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으로서 성공한다는 건…男 '승진'…女는 '경제적 안정'
직장인의 성공 기준으로 남자는 승진을, 여자는 경제적 안정을 가장 중요하게 여긴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한국직업능력개발원(원장 박영범)은 31일 이 같은 내용의 ‘직장인의 성공에 대한 인식과 시사점’이라는 보고서를 냈다. 지난해 전국의 직장인 1054명을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여자는 경제적 안정(남자 56.5%, 여자 72.2%·이하 복수응답)을, 남자는 승진(남자 56.6%, 여자 47.5%)을 상대적으로 중요하게 여기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여성의 급여 수준이 일반적으로 남성보다 낮고, 남성들에 비해 고용 상태가 불안정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남녀를 통틀어 10명 중 7명(69.2%)은 직장생활에서의 가장 중요한 가치를 ‘일·가정 양립’에 뒀다. 다음으로는 안정된 직장(66.4%), 경제적 안정(61.9%), 승진(53.5%) 순이었다.

연구를 진행한 조희경 직능원 부연구위원은 “남성 중심의 장시간 근로 관행은 일과 가정의 양립을 중요시하는 직장인의 의식에 맞춰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안정된 직장에 대한 가치 부여는 연령대별로 차이가 컸다. 20대와 30대는 각각 61.2%, 60.8%가 가장 중요하다고 답한 반면, 40대와 50대는 각각 71%, 69.5%로 성공한 직장생활 여부를 안정성에 뒀다. 이는 조기퇴직 등으로 퇴직 시기가 앞당겨지고 퇴직 후 재취업이 어렵기 때문에 중장년층은 청년층에 비해 안정된 직장을 갖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조 부연구위원은 “직장인들이 일·가정 양립을 중요시하지만 기업은 승진과 보상을 주요 인사수단으로 활용하고 있어 양자 간 미스매치가 발생하는 것”이라며 “기업의 생산성을 높이려면 조직·인사문화가 바뀌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백승현 기자 arg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