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기 식어가는 美 IPO 시장…목표가 밑도는 공모주 속출
지난해부터 살아나던 미국 기업공개(IPO) 시장이 된서리를 맞고 있다. 정보기술(IT), 바이오 등 이른바 ‘모멘텀주’의 주가변동성이 커지면서다. 공모주에 대한 투자자 수요가 줄면서 기업의 자신감 역시 떨어지고 있다.

15일(현지시간) 뉴욕에서 IPO에 나선 세 개 기업이 목표가보다 낮은 금액에 주식을 발행했다. 이번 분기 가장 주목받는 IPO 중 하나였던 부티크 투자은행(IB)인 몰리스앤드코는 당초 목표가 범위인 주당 26~29달러보다 낮은 25달러에 공모가가 정해졌다. 상장 주식 수도 목표했던 730만주에서 650만주로 줄었다. UBS 출신 켄 몰리스가 7년 전 세운 몰리스는 미국의 대표적 독립·소형 IB다.

이뿐만 아니다. 이날 캘리포니아 지역은행인 오퍼스뱅크는 목표가인 31~34달러보다 낮은 주당 30달러에, 의료기기 회사 트라이배스큘라는 목표가인 13~15달러보다 낮은 주당 12달러에 IPO를 실시했다. 시장조사회사 딜로직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주까지 실시된 88건의 IPO 중 공모가가 목표가를 밑돈 딜은 24건에 불과했다. IPO시장 분위기가 최근 들어 급격히 위축됐다는 뜻이다.

분위기가 심상치 않게 돌아가자 IPO를 연기하거나 취소하는 기업도 속출하고 있다. 건축자재 회사인 어소시에이티드 머티리얼그룹은 이날 IPO 계획을 취소한다고 발표했다. 이유는 밝히지 않았지만 지난해 IPO를 실시한 경쟁업체들의 주가가 최근 곤두박질친 것과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다.

의료 진단검사 회사 쿼티언트는 이날로 계획됐던 IPO를 연기했다.

16일 공모에 나선 ‘중국판 트위터’ 웨이보도 지난주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보고서에서 자금 조달 목표액을 39억달러로 제시했다. 당초 목표치였던 70억~80억달러의 절반 수준으로 줄었다. 지난해 11월 상장 첫날 주가가 70% 급등했던 트위터 IPO 당시와는 상황이 달라졌기 때문으로 보인다. 트위터 주가는 작년 12월 주당 73.31달러로 정점을 찍은 뒤 현재 40% 넘게 빠진 상태다.

뉴욕=유창재 특파원 yooc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