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마을] 잡스가 고집한 '뉴발란스의 고집'
‘스티브 잡스의 신발’ ‘오바마 대통령이 신는 운동화’로 유명한 뉴발란스. 108년 역사의 이 신발 브랜드는 나이키, 아디다스처럼 유명 스포츠 스타를 쓰지 않고도 글로벌 스포츠 기업으로 승승장구하고 있다. 오히려 유명인들이 ‘N’이라는 선명한 로고가 들어간 신발을 자발적으로 홍보해주고 있는 이 브랜드의 성공비결은 뭘까.

《운동화에 담긴 뉴발란스 이야기》는 ‘제품이 좋으면 소비자들이 알아볼 것’이라는 고집을 꺾지 않고 오랜 전통을 유지하면서 성장한 뉴발란스의 성공 스토리다. 저자는 다른 스포츠 브랜드와 전혀 다른 전략을 취한 것에 주목한다. 지금은 좀 달라졌지만 뉴발란스는 광고비를 거의 쓰지 않는 것으로 유명했다. 또한 뉴발란스는 여전히 미국 동부 뉴잉글랜드 지역에 5개의 공장을 운영하며 지역 경제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뉴발란스는 1906년 보스턴의 윌리엄 라일리라는 청년이 만들었다. 그는 하루종일 서서 일하는 사람과 발에 장애를 가진 사람들에게 ‘새로운 균형’을 잡아주는 신발을 고안해냈다. 발이 편하다는 입소문이 퍼지며 운동선수들이 먼저 그의 신발을 주문하기 시작했다. 뉴발란스를 신은 선수들이 수많은 올림픽과 마라톤 대회에서 우승하면서 ‘달리는 사람들을 위한 신발’이라는 이미지를 구축했다.

뉴발란스는 경쟁 업체들이 10대 고객을 잡는 데 열중할 때, 이 회사는 충성도 높은 중년 고객을 잃지 않기 위해 큰 변화를 주지 않는 디자인과 기능성을 고집하고 있다. 저자는 세계 4대 스포츠 브랜드로 성장한 뉴발란스를 오랜 시간 자신과의 싸움을 견디며 달리는 마라토너 같은 기업이라고 묘사하고 있다.

최종석 기자 ellisic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