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상품에도 컬래버레이션(협업) 바람이 불고 있다. 이종 간 협력을 통해 각 업계의 상생을 꾀하자는 것이다. 제조업 회사와 합작해 할인을 해주기도 하고, 정부 부처와 협력을 하기도 한다. 또 종교단체와 함께나눔을 실천하는 금융상품도 선보이고 있다.

하나은행, 기아자동차와 손잡고 통장 출시

하나은행 ‘기아차 통장’
하나은행 ‘기아차 통장’
하나은행은 지난달 기아자동차 구입 고객에게 할인 혜택을 제공하는 ‘기아차 통장’을 내놨다. 수시입출금식 예금상품으로 통장에 가입하고 나서 2개월이 지나면 기아차 전 차종 구매 시 차량 구입자금 10만원을 기아차에서 지원한다. 서비스 기간은 통장 가입 시점부터 3년간. 즉 통장 가입 후 2개월부터 3년이 지나기 전까지 차량을 구입하면 된다.가입 대상은 개인이고 1인당 1개 계좌만 가입할 수 있다. 하나은행의 수수료 면제 통장에 가입돼 있는 기존 고객 또한‘기아차 통장’으로 전환 가입이 가능하다. 가입 고객에게는 다양한 혜택이 제공된다. 타행 이체거래 시 수수료 면제, 환전 시 환율 우대, 하나컬처클럽 공연 할인등이다.또 이달말까지 선착순1000명에게 스타벅스 커피 기프티콘을 주는 행사도 진행하고 있다.

하나은행은 작년에도 ‘금융과 제조업이 만난 신개념 금융 마케팅’을 내세우며‘기아차 마련 적금’을 출시해 현재도 운용하고 있다.기아차 마련 적금에 가입한 지 2개월 이상이고 세 번 이상 실제 입금한 고객에게 하나은행은모닝·레이 차량 10만원, K9 차량 50만원, 나머지 차량 20만원의 구입 혜택을 준다. 다만 적금 가입 시점부터 1년 이내에 차량을 구입해야 한다. 올 3월 말 기준으로 이 상품에는 4만143명이 가입했다. 가입액도 964억원을 넘는다.다만 이번 ‘기아차 통장’ 상품과 기존 ‘기아차 마련 적금’은 혜택이 중복 적용되지 않는다. 적금 가입 후 실제 기아차를 구입한 고객은 2800여명에 달한다. 금융과 제조업의 결합이 개별 상품을 통해서도 이뤄지고 있는 것이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전 분야에서 벌어지고 있는 이 같은 협업은 금융권에서도 예외는 아니다”며 “앞으로도 제조업과 결합된 금융상품을 개발해 출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 은행은 또봉사활동, 기부금 후원 등 나눔활동에 참여하는 고객들을 대상으로 금리우대 및 단체 후원금 제공 등의 혜택을 담은 ‘행복나눔적금’도 출시해 판매 중이다. 이 상품은나눔활동에 대한 우대금리를 준다. 또500명 이상의 고객이특정 공익단체나 종교단체를 지정하는 경우 가입고객의 연평균잔액을 계산해 0.1%에 해당하는 금액을 은행이 자체 출연해 지정한 단체에 후원금 형태로제공한다. 행복나눔적금의 가입 대상은 개인이며 기본금리는 3년 만기 정액적립식 기준 연 3.0%다. 봉사활동 증명서를 제시하면연 0.1%포인트, 기부금 후원 시 연 0.1%포인트 등 나눔활동에 따른 우대금리를 최고 연 0.2%포인트 제공한다. 매월 1만원 이상 적금 자동이체를 하면 추가로 연 0.1%포인트의 우대금리가 적용돼 최고 연 0.3%포인트의 우대금리를 받을 수 있다. 가입기간은 1년부터 3년까지 월 단위로 고객이 정할 수 있으며 최소 가입금액은 1만원 이상이다.

