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는 올 1분기 매출 14조2747억원에 영업이익 5040억원(연결기준)을 기록했다고 29일 공시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44% 급증하며 시장 예상치를 훌쩍 뛰어넘었다. 분기 영업이익이 5000억원을 넘은 건 2012년 2분기(5267억원) 이후 처음이다.
미국과 중남미 시장에서 TV 판매가 크게 늘어나며 실적 개선을 이끌었다는 분석이다. 휴대폰도 중국 등에서 고급 제품 판매가 늘어난 덕에 적자 폭이 크게 줄었다.
○중남미 특수 누린 TV 판매
실적 개선의 1등 공신은 TV다. TV를 담당하는 HE사업본부는 2403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해 전년 동기(112억원) 대비 20배가 넘는 돈을 벌었다. 세계 최대 시장인 미국에서 초고화질(UHD) 등 프리미엄 제품 판매가 늘어났고 6월 브라질 월드컵을 앞두고 중남미 시장도 달아올랐다. 소현철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중남미 TV 점유율 1위인 LG전자가 월드컵 특수를 누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휴대폰을 맡고 있는 MC사업본부도 영업 적자를 전분기 434억원에서 88억원으로 크게 줄였다. 스마트폰 최적화를 위한 연구개발비 지출이 안정화 단계에 접어든 데 따른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중국 시장을 중심으로 LTE(4세대 이동통신) 휴대폰의 판매가 사상 최대인 약 500만대 수준까지 늘어난 것도 긍정적이다.
가전과 에어컨을 담당하는 HA와 AE사업본부의 영업이익도 각각 전년 동기보다 7%와 10% 늘었다. 매출은 거의 변동이 없었다. “프리미엄 제품 중심으로 판매가 늘어나고 있다”는 게 LG 측 설명이다. 규모는 작지만 자동차부품(VC)을 비롯한 ‘기타 사업군’도 4분기 만에 흑자전환(138억원)했다.
○2분기는 ‘G3’ 스마트폰 기대
2분기 실적도 양호할 것이란 관측이 많다. TV는 월드컵 특수가 더욱 확대될 전망인데다 2분기에 나올 프리미엄 스마트폰 ‘G3’에 대한 기대가 크다. 회사 측은 MC사업부의 흑자 전환을 꾀하고 있다. 에어컨은 전통적 성수기인 여름을 앞두고 있어 실적 개선이 확실시된다.
아직은 두고봐야 한다는 시각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스마트폰 사업은 아직 불확실한 부분이 있고, TV 출하량을 1분기에 무리하게 늘린 것 아니냐는 얘기도 있다”고 전했다. LG전자 관계자는 “지난 1년간 어려운 경영환경 속에서도 국내 연구개발 인력을 크게 늘리는 등 기술 개발에 힘써왔다”며 “2분기 이후로는 더욱 가시적인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