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재교육보다는 아이들을 믿고 기다려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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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식·두식 형제교수, 대담집 '공부논쟁' 출간
‘봉천동 좌파’인 동생과 ‘사당동 우파’인 형이 함께 책을 냈다. 김대식 서울대 물리학과 교수(왼쪽)와 동생인 김두식 경북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오른쪽)다.
이들은 신간 공부논쟁(창비 펴냄)에서 한국에서 노벨상 수상자가 나오지 못하는 이유, 장원급제 DNA와 장인 DNA의 차이, 영재교육의 문제점, 특목고로 상징되는 엘리트주의의 문제점 등을 두루 짚으며 명문대 제일주의에 물든 한국의 공부 풍토에 직격탄을 날린다. 전공 못지않게 성격과 성향이 다른 이들을 15일 책 출간 기자간담회에서 만났다.
“2003년 봄 연구년을 마치고 막 귀국한 형이 ‘주한미군사령관에게’라는 칼럼을 보수 신문에 써 ‘꼴통보수’의 상징이 됐어요. 그 일을 계기로 형과 매주 산에 오르며 이야기를 나눴고, 책까지 쓰게 됐습니다.”(김두식 교수)
김대식 교수는 “영재교육으로 성공한 사례는 한 번도 못 봤다”며 “어릴 때부터 천재성을 발휘한 사람들은 30세를 넘어가면 창의성이 ‘번 아웃(burn out·소진)’돼 좋은 업적을 내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김두식 교수는 “부모들이 아이를 일찍 태워 죽이는 경쟁을 하고 있다. 영재교육보다는 아이들을 믿고 기다리는 태도가 필요하다”고 호응했다.
학생들에게 유학 추천서를 써주지 않는 것으로 유명한 김대식 교수는 우수한 학생을 외국 명문대에 유학 보내 박사를 만들고, 그런 박사를 교수로 대거 임용하는 현실도 문제라고 꼬집었다. 국내에서 공부한 박사를 교수로 임용하지 않을 거라면 뭐하러 박사과정에서 공부를 시키느냐는 것. 해외 학자의 영향권에서 벗어나 국내에서 공부한 학자들이 학문으로 ‘자기 집’을 지어야 노벨상 수상도 가능하다는 얘기다.
대화를 통해 의견 차이가 얼마나 좁혀졌는지 궁금했다. 김두식 교수는 “제가 좀 더 교화됐다”며 “데이터에 기초하지 않고 말할 때가 많았는데 늘 객관적 증거를 요구하는 형을 보면서 이젠 그러기가 조심스러워졌다”고 말했다.
서화동 기자 fireboy@hankyung.com
이들은 신간 공부논쟁(창비 펴냄)에서 한국에서 노벨상 수상자가 나오지 못하는 이유, 장원급제 DNA와 장인 DNA의 차이, 영재교육의 문제점, 특목고로 상징되는 엘리트주의의 문제점 등을 두루 짚으며 명문대 제일주의에 물든 한국의 공부 풍토에 직격탄을 날린다. 전공 못지않게 성격과 성향이 다른 이들을 15일 책 출간 기자간담회에서 만났다.
“2003년 봄 연구년을 마치고 막 귀국한 형이 ‘주한미군사령관에게’라는 칼럼을 보수 신문에 써 ‘꼴통보수’의 상징이 됐어요. 그 일을 계기로 형과 매주 산에 오르며 이야기를 나눴고, 책까지 쓰게 됐습니다.”(김두식 교수)
김대식 교수는 “영재교육으로 성공한 사례는 한 번도 못 봤다”며 “어릴 때부터 천재성을 발휘한 사람들은 30세를 넘어가면 창의성이 ‘번 아웃(burn out·소진)’돼 좋은 업적을 내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김두식 교수는 “부모들이 아이를 일찍 태워 죽이는 경쟁을 하고 있다. 영재교육보다는 아이들을 믿고 기다리는 태도가 필요하다”고 호응했다.
학생들에게 유학 추천서를 써주지 않는 것으로 유명한 김대식 교수는 우수한 학생을 외국 명문대에 유학 보내 박사를 만들고, 그런 박사를 교수로 대거 임용하는 현실도 문제라고 꼬집었다. 국내에서 공부한 박사를 교수로 임용하지 않을 거라면 뭐하러 박사과정에서 공부를 시키느냐는 것. 해외 학자의 영향권에서 벗어나 국내에서 공부한 학자들이 학문으로 ‘자기 집’을 지어야 노벨상 수상도 가능하다는 얘기다.
대화를 통해 의견 차이가 얼마나 좁혀졌는지 궁금했다. 김두식 교수는 “제가 좀 더 교화됐다”며 “데이터에 기초하지 않고 말할 때가 많았는데 늘 객관적 증거를 요구하는 형을 보면서 이젠 그러기가 조심스러워졌다”고 말했다.
서화동 기자 fire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