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가, 이건희 회장 건강 이상에 '촉각'…주가 전망 엇갈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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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희 삼성 그룹 회장의 건강 이상 소식이 알려지면서 증권가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삼성전자를 비롯한 삼성그룹주가 국내 주식시장에서 차지하는 영향력이 절대적인만큼 이 회장 건강 상태에 따라 증시에 미치는 파급도 상당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증권가에서는 삼성그룹 계열사들이 받을 영향에 대해 시각이 다소 엇갈리고 있다. 이 회장 상태가 심각하지 않다는 점에서 우려할 만한 요인은 없다는 분석이 나오는 한편 투자심리에 부정적 영향을 줄수 있단 전망도 제기된다.
◆ 지배구조 개편 가속화 가능성…건설계열사 주목
김영준 교보증권 리서치센터장은 12일 "이 회장 건강과 관련된 얘기가 나온 것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며 "과거에도 몇 차례 입원 소식이 있었지만 증시에 큰 영향을 주지는 않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상태가 호전되고 있는데다 최근 그룹 사업조정과 경영권 승계 작업도 빠르게 이우어지고 있어 걱정할 만한 부분은 없다"고 진단했다.
김 센터장은 오히려 삼성그룹 사업조정 진행 속도가 더욱 가속화될 가능성이 커 관련 계열사들의 움직임을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삼성SDI의 제일모직 합병, 삼성에버랜드와 에스원 간 사업재편 등에 이어 건설 계열사들의 조정도 급물살을 탈 것이란 관측.
그는 "과거 삼성그룹이 CJ와 신세계 등으로 계열분리 하던 때를 살펴보면 계열사간 사업중복 문제 등을 해결한 뒤에 분리가 이루어졌다"며 "건설 계열사들도 사업 영역이 겹치는 부분이 많아 정리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핵심 계열사인 삼성전자에 미치는 충격도 크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박강호 대신증권 연구원은 "이 회장 건강 이상 소식은 분명 좋지 않은 요인인 건 맞다"면서도 "단기간 영향을 줄 순 있지만 중장기적으로 증시에 리스크가 되진 않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이어 "외국인 투자자들도 이 회장 건강 문제에 관심을 가지기는 할 테지만 더 중요한 것은 삼성전자 실적이나 미래 사업 등"이라고 지적했다.
박 연구원은 그러나 이 회장 건강 문제를 계기로 그룹 지배구조 개편과 승계 작업은 더욱 탄력을 받을 것으로 내다봤다.
◆ 이 회장 리더십 부재 우려…투자심리 위축될수도
이 회장이 카리스마 넘치는 제왕적 리더십으로 그룹을 움직여온 만큼 계열사 주가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단 시각도 많다. 특히 이 회장이 건강을 회복한 뒤에도 곧바로 경영 활동에 나서긴 힘들 것으로 보여 그의 부재가 투자심리를 위축시킬 것이란 분석이다.
이민희 아이엠투자증권 연구원은 '이건희 없는 삼성'이 될 경우 삼성전자 주가에 '플러스(+)' 요인은 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건희 회장이 워낙 위기 관리에 대응을 잘 해왔기 때문에 이 회장의 부재는 투자자들에게 우려 요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후계 구도 정리 흐름이 빨라지고 있는 것에 대해서도 삼성전자 주가에 좋을 것은 없다는 입장이다.
이 연구원은 "현재 이재용 부회장이 갖고 있는 삼성전자 지분이 거의 없는 상황에서 삼성전자 주가는 너무 높다"며 "이 부회장이 지분을 가져가기엔 비용이 지나치게 많이 들어가기 때문에 이를 어떻게 처리할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증권사 관계자는 "이 회장의 경영 참여 중단이 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클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그는 "이 회장의 경영 카리스마가 워낙 뛰어난 것도 있지만 이 부회장의 경영 능력에 대한 시장 컨센서스가 아직 미흡한 상황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이 회장이 있고 없고의 차이는 삼성전자에 대한 투자심리에 영향을 줄 수 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다만 삼성물산과 삼성전기 등 다른 삼성 계열사의 주가엔 이렇다 할 '충격'을 주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이 회장은 지난 10일 밤 10시께 서울 한남동 자택에서 갑자기 호흡곤란 증세를 보여 인근 순천향대학병원으로 옮겨졌다. 도착 직후 심장마비가 발생해 응급심폐소생술(CPR)을 받았다.
급성 심근경색 진단이 내려진 이 회장에게 곧바로 심폐소생술이 시행됐다. 의료진이 수십 차례 반복해 흉부압박과 인공호흡을 한 끝에 급박했던 위기를 너겼다.
이 회장은 11일 새벽 서울 일원동 삼성서울병원으로 이송돼 심장 시술을 받고 현재 회복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주식시장에서 오전 9시5분 현재 삼성그룹 주가는 엇갈렸다. 연내 상장 계획을 밝힌 삼성SDS 수혜주로 거론되는 일부 종목을 제외하고는 하락세다.
삼성전자는 이날 보합권에서 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삼성물산은 3~4%대, 크래듀는 9%대 강세다. 삼성SDS의 연내 상장 기대감이 반영됐다.
삼성전기는 1.50%대 소폭 약세다. 삼성SDI와 삼성테크윈, 삼성증권, 삼성카드 등의 하락폭도 1%대를 넘어섰다.
한편 삼성그룹 계열사 사업조정에 대한 증권가 관심은 최근 들어 더 뜨겁게 달궈지고 있다.
증권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서 최근 한 달 간 가장 많이 읽힌 분석 리포트는 '삼성계열사 사업부문 조정 시사점'이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이 낸 이 리포트는 총 3페이지 분량으로 30일 사이 892건 읽혔다.
