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트리오의 마리아(왼쪽부터) 루시아 안젤라.
안트리오의 마리아(왼쪽부터) 루시아 안젤라.
클래식뿐 아니라 재즈, 탱고, 록 등 다양한 장르를 자신들의 음악으로 소화해 선보이는 ‘안트리오’가 오는 18일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7년 만에 내한 공연을 연다.

안트리오는 쌍둥이 마리아(44·첼로)와 루시아(44·피아노), 동생 안젤라(42·바이올린) 등 한국계 미국인 자매로 이뤄졌다. 모두 서울에서 태어났고 줄리아드음대를 졸업했다. 1987년 미국 시사잡지 ‘타임’ 커버 스토리로 ‘미국의 아시아계 천재 소녀들’이란 기사가 실리면서 주목받기 시작했다. 1991년 세계적 실내악 콩쿠르 ‘콜먼 콩쿠르’에서 우승했고 2003년에는 미국 주간지 ‘피플’이 뽑은 ‘아름다운 50인’에 이름을 올렸다. 뛰어난 패션 감각 덕에 ‘바디샵’ ‘갭’ 전속모델로도 활동했다.

이번 공연에선 탱고 거장 아소토르 피아졸라의 곡과 일본계 미국 작곡가 켄지 번치가 이들을 위해 쓴 ‘피아노 3중주와 2개의 타악기를 위한 협주곡’ 등을 선보인다. 프린스의 ‘퍼플 레인’, 데이비드 보위의 ‘스페이스 오디티’ 등 록음악을 편곡해 연주한다.

공연에 앞서 이메일 인터뷰에서 이들은 “줄리아드에서 공부할 때부터 다른 장르 예술가들과 협력하는 것을 즐겼다”며 “발레단 ‘발레 뤼스’와 작곡가 스트라빈스키가 만나 새로운 예술을 창조했듯이 우리도 그런 작업을 하고 싶다”고 설명했다.

안트리오는 지난해 엠넷 ‘댄싱9’ 우승자인 비보이 하휘동 씨(35)와 협업 무대도 마련했다. ‘길거리 춤의 전설’로 불리는 하씨는 독일 영국 프랑스 스웨덴 등에서 열린 길거리 댄스 대회에서 우승한 실력자다. 안젤라는 “한국 비보이들을 다룬 ‘플래닛 비보이’라는 다큐멘터리를 보고 난 후 이들과 컬래버레이션 무대를 기대하고 있었다”며 “서로 처음 해보는 협업 무대인 만큼 아주 특별한 일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세 자매가 트리오를 이룬 것에 불편함은 없었을까. “좋은 점도, 나쁜 점도 많지만 나이를 먹어가면서 가족의 힘이 보다 뚜렷하게 나타나는 것 같아요.”(마리아) “여행 중일 때 외롭지 않아서 좋아요. 마리아나 안젤라가 저한테 잔소리하는 건 좋아하지 않지만요.”(루시아) “구두를 잃어버렸을 때 빌릴 수 있는 자매가 있어서 좋아요. 셋 다 발 크기가 같거든요.”(안젤라) 18일 오후 2시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3만~10만원. 1577-5266

이승우 기자 leesw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