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활동으로 이익을 남기지 못하고 적자를 기록해온 진단시약 전문 상장기업이 100% 무상증자를 결정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통상 영업으로 남긴 이익을 주주와 나누는 것이 무상증자이기 때문이다.

보건복지부로부터 신의료기술 허가를 받기 전 최대주주의 보유지분 중 일부에 대한 증여가 이뤄지고, 경영진의 장내 매수도 꾸준히 유입됐다. 이 상장기업은 진매트릭스. 상장특례제도 도입으로 증시에 입성한 기술성장기업이다.

◆ 3주 만에 주가 두배…내달 8일 무상증자 매물 대기

진매트릭스의 주가는 지난달 말부터 뛰어올랐고, 무증 권리락(약 -49%)을 감안해 1주당 가격은 3주 만에 2000원선에서 4000원으로 두 배 가량 급등했다. 무증 신주의 상장 예정일은 다음달 8일로, 3주 정도 남았다.

15일 한국거래소와 금융감독원전자공시시스템 등에 따르면 진매트릭스의 주가는 지난달 25일 이후 닷새를 제외하곤 날마다 급등세(상한가 4번)를 보였다. 시가총액도 170억 여원에 불과했 던 것이 권리락 직전엔 253억 여원까지 불어났었다.

이날도 보건복지부 신의기술 허가 이슈로 이틀 연속 상한가(가격제한폭)를 기록, 전날보다 14.87% 치솟은 4055원을 기록했다.

◆ 수 년째 적자기업의 무상증자 선택

무증 전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자 7인의 보유지분은 약 26.6%(2013년말 사업보고서 기준)에 달한다. 전체 주식수 대비 소액주주의 비율은 절반을 못 미치는 43%로 나타났다.

'무증 이슈' 앞뒤로 회사 경영진의 증여와 장내 매수도 잇따랐다.

김수옥 현 대표이사는 지난해 12월 4일부터 5일까지 이틀간 장내에서 약 1만3600주를 매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취득단가는 약 3050원이이었다. 김 대표는 무증 이후로도 지난 1일과 3일 각각 1만주(매입단가 4790원)와 5000주(4980원)를 장내 매수했다.

이 때쯤 최대주주인 유왕돈 이사는 김 대표와 홍선표 이사(특수관계인)에게 보유지분 65만여주 가운데 4만4000주씩, 모두 8만8000주를 증여했다.

무상증자는 주가부양을 위한 가장 뜨거운 호재로 통한다. 공짜로 주식을 나눠주기 때문이다. 따라서 무증은 영업활동으로 벌어들인 이익을 확보한 뒤 진행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진매트릭스는 지난해 사업보고서 기준으로 3년째 영업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익잉여금이 '마이너스'를 기록해 결손금도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다. 순자산이 쪼그라들고 있다는 얘기다.

◆ 보건복지부 신의료기술 허가의 의미는?

무증 호재 이후 다시 한번 대형 호재가 등장한다. 자체 개발한 B형간염 치료제이자 블록버스터 신약 '엔테카비어 약제내성 진단제'가 보건복지부의 안전성, 유효성 검사를 거쳐 신의료기술에 최종 등재됐다는 소식이다.

진매트릭스의 진단제는 신약이 아니라 신의료기술이다. 한 마디로 기존 약에 대한 내성 유무를 판단하기 위한 동반 진단제다. 의약품의 치료효과를 높이거나 부작용을 줄이기 위한 병용 제품이다.

그렇다면 보건복지부가 허가한 신의료기술 등재란 무엇일까.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신의료기술 등재는 제품 상용화를 위한 바로 전 단계"라며 "동시에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보험적용 여부를 신청할 수 있는 자격을 갖춘 것을 뜻한다"라고 설명했다.

진매트릭스의 동반 진단제는 이제 보험적용 여부 결정을 위한 신청서를 내야 한다. 신청서를 내고 난 이후 곧바로 시판할 수도 있다. 다만 100% 본인부담(비급여)으로 판매해야만 한다. 이 경우 제품을 비싸게 판매할 수 밖에 없어 사실상 실적 개선에 대한 기대를 할 수 없다는 얘기다.

보험적용 판단이 나오기까지 기한은 150일 이내(법정기한)다. 비급여로 시판할 지 일부 개인 부담(급여)으로 제품이 판매될 지 최종 여부는 최대 5개월 정도 기다려야 한다.

한 제약·바이오 담당 애널리스트는 "보험적용이 안되면 당연히 저가 정책을 벌이기 어렵다"면서 "그렇기 때문에 보험적용 없이 시판되는 데 다량 판매를 예상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주가적으로 접근해 보더라도 신의료기술 등재가 주가의 바로미터이자 펀더멘털(기초체력)인 영업실적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라며 "보험적용 없이 당장 시판되더라도 당초 투자자들의 기대보다 그 성과가 제한적일 수 있어 투자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한경닷컴 정현영/한민수 기자 o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