한경닷컴 권민경 기자/이지현 기자 kyoung@hankyung.com
삼성전자를 비롯한 삼성그룹주가 국내 주식시장에서 차지하는 영향력이 절대적인만큼 이 회장 건강 상태에 따라 증시에 미치는 파급도 상당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증권가에서는 삼성그룹 계열사들이 받을 영향에 대해 시각이 다소 엇갈리고 있다. 이 회장 상태가 심각하지 않다는 점에서 우려할 만한 요인은 없다는 분석이 나오는 한편 투자심리에 부정적 영향을 줄수 있단 전망도 제기된다.
◆ 지배구조 개편 가속화 가능성…건설계열사 주목
김영준 교보증권 리서치센터장은 12일 "이 회장 건강과 관련된 얘기가 나온 것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며 "과거에도 몇 차례 입원 소식이 있었지만 증시에 큰 영향을 주지는 않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상태가 호전되고 있는데다 최근 그룹 사업조정과 경영권 승계 작업도 빠르게 이우어지고 있어 걱정할 만한 부분은 없다"고 진단했다.
김 센터장은 오히려 삼성그룹 사업조정 진행 속도가 더욱 가속화될 가능성이 커 관련 계열사들의 움직임을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삼성SDI의 제일모직 합병, 삼성에버랜드와 에스원 간 사업재편 등에 이어 건설 계열사들의 조정도 급물살을 탈 것이란 관측.
그는 "과거 삼성그룹이 CJ와 신세계 등으로 계열분리 하던 때를 살펴보면 계열사간 사업중복 문제 등을 해결한 뒤에 분리가 이루어졌다"며 "건설 계열사들도 사업 영역이 겹치는 부분이 많아 정리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핵심 계열사인 삼성전자에 미치는 충격도 크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박강호 대신증권 연구원은 "이 회장 건강 이상 소식은 분명 좋지 않은 요인인 건 맞다"면서도 "단기간 영향을 줄 순 있지만 중장기적으로 증시에 리스크가 되진 않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이어 "외국인 투자자들도 이 회장 건강 문제에 관심을 가지기는 할 테지만 더 중요한 것은 삼성전자 실적이나 미래 사업 등"이라고 지적했다.
박 연구원은 그러나 이 회장 건강 문제를 계기로 그룹 지배구조 개편과 승계 작업은 더욱 탄력을 받을 것으로 내다봤다.
◆ 이 회장 리더십 부재 우려…투자심리 위축될수도
이 회장이 카리스마 넘치는 제왕적 리더십으로 그룹을 움직여온 만큼 계열사 주가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단 시각도 많다. 특히 이 회장이 건강을 회복한 뒤에도 곧바로 경영 활동에 나서긴 힘들 것으로 보여 그의 부재가 투자심리를 위축시킬 것이란 분석이다.
이민희 아이엠투자증권 연구원은 '이건희 없는 삼성'이 될 경우 삼성전자 주가에 '플러스(+)' 요인은 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건희 회장이 워낙 위기 관리에 대응을 잘 해왔기 때문에 이 회장의 부재는 투자자들에게 우려 요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후계 구도 정리 흐름이 빨라지고 있는 것에 대해서도 삼성전자 주가에 좋을 것은 없다는 입장이다.
이 연구원은 "현재 이재용 부회장이 갖고 있는 삼성전자 지분이 거의 없는 상황에서 삼성전자 주가는 너무 높다"며 "이 부회장이 지분을 가져가기엔 비용이 지나치게 많이 들어가기 때문에 이를 어떻게 처리할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증권사 관계자는 "이 회장의 경영 참여 중단이 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클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그는 "이 회장의 경영 카리스마가 워낙 뛰어난 것도 있지만 이 부회장의 경영 능력에 대한 시장 컨센서스가 아직 미흡한 상황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이 회장이 있고 없고의 차이는 삼성전자에 대한 투자심리에 영향을 줄 수 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다만 삼성물산과 삼성전기 등 다른 삼성 계열사의 주가엔 이렇다 할 '충격'을 주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이 회장은 지난 10일 밤 10시께 서울 한남동 자택에서 갑자기 호흡곤란 증세를 보여 인근 순천향대학병원으로 옮겨졌다. 도착 직후 심장마비가 발생해 응급심폐소생술(CPR)을 받았다.
급성 심근경색 진단이 내려진 이 회장에게 곧바로 심폐소생술이 시행됐다. 의료진이 수십 차례 반복해 흉부압박과 인공호흡을 한 끝에 급박했던 위기를 너겼다.
이 회장은 11일 새벽 서울 일원동 삼성서울병원으로 이송돼 심장 시술을 받고 현재 회복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주식시장에서 오전 9시5분 현재 삼성그룹 주가는 엇갈렸다. 연내 상장 계획을 밝힌 삼성SDS 수혜주로 거론되는 일부 종목을 제외하고는 하락세다.
삼성전자는 이날 보합권에서 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삼성물산은 3~4%대, 크래듀는 9%대 강세다. 삼성SDS의 연내 상장 기대감이 반영됐다.
삼성전기는 1.50%대 소폭 약세다. 삼성SDI와 삼성테크윈, 삼성증권, 삼성카드 등의 하락폭도 1%대를 넘어섰다.
한편 삼성그룹 계열사 사업조정에 대한 증권가 관심은 최근 들어 더 뜨겁게 달궈지고 있다.
증권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서 최근 한 달 간 가장 많이 읽힌 분석 리포트는 '삼성계열사 사업부문 조정 시사점'이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이 낸 이 리포트는 총 3페이지 분량으로 30일 사이 892건 읽혔다.
한경닷컴 권민경 기자/이지현 기자 k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