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심한 바다…야속한 '세월'…아직 못 들어간 선내 3곳 집중수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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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침몰 21일째 '팽목항의 절규'
희생자 유실방지 총력…211개 무인도 주변 탐색
30㎞ 떨어진 곳에서도 유류품…저인망 어선 투입
희생자 유실방지 총력…211개 무인도 주변 탐색
30㎞ 떨어진 곳에서도 유류품…저인망 어선 투입
“저 안에 애들 이젠 형체도 다 없어졌어요. 하루빨리 꺼내주세요 제발.” 지난 4일 박근혜 대통령이 진도 팽목항의 실종자 가족 대책본부 천막을 찾았을 때 천막 안에서는 절규와 비명, 울음소리가 잇따라 터져나왔다. “얼굴이 일그러지고 손발이 썩어 문드러졌어도 우리 아이 내 손으로 보내고 싶어요. 부모 마음 좀 헤아려주세요.”
세월호 구조·수색작업이 장기화되면서 ‘무사생환’을 간절히 고대해온 실종자 가족들의 희망도 꺼져가는 촛불처럼 희미해지고 있다. 5일 오전 진도 팽목항. 이날도 실종자 가족들은 거센 돌풍으로 한때 수색이 중단된 무심한 바다를 바라보며 발을 동동 굴렀다.
“이젠 시신이라도 찾았으면 좋겠어요. 죽어서도 구천을 헤맬 아이를 생각하면….” 학부모 이모씨는 끝내 말을 잇지 못했다.
5일로 세월호 침몰 20일째다. 구조·수색작업이 더뎌지면서 실종자 가족들의 마지막 바람도 이젠 장담할 수 없는 지경까지 왔다. 민·관·군 합동 구조팀은 선내 111개 공간 중 64곳에 실종자가 있을 것으로 보고 이 가운데 61곳의 수색을 이날까지 마쳤다. 이젠 3곳만 남았다. 그러나 시신과 세월호 유류품들이 사고지점 반경 30㎞ 해역에서도 잇따라 발견되고 있는 상황이다.
구조팀은 이날 수색을 통해 시신 14구를 추가 수습했다. 이에 따라 사망자는 262명으로 늘었고 실종자는 40명이다. 하지만 선내에서 아기 젖병을 발견했다는 잠수사의 진술에 따라 아기의 승선 여부도 조사 중이다. 실종자가 더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
수색작업은 잠수사 127명이 투입돼 3층 매점 옆 미개방 격실 3곳을 대상으로 집중적으로 진행됐다. 4층 선수 중앙격실과 선미 다인실에 대한 확인작업도 병행됐다. 구조팀은 오는 15일까지 실종자를 모두 찾지 못하면 1·2층 화물칸과 로비, 계단, 매점, 오락실, 화장실 등 공용구역을 수색할 계획이다.
시신 유실을 막는 데도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범정부사고대책본부는 이날부터 수색구역을 침몰 지점에서 반경 30㎞ 밖의 해안가 등지로 확대하고 211개 무인도 주변에 대한 수색도 강화하기로 했다. 사고 지점에서 30㎞가량 떨어진 진도군 지산면 등지에서 가방, 슬리퍼, 잠옷 등 유류품 750여점이 발견됐기 때문이다.
대책본부 내 ‘희생자 유실방지 전담반(TF)’은 침몰 지점에서 북서쪽과 남동쪽으로 각각 1.5㎞ 떨어진 지점에 중형 쌍끌이 저인망 어선을 투입했다. 또 8일에는 조류의 흐름이 강한 세월호 남동·남서쪽 3~5㎞ 지점에 폭 60m, 높이 45m의 안강망을 배치해 차단망을 보강하기로 했다.
전담반은 사고 해역 8㎞ 이내까지는 민·관·군 합동구조팀의 작전구역으로 정하는 한편 8㎞ 외곽부터는 3단계로 나눠 어민들의 닻자망, 낭장망, 안강망 추가 설치 및 대형 쌍끌이 어선 동원 수색, 어업지도선 수색에 나서고 있다.
