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4월13일 오전 11시44분

전남개발공사가 신용등급이 한 단계(노치·notch) 낮은 현대위아보다 많은 금리를 내고 회사채를 발행했다. 대규모 개발사업을 진행하면서 재무 안정성이 악화된 지방공기업 회사채에 대한 투자자의 기피 현상이 심해지고 있다.

13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신용등급 AA+인 전남개발공사는 지난 8일 연 3.34% 금리로 3년 만기 회사채 600억원을 발행했다. 같은 날 한 등급 낮은 현대위아(신용등급 AA)는 동일 만기로 300억원을 연 3.04%에 발행했다.

채권시장에서 신용등급이 높은 회사는 낮은 회사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금리(조달비용)로 채권을 발행하는 게 일반적이다. 하지만 전남개발공사는 자신보다 등급이 낮은 일반 제조업체에 비해 0.30%포인트 높은 금리를 주고 회사채를 발행하는 ‘역전 현상’이 발생했다.

이는 회사채 투자자들이 지방공기업에 갖고 있는 불신감이 반영된 결과라고 IB업계는 설명했다. 지난해부터 지방공기업의 재무 건전성에 대한 우려가 끊임없이 제기되면서 투자자들은 일부 지방공기업 회사채 투자를 꺼려 왔다.

전남개발공사의 총차입금은 작년 말 5823억원, 부채비율은 135%였다. 남악 신도시 등의 개발사업을 진행하고 있어 외부에서 차입금을 지속적으로 조달해야 할 것으로 예상된다. 영업을 통해 벌어들이는 현금을 뜻하는 상각전영업이익(EBITDA) 대비 총차입금 비율은 24배로 일반 AA+등급 기업보다 높다는 평가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지방공기업의 과도한 부채 문제가 부각되다 보니 기관들이 투자를 기피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윤아영 기자 youngmone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