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상 ‘싱글 핸디캐퍼’라고 하면 9오버파(그로스 스코어 81타)까지를 말한다. 그러나 골퍼들에게는 같은 ‘싱글 스코어’라고 해도 80타나 81타보다는 79타가 주는 의미가 다르다. 70대 타수와 80대 타수는 분명하고도현격한 차이를 안고 있다. 상당수 골퍼가 70대 타수를 눈앞에 두고 마지막 홀에서 트리플 보기를 한다거나 1m도 안 되는 파 퍼트를 놓치는 실수를 저지르며 80타를 넘기곤 한다. 80타대 초반의 스코어와 70타대 후반 스코어의 차이는 미처 생각하지 못한 곳에서 발생한다. 확실하게 79타 이하의 스코어를 내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미국 골프다이제스트에 실린 노하우를 간추려 소개한다.

☞ 잘 치든, 못 치든 초반 스코어에 좌우되지 마라

초반부터 연속 파를 기록하거나 파-파-버디를 기록할 경우 누구나 ‘라베’(라이프 베스트 스코어)에 대한 기대가 높아진다. 하지만 출발이 너무 좋으면 오히려 ‘스코어 몰락’이 닥쳐올 가능성이 높아진다. 골프다이제스트의 50대 교습가인 수지 웨일리는 “쉽지 않겠지만 스코어에 연연하기보다 스윙의 핵심이나 프리샷 루틴 같은 것에 집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정반대의 경우도 예상할 수 있다. 첫 홀에서 더블보기나 트리플보기를 하고도 80타의 벽을 충분히 넘을 수 있다. 웨일리는 “큰 실수가 미리 나온 만큼 집중력이 높아지면서 더 이상의 실수를 막는 약이 될 수 있다”고 충고했다.

☞ 기가 막히게 멋진 샷보다 실수를 적게 하라

게임 분석 웹사이트인 샷바이샷닷컴을 개발한 피터 샌더스는 아마추어 남자 골퍼가 79타를 기록한 라운드 1만8000회를 분석해 흥미로운 결과를 발표했다. 티샷은 18개 홀 가운데 8개 홀에서 페어웨이에 안착했다. 그러나 한 차례 코스를 벗어나며 레이업이나 벌타 같은 문제를 야기했다. 정규 타수 만에 그린에 올린 ‘레귤러 온’은 8개홀에서 이뤄졌다. 50야드 이내에서 파 세이브를 시도했을 경우 8차례 가운데 3차례 성공했다. 총 퍼팅 수는 32번이었고 3퍼팅은 한 차례 범했다.샌더스는 “79타를 쳤다고 해서 월등한 플레이를 펼치는 것은 아니다”며 “실수를 많이 하지 않을 뿐”이라고 분석했다.

☞ 거리 욕심 버리고 자존심은 가방에 넣어라

아마추어 골퍼의 가장 큰 난관 가운데 하나는 ‘자존심’이다. 티샷은 페어웨이로 가야 한다. 드라이버를 고집하며 거리 욕심을 내지 말고 하이브리드로 티샷을 하는 전략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그린 주변에서는 멋진 ‘플롭샷’(공중에 붕 떠서 그린에서 스핀을 먹고 멈추는 기술샷)을 꿈꾸지 말고 최대한 오르막 퍼팅이 가능한 곳으로 공을 보내려는 자세가 필요하다.조시 샌더 티칭 프로는 “파4 도그레그홀에서 티샷에서 모험을 하지 말라”며 “세 번은 안전하게 샷을 하고 마지막 파 세이브 퍼팅에서 모험을 걸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주말 골퍼, 79타 치려면…
☞ 불필요한 말 하지 말고 ‘합죽이가 되라’

처음으로 80타의 벽을 넘으려는 골퍼는 스스로 일을 그르치는 경향이 있다. 옆에서 불운의 기운을 불어넣는 사람들도 도사리고 있다. 그것은 대부분 말로 시작된다. 물론 나쁜 의도는 아니지만 78타를 83타쯤으로 바꿔 놓을 수 있는 말들의 예를 보자.“이쯤 되면 마지막 세 홀에서 보기를 하더라도 목표를 이룰 수 있겠어.” “16번 홀에서 연못 옆으로 볼을 보내면 나머지는 거저 먹기지.” “지금 자네 샷이 더 중요해. 다른 사람의 샷은 생각도 하지마.”

☞ 짧은 티에서 플레이해 보라

‘퍼팅 교습의 대가’로 유명한 데이브 스탁턴은 “베스트 스코어를 치려면 연습 라운드를 통해 필요한 샷을 준비해야 한다”며 “버디 확률을 높이고 실수를 하더라도 좋은 스코어를 기록할 수 있도록 짧은 티에서 플레이해보라”고 조언했다. 스탁턴은 다른 연습 방법도 권했다. 그는 “코스에서 가장 쉬운 3~4개 홀에서 드라이버를 사용하지 않고 코스를 공략해보라”며 “그런 다음 그 홀에서 다시 평소처럼 플레이하면 식은 죽 먹기 같은 기분이 들 것”이라고 설명했다.

후반 라운드를 잘 마무리하려면…

초반 스윙 감각이 좋다가 후반에 이를 잃어버리고 죽을쑨 경험을 가진 골퍼들이라면 ‘골프는 장갑을 벗을 때까지 모른다’는 말에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후반에 강한 골퍼가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피로를 느끼기 시작하면 볼을 정확히 맞히기 힘들다. 미국의 피트니스 전문가 테리 심슨은 골프다이제스트에 다음과 같은 네 가지 유형에 대한 해결책을 제시했다.

(1)볼을 정확하게 맞히지 못할 때=피로가 오면 볼로부터 멀어지는 움직임으로 인해 볼을 정확하게 치는 것이 어려워진다. 백스윙을 적절하게 하기 위해서는 오른쪽 다리로 지탱하고 선 채 백스윙을 해보라.

(2)슬라이스가 날 때=힘이 빠지면 상체와 하체가 동시에 회전해 슬라이스를 유발한다. 상체는 돌리지 않고 골반만 틀어주는 동작을 하려면 클럽의 그립 끝에 두 손을 올려 놓고 상체는 가능한 한 움직이지 않은 채 골반만 타깃 방향으로 틀어주는 동작을 해보라.

(3)몸이 일어설 때=다리가 지치면 무릎을 구부린 자세에서 몸을 안정되게 받쳐주지 못한다. 이를 방지하려면 모든 체중을 왼발에 싣고 어드레스를 한다. 오른발은 발끝으로만 선다. 이 상태에서 피니시까지 스윙하되 오른 무릎이 타깃을 향해 회전하도록 한다.

(4)퍼트가 라인을 벗어날 때=하체가 흔들리면 의도한 라인대로 공이 굴러가지 않는다. 하체가 안정돼야 어깨로 주도하는 스트로크 동작을 할 수 있다. 이를 위해서는 벨트 아래의 모든 부분을 고요하게 유지한 채 스트로크해 하체의 근육이 긴장감을 느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한은구 기자 to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