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5월5일 오후 2시11분

카카오가 내년 상반기 기업공개(IPO)를 앞두고 주당 12만원에 자사주 취득에 나섰다. 자사주 취득가로 산정한 카카오 기업가치(시가총액)는 3조2000억원을 넘는다.

5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는 기존 주주들에게 200억원 규모로 자사주를 사겠다고 통보하고 오는 9일까지 신청을 받기로 했다. 주당 매입가격은 12만원으로 총 16만6000여주(0.6%)를 사들일 계획이다.

이번 주식 매입은 임직원에게 나눠줄 주식매수청구권(스톡옵션) 재원을 확보하기 위한 것이다. 카카오는 그동안 신주 발행을 통해 임직원에게 스톡옵션을 부여해왔지만 지난해 벤처기업에서 제외되면서 발행 한도가 소진됐다. 벤처기업은 발행 주식의 50%까지 스톡옵션을 부여할 수 있는 반면 일반기업은 10%로 제한된다.

시장에서는 카카오의 지분 매입 가격에 주목하고 있다. 주당 12만원은 액면가(500원)의 240배다. 이를 바탕으로 평가한 카카오 기업가치는 3조2395억원에 달한다.

카카오는 2011년 9월과 2012년 4월 두 차례에 걸쳐 전환우선주를 각각 1만원, 2만원에 발행했다. 이후 수익모델이 검증되기 시작하면서 주가가 본격 상승 곡선을 그렸다. 카카오는 2011년까지 적자를 기록했지만 2012년엔 매출 461억원, 순이익 52억원을 내며 흑자로 돌아섰다. 지난해 매출은 전년 대비 세 배 이상 늘어난 2107억원, 순이익은 10배 넘게 급증한 614억원을 올렸다.
카카오 주식에 투자한 한 업체 관계자는 “12만원에 팔아도 큰 수익이 나지만 상장 기대 때문에 매각 여부를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IB업계 관계자는 “주당 12만원에 자사주를 산다는 것은 기업가치가 훨씬 더 뛸 것으로 자신한다는 의미로 해석된다”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IPO 후 시가총액이 5조원에 달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이유정 기자 yj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