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제일제당(대표이사 김철하)이 기능성 고단백 가축사료 원료인 발효대두박(제품명 SOYTIDE)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CJ제일제당은 12일 발효대두박 시장이 크게 성장하는 추세에 발맞춰 생산규모를 늘리고 동남아, 중국 등 글로벌 생산기지를 구축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가축에 양질의 단백질을 제공하는 핵심원료인 어분(생선을 찌거나 말려서 만든 생선가루)의 수요∙공급 불균형 현상으로 가격인상이 지속되고 있어 이 시장의 성장 가능성이 큰 유망분야로 떠오를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전 세계 발효대두박 시장은 현재 7000억원 규모로, 중국을 비롯해 동남아 국가의 육류 소비증가로 인해 매년 5% 이상 성장하고 있다. 덴마크의 HP(효모로 만든 발효대두박)와 대만의 다봄(유산균으로 만든 발효대두박)이 가장 큰 시장점유율을 차지하고 있지만 6% 수준에 불과할 정도로 시장을 선점하고 있는 업체는 없는 상황이다.

특히 발효대두박은 가격이 어분의 절반 수준이지만, 단백질 함량이 55%로 어분(단백질 함량 65%)과 비교했을 때 결코 뒤지지 않고 품질도 좋아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어분시장이 10조원에 달하는 규모를 형성하고 있는 것을 감안하면 발효대두박 시장 역시 향후 수조원대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이런 발효대두박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CJ제일제당은 최근 기존 5000톤 규모의 생산량에서 1만3000톤으로 확대하며 국내 최대 규모의 생산기지를 구축했다. 올해 하반기에는 동남아 최대 시장인 베트남에 거점을 확보하고 중국, 미국, 유럽 등으로 사업을 확대해 2020년까지 전세계 시장점유율 15%, 연 매출 2000억원 달성에 주력할 계획이다.

발효대두박 매출은 글로벌 비중이 전체 60% 이상 차지하고 있는 만큼 향후 CJ제일제당의 글로벌 매출 성장을 견인하는 효자품목으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기대된다. 지난해 기준 매출은 50억원 수준에 불과하지만 국내보다 베트남이나 말레이시아, 태국 등에서의 판매가 증가하고 있어 올해는 100억원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 동안 어분이나 기타 단백질 원료만 사용하던 카길(Cargill) 베트남이 발효대두박의 품질과 기능성에 대해 큰 관심을 보이며 시장을 대표하는 유산균 발효대두박과 CJ제일제당의 청국장균 발효대두박의 비교실험을 진행했다. 이후 청국장균 발효대두박이 소화가 잘되고 단백질 흡수가 뛰어나다는 결과를 확인, 올해 초부터 주문 물량을 늘리고 있다.

김진현 CJ제일제당 소재사업부문장(부사장)은 "CJ제일제당은 지속적인 발효미생물 및 생산공정 연구개발을 통해 발효대두박의 기능성과 품질을 강화해왔다"며 "글로벌 사료사업 성장으로 메인스트림 시장 진출이 용이하다는 이점을 살리고 차별화된 품질기술력을 앞세워 시장 선점에 주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경닷컴 정형석 기자 chs879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