.

세월호 사고 이후 마케팅을 중단했던 주류업체들은 재개 시점을 놓고 고민 중이다. ‘술 마케팅’을 벌이기엔 아직 이를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주류업계 관계자는 “과거 월드컵 마케팅은 개막 50~60일 전에 시작했다”며 “올해는 이 시기에 세월호 참사가 일어나 마케팅을 펼치지 못했다”고 말했다.

유승호/강진규 기자 us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