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광주에 있는 남한산성(사적 제57호)의 성곽. 연합뉴스
경기도 광주에 있는 남한산성(사적 제57호)의 성곽. 연합뉴스
남한산성이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될 것이 확실시됐다. 남한산성이 세계유산으로 등재되면 한국의 세계유산은 종묘, 해인사 장경판전, 석굴암·불국사, 제주 화산섬·용암동굴 등을 포함해 11곳으로 늘어난다.

문화재청은 29일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WHC) 자문기구인 국제기념물유적협의회(ICOMOS)가 ‘남한산성의 세계유산 등재 여부 평가 결과 보고서’에서 ‘등재 권고’ 판정을 내렸다고 발표했다. 등재 권고를 받으면 이변이 없는 한 그해 열리는 WHC에서 등재되며, 남한산성은 오는 6월 카타르 도하에서 열리는 제38차 WHC에서 등재될 전망이다.

문화재청은 “남한산성은 동아시아에서 도시계획과 축성술이 상호 교류한 증거”라며 “계곡을 감싸고 만들어진 포곡식(包谷式) 산성으로서 지형을 이용한 축성술과 방어 전술이 합쳐진 건축물”이라고 설명했다. 효과적인 법적 보호 체계와 정책 덕분에 보존 상태가 양호하다는 것도 좋은 평가를 받았다.

ICOMOS 한국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는 이혜은 동국대 지리교육과 교수는 “남한산성은 일상적인 왕궁과는 별개의 산성이면서 병자호란 때 왕이 일상적으로 거주한 ‘비상 왕궁’이라는 점을 높이 평가받은 것으로 본다”며 “이런 산성은 세계적으로 남한산성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남한산성은 왕궁과 관련된 시설을 갖췄고 축조와 운용 과정에 사찰과 승려가 동원된 점에서 독특한 가치를 인정받았다”고 덧붙였다.

박상익 기자 dir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