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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기적 발견 '빅뱅의 직접 증거' 수치로 살펴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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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한국천문연구원 홈페이지
    사진=한국천문연구원 홈페이지
    미국 하버드-스미스소니언 천체물리센터는 청마의 해 2014년 미국시간 3월 17일 기자회견을 갖고 “138억년 전 대폭발 (Big Bang) 직후 지금의 우주가 생긴 과정인 '우주 인플레이션'(cosmic inflation) 이론을 설명하는 직접적인 증거를 찾았다”고 발표했습니다.

    연구팀은 남극에 설치한 미국항공우주국 NASA 관측장비 '바이셉2' (BICEP2)를 이용해 우주 배경 복사(cosmic background radiation)의 편광 상태 분석을 통해 이 같은 성과를 올렸다고 합니다. 전 세계 과학계는 이번 연구에 대해, ‘우주는 어떻게 시작됐는가’란 가장 근본적인 질문에 새로운 통찰을 주는 것으로 평가했습니다. 연합뉴스를 비롯한 국내 언론의 보도와 NASA, 한국천문연구원 등의 자료를 기초로 연구 내용을 수치 정리했습니다.

    사진=NASA 홈페이지 캡처
    사진=NASA 홈페이지 캡처
    ★21세기 최대 과학적 발견=
    이번 연구 결과는 138억년 전 빅뱅 직후 지금과 같은 우주가 생긴 과정인 '우주 인플레이션 (급팽창) 이론'을 실험적으로 증명한 최초 사례로 불립니다. 때문에 “21세기의 가장 중요한 과학적 발견 중 하나”란 과학계의 평가입니다. 올해 노벨상 수상이 가장 유력하다는 분석이고요.

    우주인플레이션 이론은 대폭발 직후 극히 짧은 순간에 우주가 빛보다 더 빠르게 엄청난 속도로 팽창하면서 지금과 같이 평탄하고 균일한 우주가 형성됐다는 것을 핵심으로 합니다. 이에 따르면 우주는 대폭발 후 눈 깜짝할 사이 보다 훨씬 더 빠른 시간인 1000조분의 1초에 10의 28제곱 배 (100 trillion trillion times) 만큼 커졌다고 과학자들은 설명합니다.

    사진=NASA 홈페이지 캡처
    사진=NASA 홈페이지 캡처
    ★1965년에 처음 발견한 138억 년 전 빅뱅의 주 증거, 우주배경복사 분석 통해 세기적 증명=
    과학자들은 우주 배경 복사의 편광성분 분석을 통해 초기 우주 급팽창의 흔적인 '중력파' (gravitational wave) 패턴을 찾아냈습니다.

    우주 배경 복사는 우주 전체에 고르게 퍼져 있는 초단파 영역의 전자기파로, 우리가 알고 있는 우주의 시초인 '대폭발'의 가장 중요한 증거 중 하나로 이해됩니다. 이를 통해 우주의 온도를 파악할 수 있게 해준다는 설명도 듣고요. 이는 1965년 독일 태생의 미국 천체물리학자인 A.펜지어스와 R.윌슨이 처음 발견했으며 이들은 노벨상을 탔습니다.

    이번 연구에 참여한 과학자들에 따르면 중력에 따른 파동인 중력파는 퍼져 나가면서 시공간에 뒤틀림을 일으키는데, 이런 뒤틀림 때문에 우주 배경 복사에 특별한 패턴이 생기는 것을 탐지했습니다.

    연구단장인 존 코백 하버드-스미스소니언 천체물리센터 부교수는 "이 신호를 탐지하는 것은 오늘날 우주론에서 가장 중요한 목표 중 하나다. 수많은 사람의 엄청난 노력으로 이 지점까지 도달했다"고 의의를 설명했습니다.

    ★98년 전 아이슈타인이 제시한 일반상대성이론의 증명=하버드-스미스소니언 천체물리연구센터가 탐지하는 데 성공했다고 발표한 '중력파'(gravitational wave)의 이론적 근거는 1916년 알베르트 아인슈타인 (1879∼1955)의 일반상대성이론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아인슈타인은 중력의 정체를 '시간과 공간이 일체가 되어 이루는 물리적 실체인 시공간 (spacetime)의 뒤틀림'으로 파악하는 관점에서 일반상대성이론을 만들었습니다. 이에 따르면 질량을 가진 물체가 주변 공간에 형성하는 '중력장'은 이 물체 주변의 시공간에 변형이 가해지는 것으로 이해됩니다. 따라서 질량을 가진 물체가 움직이거나 새로 생겨나거나 파괴되면 이에 따른 파동이 시공간의 일그러짐이라는 형태로 표현되고요,

    이 물체의 질량이 매우 크다면 이를 관측하는 것도 가능해야 한다는 거지요. 이런 중력장의 파동을 '중력파'로 부릅니다. 전자가 진동하면 그에 따라 전자기파가 생기는 것과 마찬가지로 중력장의 요동이 중력파를 만들어 내는 거지요. 중력파는 빛의 속도로 전파된다고 과학자들은 지적합니다.

