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까지 들여다본 초상화…이원희 씨 개인전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이씨는 사실주의 화풍의 풍경화로 인기를 누리던 작가로 1989년 뒤늦게 초상화에 투신해 진가를 인정받았다. 그는 전통 초상화의 규범에 얽매이지 않고 인물의 자세를 자유롭게 표현하고 인물의 개성을 정확하게 드러내 명성을 쌓아왔다.
이씨는 반드시 자신이 그릴 초상의 인물과 만나 성격을 파악하고 나서야 붓을 드는 작가로 알려져 있다. 겉모습만이 아닌 인물의 개성을 표현해야 한다는 것. “동양초상화의 정신성 중시, 영·정조 시대에 꽃피웠던 사실주의 전통을 서구 고전주의 초상화와 접목시켰다”는 게 작가의 설명이다.
이번에 출품된 작품은 유화 초상화 50점과 풍경화, 크로키 등 모두 80여점. 눈길을 끄는 작품은 프랑스에서 활동하다 2009년 작고한 이성자 화백의 초상. 화려한 색을 사용해 묘사한 이 화백의 노년 모습에 젊은 날의 얼굴을 흑백으로 오버랩시킨 이 작품은 유족의 찬탄을 불러일으킬 정도로 인물의 성격을 정확히 표현한 것으로 평가된다.
박근혜 대통령의 반신상과 영국 국빈방문 그룹 초상, 김영삼 전 대통령, 탤런트 김용건 하정우 부자 등의 초상도 만날 수 있다. 작가는 “초상화를 영정과 동일시하는 우리 현실이 안타깝다”며 “도상(圖像)과 표현의 다양화를 통해 친숙한 장르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02)720-1020
정석범 문화전문기자 sukbum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