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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TRONG KOREA] KAIST마저 전산전공자 반토막…SW인재 고사직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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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부> 소프트웨어로 창의인재 키우자

    중·고교 정보 과목 90% 감소…SW교사가 국어 등 가르치는 현실
    초등학교도 6시간 교육 고작…창조경제 뿌리 내릴 토양 황폐화
    지난달 25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파크텔에서 열린 ‘SW 창의캠프’에 참가한 학생들이 교육용 프로그래밍 언어(scratch 등)를 학습하고 있다. 정보통신산업진흥원 제공
    지난달 25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파크텔에서 열린 ‘SW 창의캠프’에 참가한 학생들이 교육용 프로그래밍 언어(scratch 등)를 학습하고 있다. 정보통신산업진흥원 제공
    [STRONG KOREA] KAIST마저 전산전공자 반토막…SW인재 고사직전
    경기 오산정보고등학교의 서인순 교사는 지난해 일반 고교에서 특성화고로 자리를 옮겼다. 서 교사의 담당은 컴퓨터, 소프트웨어(SW) 등을 가르치는 정보 과목. 기존 학교가 정보 수업을 폐지하면서 관련 과목을 계속 가르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학교를 옮겨야 했다. 정보 과목 선생님 중 서 교사처럼 과목을 그대로 유지하는 건 그나마 행운이다. 동료 교사 중 상당수는 매년 학교에 남기 위해 40~50대 나이에도 수학, 국어 등으로 전공과목을 바꾸고 있다.

    [STRONG KOREA] KAIST마저 전산전공자 반토막…SW인재 고사직전
    뒷걸음질치고 있는 한국 SW 교육의 단면을 보여주는 사례다. 200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80%의 중·고등학교가 정보 과목을 가르쳤다. 그러나 올해는 과목 채택 비중이 8%대로 추락할 전망이다. 정보 과목 담당 교사들이 인사철마다 고개를 떨궈야 하는 이유다. 고급 SW 인재를 길러내야 하는 대학의 상황도 마찬가지다. 지난해 KAIST의 SW 전공자 수(68명)는 2001년(129명)의 절반 수준에 그쳤다. 전문가들은 아이들에게 SW 교육을 통해 디지털 시대에 맞는 창의성과 논리력을 키워주지 못하면 한국에서 ‘창조 경제’는 실현될 수 없다고 경고한다.

    기술·가정에도 밀리는 우선순위

    세계 각국에서 SW 교육 열풍이 불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으로 한국에선 정보기술(IT) 교육이 도리어 뒷걸음질치고 있다. 초등학교에는 관련 과목조차 없다. 중·고등학교에서는 관련 과목이 기술·가정 과목보다 후순위로 가르치는 선택 과목으로 밀려났다. 서 교사는 “중학교에서 기술·가정 과목은 모두가 배우는 과목이지만 정보 과목은 제2외국어, 한문, 진로와 직업, 환경과 녹색성장 등과 함께 선택 과목에 속해 있다”며 “대부분의 학교가 외국어와 한문 등 두 가지만 선택한다”고 말했다. 중학교의 정보 과목 선택 비율은 2012년 20% 수준에서 올해는 10% 아래로 떨어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김대중 정부 시절 IT 활용 교육을 강조할 때 80%에 달했던 것과 비교하면 10분의 1 수준으로 추락한 셈이다.

    고등학교는 더 심각하다. 2009년, 2011년 교육과정 개편 때 정보와 정보과학 등의 과목이 일반 선택도 아닌 심화 선택 과목으로 변경됐다. 그나마 수업을 하는 학교에서도 수능을 앞두고는 정보 과목 시간을 자습으로 대체하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한국컴퓨터교육학회장인 김현철 고려대 교수는 “올해부터 고등학교에서 정보 과목은 기술·가정을 배운 뒤, 정보과학은 과학을 배운 뒤 선택하는 심화과목으로 바뀌었다”며 “입시와 무관한 과목을 정규 교과나 혹은 방과 후 교과목으로 선택할 가능성은 더 낮아졌다”고 진단했다. 이어 “디지털 경제시대를 이끌어갈 역량을 제대로 가르치지 못하는 것은 심각한 문제”라며 “최소한 흥미를 느끼는 학생들에게 배울 기회를 줄 수 있도록 일반 선택 과목으로 격상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영국 미국 등 선진국처럼 초등학교부터 SW를 가르쳐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한국정보교육학회장인 김종우 제주대 교수는 “현재 정보교육은 초등학교 5·6학년 실과 시간에 1년에 6시간 정도만 이뤄지고 있을 뿐”이라며 “1학년부터 주당 1시간씩, 연간으로 68시간 정도는 교육해야 SW를 하나의 언어로 읽히고 논리력도 키울 수 있다”고 말했다.

    서울대, KAIST도 SW 정원 못 채워

    [STRONG KOREA] KAIST마저 전산전공자 반토막…SW인재 고사직전
    KAIST는 신입생을 뽑아 공통 교육을 거친 뒤 2학년부터 전공을 나눈다. SW를 다루는 전산학과 신청자는 2001년 129명으로 정점을 찍은 후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지난해 선택자는 68명에 그쳤다. 서울대 컴퓨터공학과도 2011년까지 전기공학과와 함께 학부 신입생을 모집했는데 지금까지 다섯 번이나 정원 55명을 채우지 못했다. 4년제 대학 SW 전공 졸업자도 2008년 이후 매년 감소하는 추세다. 전산학과와 컴퓨터공학과 졸업생 규모는 한 해 1만7000명 선으로 2008년(1만9707명) 이후 계속 줄고 있다.

    우수 인재들이 SW를 외면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SW 엔지니어가 대접받지 못하기 때문이다. SW 개발 비용을 건설 노임처럼 투입된 사람 수에 따라 계산하는가 하면 이마저도 갑·을 하도급 계약도 아닌 병·정·임 계약을 해 괄시하고 있다. 얼마 안되는 우수 인재들은 넥슨, 엔씨소프트 같은 게임회사로 몰려간다. 시장에는 정부가 국비를 지원해 교육한 초급 개발자만 넘쳐날 뿐이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등 국내 기업들은 모자란 SW 인력을 해외에 나가 구하고 있다.

    SW정책연구소장인 김진형 KAIST 교수는 “관련 과목도 필수 과목에서 빠졌고 SW를 가르칠 선생님, 컴퓨터 설비까지 부족해지는 등 정보 교육이 황폐화된 상태”라고 진단했다. 이어 “과거 공학을 잘하기 위해 수학이 기본이었다면 이제는 비행기, 자동차를 만들 때도 SW를 모르면 안 되는 시대”라며 “SW를 수학과 같은 기본 과목으로 인식하고 관련 교육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태훈 기자 taeh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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