    전자기파가 지나가는 공간에 전기장과 자기장의 변화가 생기 듯 중력파가 지나가는 공간에는 시공간 (spacetime)의 변화가 생긴다는 게 연구자들의 얘깁니다. 중력파의 존재는 아인슈타인의 일반상대성이론에 따라 예측되는 것이어서 이론적으로는 잘 알려져 있으나 직접 실험을 통한 검출은 성공한 적이 없다고 합니다.

    예컨대 초신성폭발이나 매우 질량이 큰 쌍둥이 별의 움직임 등으로 큰 규모의 중력파가 발생하면 시공간의 조직에 변화가 생기고 이에 따라 두 점 사이의 거리가 미세하게 변할 수 있습니다.이런 방식으로 중력파의 '직접 검출'실험을 하려면 정지해 있는 두 점 사이의 거리를 매우 정밀하게 측정할 수 있는 장비가 필요하며, 과학자들은 이런 장비의 개발 작업에 노력하고 있습니다. 다만 아직 이런 방식의 중력파 직접 검출이 성공한 사례는 없다고 하네요.

    또 질량이 매우 큰 중성자별 2개가 서로의 주위를 돌고 있는 경우 등에 대해 간접적인 중력파 확인이 이뤄지기는 했으나 시공간의 뒤틀림을 직접 측정한 것은 아니었다는 겁니다. 하버드-스미스소니언 천체물리센터는 이번 연구에 대해 "중력파, 즉 시공간의 물결파 모습을 포착한 첫 사례"라고 소개했습니다.

    중력파 패턴의 발견은 우주의 탄생뿐 아니라 양자역학과 물리학의 일반 상대성 이론을 더욱 깊게 이해하는데 앞으로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란 분석입니다.

    ★‘138억년-38만년’전에 새겨진 중력파 패턴 관측=연구팀이 이번에 탐지한 중력파 패턴은 현재 망원경으로 관찰이 가능한 가장 오래된 시점인 대폭발 후 38만년께 새겨진 것으로 풀이됩니다.

    이 때는 대폭발 후 시간이 꽤 흘러서 우주 전체의 평균 온도가 현재의 태양 표면 정도의 수준으로 떨어지고, 물질이 플라스마 상태가 아니라 원자핵과 전자가 결합한 중성 원자 상태로 존재하는 시점으로 꼽힙니다.

    이 시기 부터 빛의 입자인 '광자'가 물질과 반응하는 빈도가 확연히 떨어졌고 빛이 물질과 반응하지 않고 우주를 통과할 수 있어 우주가 '투명'해졌기 때문에 우주 배경 복사의 패턴이 남아 있게 된 것이라고 과학자들은 강조했습니다.

    연구진은 “이번 실험을 위해 온도가 낮고 대기에 습기가 없고 안정된 최적의 여건을 갖춘 남극에서 하늘 전체의 약 1∼5도, 보름달 지름의 2∼10배에 이르는 부분을 관측한 뒤 데이터를 3년간 분석했다”고 전했습니다.

    ★5.9 시그마 신뢰수준을 가진 이번 연구결과=이번에 과학자들이 내놓은 연구결과의 신뢰수준인 5.9 시그마 (σ)는 사회과학이나 여론조사 등에서 널리 쓰이는 2σ (95.4% 신뢰수준에 해당) 기준 보다는 훨씬 엄격한 것으로 불립니다. 증명의 기준이 매우 까다로운 자연과학에서도 5σ 정도면 통상적으로 '확실하다'고 받아들여집니다.

    BICEP2 연구에 참여한 미네소타대의 클렘 프라이크 교수는 이와관련 "건초 더미에서 바늘을 찾는 것과 같은 작업이었는데, 찾고 보니 바늘이 아니라 쇠지렛대인 셈"이라고 설명했습니다.

    ★1000조분의 1초는 불교용어 ‘찰라’보다 짧을까?=과학자들이 이번 연구 성과 설명에서 상상도 하지 못할 수치를 언급해 큰 주목을 받았습니다. 바로 태초의 우주 형성 과정에서 있었던 '인플레이션 시기'에 발생한 장면인데요.

    1000조분의 1초에 읽기조차 힘든 10의 28제곱 배 (100 trillion trillion times - 100조의 100조)로 커졌다는 것이 그것입니다. 여기서 1000조분의 1초의 의미는 불교 용어 ‘영겁’(永劫-영원한 세월)의 반대말 ‘찰라 (刹那-매우 짧은 시간)’보다 더 짧은 시간으로 여겨집니다. 이 순간 중력파는 특징적인 흔적을 남겼는데 그 흔적이 우주 마이크로웨이브 배경 복사에 남아 있었고 이를 감지했다는 게 연구의 골자입니다.

    한경닷컴 뉴스국 윤진식 편집위원 jsyo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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