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창업사관학교 신입생들과 김성환 교장(둘째줄 가운데)이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정동헌 기자 dhchung@hankyung.com
청년창업사관학교 신입생들과 김성환 교장(둘째줄 가운데)이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정동헌 기자 dhchung@hankyung.com
카이노스는 무선 네트워크를 이용한 위치추적시스템을 개발하는 벤처기업이다. 설립자 이종민 대표(30)는 지난해 11월까지만 해도 세계 굴지의 반도체 개발업체 텍사스인스트루먼츠(TI)에 다니는 전도유망한 젊은이였다. 하이브리드 카 배터리 솔루션을 개발하며 억대 연봉을 받았다. 그러다 지난해 말 갑자기 사표를 던졌다.

“안정된 직장과 뻔한 생활에 길든다는 느낌이 들었어요. 더 넓은 세상에서 인생을 걸고 의미있는 일에 도전해 보고 싶었어요. 돈이 아닌 다른 가치가 필요했죠.”

이 대표가 개발 중인 제품은 사람이나 물건에 배지처럼 부착하면 그 위치를 휴대폰을 통해 확인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위치추적기와 휴대폰용 앱(애플리케이션) 등 전체 솔루션을 개발하고 있다. 이 제품의 장점은 무게가 가볍고, 크기가 작아 어린이와 노인 등 보호가 필요한 대상이나 잃어버리면 안 되는 물건에 손쉽게 붙일 수 있다는 것이다. 별도의 큰 위치 추적기를 붙여야 하는 위성항법장치(GPS)를 이용한 위치추적시스템보다 진일보한 제품이다.

이 대표는 평소 알고 지내던 변리사의 권유로 이달 초 경기 안산 청년창업사관학교에 들어갔다. 그는 “비슷한 꿈을 꾸고 있는 입학생들과 한곳에 모여 아이디어를 나누고 네트워크를 만들 수 있어 좋다”며 “위치추적시스템 시장에서 세계를 제패해 보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중소기업청과 중소기업진흥공단은 이달 초 청년창업사관학교 4기 입학생으로 예비 창업가(초기 사업가 포함) 227명을 뽑았다. 기계와 전기·전자, 생명공학, 정보통신, 공예 등 7개 분야에서 창의적인 창업 아이템을 가진 미래의 기업가들이다. 해외 수출 유망 벤처기업가 80명도 별도로 뽑아 수출사업을 지원할 예정이다.

이화여대 정치외교학과에 재학 중인 김예솔 씨(24)도 입교생 중 한 명이다. 그는 유아용 후각교육 도서와 향기를 내는 교육재료를 개발하고 있다. “책이나 교육재료에 향기를 입히면 창의력을 계발하고 뇌를 활성화하는 효과가 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지난해 교내 CEO대회에서 이 아이템으로 최우수상을 받았고 지도 교수의 추천으로 청년창업사관학교에 입학했다. 김씨는 “시각 장애인의 80%가 개발도상국에 살고 있다”며 “개발도상국의 시각장애 아동들에게 향기가 나는 후각교육도서를 무상으로 지원하고 싶다”고 말했다.

기병호 휴앤스 대표(38)는 정수기 생산업체인 거산에서 8년간 제품 개발 일을 하다 퇴사하고 청년창업사관학교에 입학했다. 그가 개발 중인 제품은 몸 안의 활성산소를 제거하는 기능을 가진 수소수를 제조하는 정수기다. 기 대표는 “물을 전기분해해서 수소를 다시 물에 녹이는 것이 제품의 원리”라며 “작동과 동시에 수소수가 생성되는 것이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기 대표는 올해 9월까지 시제품 개발을 마칠 계획이다.

이창섭 중기진흥공단 홍보실장은 “청년창업사관학교는 단순한 창업지원기관이 아니라 젊은이들의 자아와 꿈을 현실로 만들어주는 ‘꿈 공장’”이라고 소개했다.

안산=추가영 기자 gych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