실제로대한불교조계종사회복지재단을 후원하는 행복나눔적금인 ‘자비나눔 통장’이 나오기도 했다. 김종준 하나은행장이 직접 자승조계종 총무원장을 만나1호 가입 통장을 전달하고 나눔활동 확산을 위한 의견을 나누기도 했다.하나은행 관계자는 “봉사와 기부활동을 통한 나눔의 의미를 널리 알리고자 출시된 상품”이라며 “조계종 사회복지재단을 비롯해 구세군, 사랑의 열매 등 많은 단체들과 함께 나눔활동 확산에 동참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농협은행은 법무부, 우리은행은 전통시장과 협력

농협은행 ‘법사랑플러스 통장·예금·적금’
농협은행 ‘법사랑플러스 통장·예금·적금’
농협은행은 법무부와의 협약체결을 기반으로 범죄 피해 아동 등 소외계층을지원하기 위한 상품 ‘법사랑플러스 통장·예금·적금’을 판매 중이다. 법사랑플러스 통장·예금·적금은 2018년까지 예금판매액(연평균잔액)의 0.1%(10억원 한도) 내에서 공익기금을 조성해 교통사고 피해자, 성폭력·학교폭력 등 어린이 범죄피해자, 다문화가정 어린이 등을 지원하는 재원으로 사용한다. 법사랑플러스 예금은 개인 3년제 정기예금 가입 시 기본이율 연 2.71%,우대금리 최대0.4%포인트가 적용된다.최대 3.11%의 금리를 받을 수 있다.적금 금리는기본 연 2.85%에 우대금리 최대1.0%포인트를 합산해 최고 3.85%다. 우대금리 항목으로는 계약기간 2년 이상, 주택청약종합저축 보유자 또는 신규 가입자, NH채움신용·체크카드 월 사용액 10만원 이상 가입자, 신규 거래 고객이다. 또 법사랑플러스 통장·예금·적금의 복합거래 시 거래수수료 면제, 채움포인트 적립, 추가 금리우대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한다.

우리은행 ‘서울장터사랑대출’
우리은행 ‘서울장터사랑대출’
우리은행은 서울시 전통시장 상인들을 대상으로 금리와 보증료 부담을 대폭 낮춘 ‘서울장터사랑대출’을 200억원 한도로 판매하고 있다. 서울장터사랑대출은 우리은행이 지난해 서울시를 비롯한 산하 구청, 서울신용보증재단, 서울산업통상진흥원, 시장상인연합회 등 6개 민관 단체와체결한 ‘전통시장 다시 살림 공동협력 업무협약’의 일환으로 출시한 상품이다. 우리은행이 출연하고 서울신용보증재단이 발행한 보증서를 담보로 서울시가 이자 일부를 지원하는 대출상품이다.서민금융지원 및 전통시장 활성화를 위해 민과 관이 업계 칸막이를 허물고공동으로 협력한 것이다.

대출 대상은 서울시가 인정한 283개의 전통시장에서 6개월 이상 사업을 하고 있는 소상공인이다. 1년 거치 4년 분할로 최대 2000만원까지 대출한다. 대출금리는 출시일인 지난달 1일 기준 연 4.15%(3개월 변동)이지만 서울시에서 4년간 2%포인트를 지원해 실제 고객이 부담하는 금리는 연 2.15%다.또한 기존 보증서 담보대출과 달리 보증재단을 방문할 필요가 없다.은행에서 보증서 발급과 대출이 한 번에 이뤄지기 때문이다. 보증서를 발급할 때고객이 부담하던 보증료 또한 서울보증재단에서 기존가격의 절반 수준인 연 0.5%로 인하해 수수료 부담을 낮췄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서울장터사랑대출은 은행뿐만 아니라 지방자치단체와 보증재단이 전통시장을 살리겠다는 뜻을 모아 만든 상품”이라며 “서울시와 함께 전통시장 활성화와 서민금융지원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신한은행, 모두투어와 협력 상품 출시

신한은행 ‘신한 S힐링 여행적금’
신한은행 ‘신한 S힐링 여행적금’
신한은행은 여행과 금융상품을 결합해 저축 기간 동안여행 경비를 할인받는‘신한 S힐링 여행적금’을판매하고 있다.적금 가입기간 동안 모두투어여행상품을 이용하면동반 1인을 포함해 최고 8% 할인혜택을 받을 수 있는 상품이다. 개인 및 개인사업자를 대상으로 하고저축 금액은 제한이 없다.계약 기간은 6개월 이상 최대 36개월이다. 기본금리는 3년만기 기준 연2.3%로우대조건 충족 시 최고 연2.7%를 받을 수 있다. 신한카드 및 가맹점 결제 계좌를 신한은행으로 지정하면 연 0.2%포인트, S힐링 제휴 카드 보유 시 연 0.2%포인트를 추가금리로제공받는다.외국 통화 환전 시 최고 70%의 우대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박한신 기자 hansh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