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신한·기업·외환·농협은행장, 학생들과 상담
"대졸과 똑같이 승진기회 부여…노력한만큼 성공"
“능력에 따른 차별은 있어도 학력으로 차별하지 않습니다. 꼭 지원해주세요.” (이순우 우리금융지주 회장)
2일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2014 대한민국 고졸 인재 잡 콘서트’에는 특성화고 출신 인재를 뽑으려는 주요 은행장이 총출동했다. 은행장들은 입사 지원을 하려는 학생들과 직접 상담에 나서 인재 유치 경쟁을 벌였다.
◆“고졸 여성 인재 환영합니다”
이순우 회장(우리은행장 겸임)은 우리은행 채용 부스에서 직접 학생들을 대상으로 설명회를 열고 상담을 진행했다. 이 회장은 “은행에서는 이미 갖춰진 학력보다는 앞으로 배울 수 있는 능력과 자질을 갖춘 인재가 더 필요하다”고 학생들을 격려했다. 또 “여성 취업률이 높아져야 출산율과 경제성장률이 함께 올라간다”며 “많은 여학생이 은행에 입행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우리은행은 상반기 150명을 고졸 행원으로 선발한다.
상당수 여학생은 유일한 여성 은행장인 권선주 기업은행장에게 많은 질문을 쏟아냈다. 여성이 은행장까지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느냐는 질문이 다수였다. 권 행장은 일일이 상담을 하며 학생들을 격려했다. 권 행장은 “여성이라고 차별받는 시대는 지났다”며 “여성 특유의 섬세함과 차분함을 바탕으로 노력하면 누구나 은행장이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기업은행은 하반기 100명을 채용할 계획이다.
◆“학벌·출신 중요하지 않아”
은행장들은 은행원으로서 필요한 자질에 대한 조언도 아끼지 않았다. 서진원 신한은행장은 상담을 위해 부스 앞에 줄을 서서 기다리는 학생들에게 먼저 다가가 궁금증을 풀어줬다. 신한은행은 올해 40명가량을 선발할 계획이다. 서 행장은 “은행원이 되고 싶은 많은 학생의 꿈을 꼭 이뤄주고 싶다”며 “은행원이라고 숫자에만 밝아서 되는 것이 아니라 고객을 위한 따뜻한 가슴을 지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학벌과 출신보다는 뚜렷한 목표를 가지고 열심히 준비한 인재를 찾고 있다”고 덧붙였다.
학생들은 은행원이 되더라도 실제 볼 기회가 많지 않은 은행장들을 직접 만난 것에 기쁨을 감추지 않았다. 김한조 외환은행장은 여러 학생과 함께 휴대폰으로 ‘셀카’ 촬영을 하기도 했다. 김 행장은 세세한 조언도 잊지 않았다. 그는 “입사 지원서에는 자신만의 진솔한 얘기와 함께 입행 의지를 담는 것이 중요하다”며 “사진은 밝은 표정이나 미소를 짓고 있는 사진을 제출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학업도 병행할 수 있어
은행장들은 학생들에게 은행원이 되기 위해 ‘고객을 먼저 생각하는 사람’이 돼야 한다고 주문했다. 상담에 나선 김주하 농협은행장은 “은행원은 대부분 사람을 상대해야 하는 직업”이라며 “항상 고객의 입장에서 고객을 먼저 생각하고 행동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용수 KB금융지주 부사장도 “고객 지향적인 마인드와 적극적인 서비스 개선 노력이 가장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국민은행도 올해 40명가량을 채용한다.
이달 중 고졸 행원 입사지원서를 받는 산업은행에도 학생들의 관심이 쏠렸다. 이대현 산업은행 부행장은 “은행에 들어와도 등록금 등을 지원받아 KDB금융대에서 공부를 더 할 수 있다”며 “대졸 행원과 동일하게 승진 기회를 부여하기 때문에 노력하는 만큼 성공할 수 있다”며 학생들을 격려했다. 하나은행도 학원 수강비를 지원하고, 학점은행제 등을 통해 원하면 더 공부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며 학생들을 응원했다.
김일규 기자 black041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