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트리 리포트] "전세계가 미얀마에 돈 주지 못해 안달"…글로벌 자본 '골드러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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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차이나 경제허브 꿈꾸는 미얀마
아세안 10국 연결 전략적 요충지
지하자원 등 잠재력 무궁무진
中, 한국 16배 넘는 43억弗 투자
아세안 10국 연결 전략적 요충지
지하자원 등 잠재력 무궁무진
中, 한국 16배 넘는 43억弗 투자
미얀마 제1의 도시 양곤의 국내선 공항 터미널은 매일 아침 9시면 북새통이다. 양곤에서 북쪽으로 256㎞ 떨어진 수도 네피도를 방문하기 위해 외국 투자자와 각국 정부 관계자들이 몰려들기 때문이다. 미얀마 정부가 2010년 수도를 이전하면서 미얀마의 경제 개발 계획을 총괄하는 국가기획경제개발부(MNPED)도 이곳으로 옮겨왔다.
MNPED의 툰툰 나인 대외경제국장은 “중국과 일본 등 각국의 대외원조 담당자와 세계은행, 아시아개발은행(ADB) 등 하루 평균 3~4개팀과 협의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골드러시(gold rush). 미얀마의 경제잡지인 ‘인사이더’는 최근호에서 아시아에 남은 마지막 기회의 땅을 잡기 위해 세계 각국이 몰려들고 있는 상황을 이렇게 표현했다. 손승호 수출입은행 미얀마 사무소장은 “미얀마는 전 세계에서 지원을 받으면서 ‘갑(甲)’으로 행세하는 유일한 국가”라고 말했다.
아시아에 남은 마지막 기회의 땅
세계 각국이 미얀마에 러브콜을 보내는 이유는 무궁무진한 잠재력에 있다. 중국, 인도, 아세안을 연결하는 전략적 요충지에 있는 데다, 한국의 세 배에 달하는 면적에 3모작이 가능한 기후, 6000만 인구의 내수시장 등 완벽한 조건을 갖췄다. 월평균 임금이 65달러로 중국(광저우 352달러)의 6분의 1 수준이다.
미국과 유럽연합(EU) 등 서방국가들은 2011년 미얀마 군사정권이 물러나고 민간정부가 들어서면서 경제 제재를 풀고, 미얀마 진출을 위한 물꼬를 텄다. 미국 수출입은행도 현지 지점 개설이 임박했다. 코카콜라, 마스타카드, GE 등 미국을 상징하는 다국적 기업들도 이미 자리를 잡았다.
미얀마를 잡기 위한 물량 공세도 대대적으로 벌어지고 있다. 중국은 미얀마를 자신들의 영향권 아래 두기 위해 2012년에만 43억달러를 투자했다. 한국(2.6억달러)의 16배가 넘는다. 누적액 기준으로는 142억달러로 단연 1위다. 전 세계 미얀마 투자의 3분의 1에 해당하는 규모다.
태평양 전쟁 당시 미얀마를 침공한 원죄를 안고 있는 일본도 적극적이다. 미얀마의 최대 채권국(5020억엔ㆍ49억달러 상당)인 일본은 20억달러의 부채탕감, 9억달러의 유·무상 차관 제공 등 화끈한 선물 보따리를 안겼다.
눈에 보이지 않는 시장쟁탈전
한국 정부 차원의 미얀마 시장 공략은 이제 시작 단계다. 지난해 6월 현오석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미얀마를 방문, 양국 간 경제공동위원회를 열면서 시동을 걸었지만 중국, 일본에 비해 한참 뒤처졌다.
현 부총리가 향후 5년간 5억달러 규모의 EDCF(대외경제협력기금) 사업을 약속했지만 중국과 일본에 비해 턱없이 적은 수준이다. 2012년 공적개발원조(ODA) 규모도 604만달러로 일본(9278만달러)의 15분의 1에도 못 미쳤다.
기재부 관계자는 “무상원조는 일본이나 중국을 따라잡을 수 없다”며 “한국이 갖고 있는 개발경험을 미얀마 경제개발계획에 이식시켜 사업 기회를 잡는다는 전략”이라고 말했다. 미얀마 정부가 추진 중인 개혁과정에서 어느 국가 모델을 채택하느냐에 따라 시장 판도가 달라질 수 있는 만큼 충분히 승산이 있다는 게 정부의 판단이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을 본뜬 미얀마개발연구원(MDI) 설립을 지원하고, 이를 미얀마 경제 발전의 싱크탱크로 육성해 양국 간 고위급 채널로 활용할 계획이다. 미얀마 정부도 새마을 운동을 농촌 개발의 모델로 삼는 등 1970년대 한국의 경제 성장 사례를 본보기로 삼기로 했다.
최근에는 양곤과 인근 빈민지역인 달러를 연결하는 ‘우정의 다리’ 건설 사업(공사비 1억7000만달러 규모)을 통해 양곤시의 입체적 개발과 함께 한국에 대한 긍정적 이미지를 심는데 주력하고 있다. 지난해 8월에는 미얀마의 관문이 될 한타와디 양곤 신공항 건설사업의 우선협상자로 인천국제공항공사 컨소시엄이 선정되기도 했다.
