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w&Biz] 김재호 바른 대표변호사 "경매 컨설팅 新사업 개척…로펌도 기업가정신 필요"
법무법인 바른은 최근 ‘법원 경매컨설팅’ 분야를 새로 개척했다. 국내 로펌 가운데 이 서비스를 제공하는 곳은 현재 바른이 유일하다. 기업이 법원 경매에 나온 부동산 등을 취득할 때 그 매물에 얽힌 각종 권리관계(임차인 등)나 세금, 규제 문제 등을 분석해준다. 이 분야는 바른의 짭짤한 수입원이 됐다.

김재호 법무법인 바른 대표변호사(사법연수원 16기·사진)는 “가만히 있어도 로펌 입에 감이 떨어지던 시절은 지나갔다”며 “법조인이라고 선비처럼 있어선 안 된다. 로펌도 블루오션을 개척하는 등 기업가정신을 발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소속 변호사들이 자발적으로 꾸린 연구 및 실무모임이 여러 개 있어 앞으로 새로운 분야를 개척하는 시도가 더 나올 것”이라고 기대했다.

김 대표는 비즈니스 역량을 강화하는 게 최근 바른의 큰 화두라고 강조했다. 바른은 판사였던 김 대표 등이 1998년 법복을 벗고 만든 뒤 판검사 출신을 파트너로 집중 영입했다. 김 대표는 “소속 변호사가 판검사 선후배이다 보니 잘 뭉친다는 장점도 있지만 비즈니스 수완에 있어서는 부족한 면도 있었다”며 “법원 경매컨설팅 등 특성화된 분야를 더 개발하는 동시에 세일즈 역량 강화에 힘을 쏟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세일즈를 고객에게 부담주는 행위로 보는 시각이 더러 있는데 실은 고객의 요구를 충족시켜주는 것으로 봐야 한다”며 “세일즈에도 적극 나서달라고 구성원을 설득했고 공감을 많이 얻어 올해 1분기 매출이 큰 폭으로 증가하는 등 구체적인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2~3년 앞으로 다가온 법률시장 완전 개방이 국내 로펌에 상당한 위협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법무부는 올해 외국법자문사법 개정안을 만들어 국내외 로펌 합작회사에서 외국계의 지분율 한도를 규정할 계획이다. 김 대표는 “외국 로펌의 지분율이 커지면 국내 로펌의 타격이 클 것”이라며 “예상되는 새로운 도전에 기민하게 대응하기 위해 로펌 내 소위원회를 만들어 운용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양병훈 기자 h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