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소프트(MS)가 경쟁사 애플의 태블릿PC인 아이패드용 '오피스' 애플리케이션을 공개했다고 27일(현지시간) AP통신 등이 보도했다.

MS는 이날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기자와 IT업계 관계자 등이 모인 가운데 워드와 엑셀, 파워포인트가 포함된 아이패드용 오피스를 선보였다.

지난 2월 최고경영자(CEO) 취임 후 처음 공식 행사에 나선 사티아 나델라는 이 자리에서 '고객의 수요'를 강조하면서 자사의 대표 프로그램인 오피스를 다양한 기기를 통해 선보이는 데에 주저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나델라는 이번 아이패드용 오피스 출시에 대해 "고객이 가는 곳에 따라가는 것"이라며 "장기적으로 보면 작은 화면 큰 화면을 가리지 않고 오피스를 필요로하는 새로운 플랫폼이 많이 나타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한 클라우드 기반 상품인 '오피스365'를 모든 기기에서 이용하도록 하는 것이 목표라고 덧붙였다.

터치스크린을 통한 사용에 적합하게 만들어진 아이패드용 오피스는 앱스토어에서 무료로 다운받을 수 있다.

연간 70∼100달러의 사용료를 내는 오피스365 가입자들은 이를 통해 문서나 스프레드시트, 슬라이드를 새로 만들거나 수정할 수 있으며 비가입자들은 읽기만 가능하다.

MS는 지난해 아이폰용 오피스 애플리케이션을 출시한 데에 이어 가파른 성장세로 PC 등 다른 전자기기를 위협하고 있는 태블릿용으로도 오피스를 선보였다.

2010년 아이패드가 처음 출시된 지 4년만에 전용 오피스를 내놓은 것을 두고 전문가들은 MS가 기존의 윈도 중심에서 벗어나 다양한 플랫폼을 지원하는 개방된 전략을 취하는 '전환점'으로 분석했다.

MS 오피스는 전세계에서 가장 많이 쓰이는 업무용 프로그램이지만 그동안 윈도 기반 PC나 윈도폰 등에서만 모든 기능을 쓸 수 있었고 구글 안드로이드나 애플 iOS 등 다른 플랫폼에서는 이용범위가 제한돼 모바일 환경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FBR캐피털마켓의 애널리스트 대니얼 이브스는 MS가 옳은 전략을 취하고 있다면서 "마침내 거울 속 자신의 모습을 들여다보고 아이패드라는 형태로 대중의 수요에 맞춰가야 할 필요성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이브스는 또한 지난해 말까지 팔린 아이패드가 2억대에 달하며 기존 아이패드 사용자 가운데 5%만 오피스365 고객으로 끌어들여도 MS에 10억달러 이상의 매출 증가 효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나델라는 이날 "윈도는 우리에게 여전히 중대한 안건"이라면서 내주 개발자회의에서 윈도 혁신방안을 공개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또 "모든 것을 새로운 시각으로 보게 됐다"며 스티브 발머 전 CEO의 뒤를 이어받은 뒤 더 활기를 얻었다고 덧붙였다.

(서울연합뉴스) 권수현 기자 inishmor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