올 하반기에는 미얀마 정부의 금융시장 개방에 맞춰 국내 시중은행의 지점 개설도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를 위해 국내 7개 시중은행이 모두 미얀마에 사무소를 개설하는 등 진출 채비도 마쳤다.
김대용 KDI 연구위원은 “미얀마 정부가 경제 성장에 강한 의지를 갖고 있는데다 중국과 일본의 영향력 확대를 견제하기 위해 한국을 중간자로 활용하려는 점도 기회요인”이라고 말했다.
양곤=이심기 기자 sglee@hankyung.com
MNPED의 툰툰 나인 대외경제국장은 “중국과 일본 등 각국의 대외원조 담당자와 세계은행, 아시아개발은행(ADB) 등 하루 평균 3~4개팀과 협의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골드러시(gold rush). 미얀마의 경제잡지인 ‘인사이더’는 최근호에서 아시아에 남은 마지막 기회의 땅을 잡기 위해 세계 각국이 몰려들고 있는 상황을 이렇게 표현했다. 손승호 수출입은행 미얀마 사무소장은 “미얀마는 전 세계에서 지원을 받으면서 ‘갑(甲)’으로 행세하는 유일한 국가”라고 말했다.
아시아에 남은 마지막 기회의 땅
세계 각국이 미얀마에 러브콜을 보내는 이유는 무궁무진한 잠재력에 있다. 중국, 인도, 아세안을 연결하는 전략적 요충지에 있는 데다, 한국의 세 배에 달하는 면적에 3모작이 가능한 기후, 6000만 인구의 내수시장 등 완벽한 조건을 갖췄다. 월평균 임금이 65달러로 중국(광저우 352달러)의 6분의 1 수준이다.
미국과 유럽연합(EU) 등 서방국가들은 2011년 미얀마 군사정권이 물러나고 민간정부가 들어서면서 경제 제재를 풀고, 미얀마 진출을 위한 물꼬를 텄다. 미국 수출입은행도 현지 지점 개설이 임박했다. 코카콜라, 마스타카드, GE 등 미국을 상징하는 다국적 기업들도 이미 자리를 잡았다.
미얀마를 잡기 위한 물량 공세도 대대적으로 벌어지고 있다. 중국은 미얀마를 자신들의 영향권 아래 두기 위해 2012년에만 43억달러를 투자했다. 한국(2.6억달러)의 16배가 넘는다. 누적액 기준으로는 142억달러로 단연 1위다. 전 세계 미얀마 투자의 3분의 1에 해당하는 규모다.
태평양 전쟁 당시 미얀마를 침공한 원죄를 안고 있는 일본도 적극적이다. 미얀마의 최대 채권국(5020억엔ㆍ49억달러 상당)인 일본은 20억달러의 부채탕감, 9억달러의 유·무상 차관 제공 등 화끈한 선물 보따리를 안겼다.
눈에 보이지 않는 시장쟁탈전
한국 정부 차원의 미얀마 시장 공략은 이제 시작 단계다. 지난해 6월 현오석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미얀마를 방문, 양국 간 경제공동위원회를 열면서 시동을 걸었지만 중국, 일본에 비해 한참 뒤처졌다.
현 부총리가 향후 5년간 5억달러 규모의 EDCF(대외경제협력기금) 사업을 약속했지만 중국과 일본에 비해 턱없이 적은 수준이다. 2012년 공적개발원조(ODA) 규모도 604만달러로 일본(9278만달러)의 15분의 1에도 못 미쳤다.
기재부 관계자는 “무상원조는 일본이나 중국을 따라잡을 수 없다”며 “한국이 갖고 있는 개발경험을 미얀마 경제개발계획에 이식시켜 사업 기회를 잡는다는 전략”이라고 말했다. 미얀마 정부가 추진 중인 개혁과정에서 어느 국가 모델을 채택하느냐에 따라 시장 판도가 달라질 수 있는 만큼 충분히 승산이 있다는 게 정부의 판단이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을 본뜬 미얀마개발연구원(MDI) 설립을 지원하고, 이를 미얀마 경제 발전의 싱크탱크로 육성해 양국 간 고위급 채널로 활용할 계획이다. 미얀마 정부도 새마을 운동을 농촌 개발의 모델로 삼는 등 1970년대 한국의 경제 성장 사례를 본보기로 삼기로 했다.
최근에는 양곤과 인근 빈민지역인 달러를 연결하는 ‘우정의 다리’ 건설 사업(공사비 1억7000만달러 규모)을 통해 양곤시의 입체적 개발과 함께 한국에 대한 긍정적 이미지를 심는데 주력하고 있다. 지난해 8월에는 미얀마의 관문이 될 한타와디 양곤 신공항 건설사업의 우선협상자로 인천국제공항공사 컨소시엄이 선정되기도 했다.
올 하반기에는 미얀마 정부의 금융시장 개방에 맞춰 국내 시중은행의 지점 개설도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를 위해 국내 7개 시중은행이 모두 미얀마에 사무소를 개설하는 등 진출 채비도 마쳤다.
김대용 KDI 연구위원은 “미얀마 정부가 경제 성장에 강한 의지를 갖고 있는데다 중국과 일본의 영향력 확대를 견제하기 위해 한국을 중간자로 활용하려는 점도 기회요인”이라고 말했다.
양곤=이심기 기자 s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