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컴포넌트·모다정보통신·에스티아이…단기급등株, 신용잔액 위험수위
사물인터넷 테마주 모다정보통신은 매달 20~30%씩 등락을 반복하는 ‘롤러코스터’ 종목으로 꼽힌다. 신용융자를 통해 매입한 주식이 전체 상장주식의 11.08%에 달하기 때문이다. 코스피시장 종목의 평균 신용융자 매매 비중(1.88%)의 6배에 달한다. 모다정보통신은 최근 가파른 하강 국면에 진입했다. 4월3일 1만원이었던 이 종목의 주가가 12일 8270원까지 밀렸다. 신용잔액 비중이 지나치게 높다는 우려가 이 종목의 낙폭을 키웠다는 분석이다.

◆신용잔액 비중 ‘경고등’

신용잔액이 2013년 6월 이후 최고치인 4조9000억원 안팎까지 불어나면서 신용잔액 비중이 높은 종목들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8일 기준 신용융자 잔액은 4조8887억원이다. 정점이었던 4월29일 4조9223억원보다는 소폭 감소했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코스닥 상장사들의 시가총액은 유가증권시장 상장사의 9분의 1 수준이지만 신용잔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50%에 가깝다. ‘한방’을 노리고 빚을 내면서 주식에 투자하는 사례가 그만큼 많다는 의미다.

박선현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현재 코스닥시장의 신용잔액 비중은 1.88%로 지난해 코스닥지수가 최고조에 이르렀을 때와 엇비슷한 수준”이라며 “신용잔액이 감소하며 하락장이 시작됐던 전례가 올해도 되풀이될 수 있다”고 말했다.

신용잔액은 매도 기회를 엿보는 잠재매물인 만큼, 증가세가 본격적으로 꺾이는 순간부터 폭락 종목이 속출하게 된다. 주가가 일정 수준 이하로 떨어지면 빚을 통해 매입한 주식들에 대한 반대매매가 시작되고 해당 종목 주가가 더 떨어지는 악순환이 되풀이된다는 설명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바이오주 진메트릭스다. 이 종목은 5월 들어 신용잔액이 44% 감소했는데 이 과정에서 주가가 11.18% 급락했다.

◆테마주, 단기급등주 주의해야

대개 단기 급등주와 테마주들이 신용잔액 리스크에 노출돼 있다. 현재 코스닥시장에서 신용잔액 비중이 가장 높은 종목은 4월 이후 주가가 30% 이상 뛴 디스플레이 부품주 아이컴포넌트(11.25%)다. 올 들어 주가 흐름이 좋았던 에스티아이(9.53%), 하이비젼시스템(9.07%), 다날(9.01%) 등도 신용잔액이 위험수위에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유가증권시장에서는 최근 급등한 건자재주로 한솔홈데코(7.68%), 중국 환경오염 테마주로 잘 알려진 KC그린홀딩스(7.40%) 등이 ‘신용잔액 블랙리스트’에 올라있다.

독립리서치 올라FN의 강관우 대표는 “신용잔액 비중이 높은 종목은 대부분 단기 주가 흐름이 좋아 개인 투자자들이 유망 종목으로 착각하기 쉬운만큼 유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 신용잔액

개인 투자자들이 주식을 사기 위해 증권사로부터 빌린 돈의 규모. 신용을 통한 주식 매매는 상승장에선 ‘지렛대 효과’를 일으켜 상승폭을 키우지만 하락장에서는 투매로 이어질 수 있다. 대개 주가 등락폭이 큰 코스닥 중소형들이 신용잔액 비중이 높다.

송형석 기자 click@hankyung.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