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마을] 그 많던 호랑이는 어디 갔을까…일본인의 조선 호랑이 사냥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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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호기(征虎記)
야마모토 다다사부로 지음 / 이은옥 옮김 / 에이도스 / 216쪽 / 2만원
야마모토 다다사부로 지음 / 이은옥 옮김 / 에이도스 / 216쪽 / 2만원
책을 펼치면 포수들이 잡은 호랑이를 앞에 두고 찍은 기념사진, 사냥꾼들이 조선 땅을 거치며 찍은 사진이 담겨 있다. 야마모토는 단순한 무용담이 아니라 포수들을 어떻게 배치했는지, 어디서 무슨 일을 겪었는지까지 사소한 일도 모두 기록했다. ‘정호기’의 해제를 맡은 이항 서울대 수의과대학 교수 등 5명의 연구자는 “일제는 해로운 맹수를 퇴치해 세상을 편안하게 한다는 명목으로 ‘해수구제(害獸驅除)’ 정책을 대대적으로 시행했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왜 조선 호랑이를 잡으려 했을까. 1915년부터 1924년까지 사살된 호랑이는 89마리, 표범은 521마리에 달했다. 게다가 1917년은 일본이 제국주의 열강에 편입되느냐를 가르는 시기였다. 야마모토의 한국 호랑이 사냥은 제국주의 이데올로기의 확산, 일본군의 사기 진작, 부의 과시 등 다양한 의도가 있었다고 볼 수 있다.
“전국시대의 무장은 진중의 사기를 높이기 위해 조선의 호랑이를 잡았습니다만, 다이쇼 시대의 저희들은 일본의 영토 내에서 호랑이를 잡아왔습니다. 여기에는 깊은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90~91쪽)
이 교수는 “‘정호기’를 통해 한국의 맹수가 어떻게 사라져 갔는지 관심을 갖는 것은 마지막으로 살아남은 맹수들마저 지구상에서 사라지지 않도록 지키려는 노력으로 이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박상익 기자 dir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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