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보생명도…짐싸는 생보사 직원들
교보생명이 오는 7월 대규모 구조조정을 실시한다. 삼성생명과 한화생명은 구조조정을 진행 중이다. 이로써 생명보험업계 대형 3사가 모두 구조조정의 소용돌이에 빠져들었다. 중소형 생보사의 구조조정도 잇따를 전망이다.

이에 비해 손해보험사들은 구조조정 움직임이 없다. 생보사에 비해 자산운용 수익률에서 발생하는 역마진 부담이 작은 데다 상품 포트폴리오가 다양하다 보니 환경 변화에 따른 탄력적 대응이 가능해서다. 같은 보험사지만 생보사와 손보사의 희비가 극명하게 엇갈리는 모습이다.

◆대형 3사만 최대 2000명 감축

교보생명도…짐싸는 생보사 직원들
8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교보생명은 이르면 7월 과장급 이상 직원을 대상으로 대규모 희망퇴직을 실시한다. 희망퇴직을 포함해 전체 직원(4700명)의 최대 15%인 700명가량을 줄여야 조직 효율성을 높일수 있다고 보고 있다. 교보생명이 대규모 구조조정에 나서는 건 2002년 이후 12년 만이다.

교보생명은 직급이 올라갈수록 인사 적체가 심해지는 항아리형 인력 구조를 바꿔 조직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희망퇴직을 추진키로 했다고 설명했다. 교보생명은 과장급 이상 일반직이 전체의 60%를 차지할 정도로 인력구조 불균형이 심각하다. 따라서 이번 희망퇴직 주요 대상도 부장급 인력이 될 전망이다.

생명보험업계 1위인 삼성생명도 자회사와 계열사 이동 등으로 전체 직원의 15%가량인 1000명의 인력 감축을 추진 중이다. 한화생명 역시 지난달 20년 이상 근무한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아 300명의 인력 감축을 마쳤다.

영업 위축과 수익성 악화 등으로 대형사가 먼저 인력 감축에 나서고 있는 만큼 중소형 생보사도 잇따라 대규모 구조조정을 실시할 가능성이 크다.

◆손보사는 상대적으로 ‘느긋’

생보사가 구조조정에 한창인 반면 손보사는 별 움직임이 없다. 수익성이 아직 괜찮기 때문이다. 삼성화재 등 5대 손보사는 지난 1분기 순이익이 4786억원으로 전년 동기(4009억원)보다 19.4% 증가했다. 반면 생보사들의 순이익은 10% 안팎 감소한 것으로 추산된다.

이런 현상이 빚어진 것은 생보사가 저금리 구조에 더 취약하기 때문이다. 생보사들은 외환위기 직후 연 6.5% 이상 고금리 확정이율로 보험상품을 많이 팔았다. 연 6.5% 이상인 계약 규모는 110조원을 웃돈다. 전체 계약의 28%를 차지한다. 하지만 저금리 구조로 인해 이만한 운용수익을 내지 못하고 있다. 작년 생보사들의 평균 자산운용이익률은 4.5%였다. 시간이 지날수록 역마진 규모는 확대될 수밖에 없다.

또 손보사의 상품구조는 화재·건설·해상 등 일반 손해보험, 건강보험 등 장기 손해보험, 자동차보험 등으로 다양하다. 개인과 기업 모두 영업 대상이다. 이에 비해 생보사는 개인을 담보로 한 상품만 취급해 성장동력 확보에 제약이 많다.

김은정 기자 ke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