고명석 대책본부 대변인은 “7일부터는 24시간 수색이 가능한 소조기가 시작된다”며 “그동안 소조기에만 시신의 절반가량을 수습한 것을 감안해 소조기 닷새 동안 수색 성과를 낼 수 있도록 작업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진도=최성국 기자 skchoi@hankyung.com
세월호 구조·수색작업이 장기화되면서 ‘무사생환’을 간절히 고대해온 실종자 가족들의 희망도 꺼져가는 촛불처럼 희미해지고 있다. 5일 오전 진도 팽목항. 이날도 실종자 가족들은 거센 돌풍으로 한때 수색이 중단된 무심한 바다를 바라보며 발을 동동 굴렀다.
“이젠 시신이라도 찾았으면 좋겠어요. 죽어서도 구천을 헤맬 아이를 생각하면….” 학부모 이모씨는 끝내 말을 잇지 못했다.
5일로 세월호 침몰 20일째다. 구조·수색작업이 더뎌지면서 실종자 가족들의 마지막 바람도 이젠 장담할 수 없는 지경까지 왔다. 민·관·군 합동 구조팀은 선내 111개 공간 중 64곳에 실종자가 있을 것으로 보고 이 가운데 61곳의 수색을 이날까지 마쳤다. 이젠 3곳만 남았다. 그러나 시신과 세월호 유류품들이 사고지점 반경 30㎞ 해역에서도 잇따라 발견되고 있는 상황이다.
구조팀은 이날 수색을 통해 시신 14구를 추가 수습했다. 이에 따라 사망자는 262명으로 늘었고 실종자는 40명이다. 하지만 선내에서 아기 젖병을 발견했다는 잠수사의 진술에 따라 아기의 승선 여부도 조사 중이다. 실종자가 더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
수색작업은 잠수사 127명이 투입돼 3층 매점 옆 미개방 격실 3곳을 대상으로 집중적으로 진행됐다. 4층 선수 중앙격실과 선미 다인실에 대한 확인작업도 병행됐다. 구조팀은 오는 15일까지 실종자를 모두 찾지 못하면 1·2층 화물칸과 로비, 계단, 매점, 오락실, 화장실 등 공용구역을 수색할 계획이다.
시신 유실을 막는 데도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범정부사고대책본부는 이날부터 수색구역을 침몰 지점에서 반경 30㎞ 밖의 해안가 등지로 확대하고 211개 무인도 주변에 대한 수색도 강화하기로 했다. 사고 지점에서 30㎞가량 떨어진 진도군 지산면 등지에서 가방, 슬리퍼, 잠옷 등 유류품 750여점이 발견됐기 때문이다.
대책본부 내 ‘희생자 유실방지 전담반(TF)’은 침몰 지점에서 북서쪽과 남동쪽으로 각각 1.5㎞ 떨어진 지점에 중형 쌍끌이 저인망 어선을 투입했다. 또 8일에는 조류의 흐름이 강한 세월호 남동·남서쪽 3~5㎞ 지점에 폭 60m, 높이 45m의 안강망을 배치해 차단망을 보강하기로 했다.
전담반은 사고 해역 8㎞ 이내까지는 민·관·군 합동구조팀의 작전구역으로 정하는 한편 8㎞ 외곽부터는 3단계로 나눠 어민들의 닻자망, 낭장망, 안강망 추가 설치 및 대형 쌍끌이 어선 동원 수색, 어업지도선 수색에 나서고 있다.
고명석 대책본부 대변인은 “7일부터는 24시간 수색이 가능한 소조기가 시작된다”며 “그동안 소조기에만 시신의 절반가량을 수습한 것을 감안해 소조기 닷새 동안 수색 성과를 낼 수 있도록 작업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진도=최성국 기자 skcho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