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노트] 위기의 메리 바라, 도요다 아키오에 배워라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메리 바라 GM(제너럴모터스) 최고경영자(CEO·52)는 지난 1일 미국 의회 청문회에 출석했다. 그는 자동차 업계를 발칵 뒤집어 놓은 리콜사태에 대해 공식 사과했다.
GM은 2005년부터 쉐보레 코발트 등 주요 차량의 점화장치 부품 결함을 알고도 장기간 은폐해 교통사고를 당한 13명의 목숨을 앗아갔다. 시동 스위치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으면 주행 중 에어백과 브레이크, 스티어링 휠의 오작동으로 이어진다는 사실을 알고도 방치했다.
결국 올 2월부터 현재까지 700만 대에 달하는 GM 차량이 리콜됐다. 리콜 배상액은 수조 원에 달한다. 미국 시장에선 2010년 가속페달 문제로 1000만 대 이상 리콜한 도요타 이후 최대 규모다.
메리 바라는 올 초 화려하게 등장, 글로벌 자동차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지난 32년 동안 GM에 몸담으며 회사 내에서 실력을 인정받던 그는 올 1월 GM 역사상 최초 여성 CEO 자리를 꿰찼다. 하지만 GM의 부정 행위가 발각되면서 취임 후 석달 만에 곤혹을 치르고 있다.
바라 사장의 현재 모습은 4년 전 도요다 아키오 일본 도요타자동차 사장과 닮은 꼴이다. 2010년 2월 아키오 사장은 취임한 지 8개월 만에 미국 의회 청문회에 불려나가 대규모 리콜 건에 대해 고개 숙여 사죄했다.
그는 청문회를 끝내고 직원들과 만나 눈물을 훌쩍였다. 그날의 아픔은 도요타가 심기일전하는 계기가 됐다.

도요다 사장은 리콜 후 현장 곳곳을 다니면서 품질을 꼼꼼히 체크했다. 개발중인 신차의 경우 서킷에서 직접 몰아보는 등 품질관리에 만전을 기했다.
메리 바라가 역경을 이겨내기 위해선 도요타를 바라봐야 한다. 위기를 극복한 도요타로부터 교훈을 찾을 필요가 있다. 2009년 파산보호를 신청했던 GM이 다시 일어났듯 이번 리콜사태도 슬기롭게 극복하는 게 CEO의 역할이다. 메리 바라를 향한 평가는 지금부터다.
한경닷컴 김정훈 기자 lenn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